필리핀에서 지내는 동안 대부분은 동네에서 놀았지만,
가까운 쇼핑몰에 갈 때는 남편과 함께 지프니를 타고 다녔습니다.^^
지프니는 거리에 따라 요금의 차이가 있지만..
저희가 타고 다닌 거리(10여분 내외)는 대체로 기본요금 수준인지라 두당 8페소(x25원=200원?).
가까운데 가는데 매번 언니차를 타고 다니기 거시기해서 부부가 나란히 잘 타고 다녔습니다.
나는 원래 아무거나 잘 타고, 남편도 마눌 뒤를 따라다니는 스타일이라 군소리 없이 다니고!
지프니를 탈 때면 두어 문장만 말하면 됩니다.
바야도~(돈) 내요.
빠라(내려요)
타갈로그 단어의 스펠링은 어떻게 되는지 묻지 마시라!
스펠링은 알아서 찾으시길! ^^;
아! 저는 두 문장 이상을 말하네요.
타면서 2사람분의 요금을 내야하니..
“바야도~ 달라와(2명)”
큰 금액의 지폐를 내면 어디까지 가는지 말해야 하니 기본요금인 딱 16페소를 준비합니다.
그럼 따로 어디까지 가는지 대답할 필요가 없죠.^^
그리고 내릴 때가 되면 큰소리로 외칩니다.
“빠라~(내려요)”
지프니는 따로 정거장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손을 들면 태워주고, “빠라”하면 내려줍니다.
지프니가 있는 노선은 지프니를 타고 다니던 곳인데..
우리가 머무는 집 앞에는 지프니 대신 버스가 다니는지라 버스를 탔습니다.
에어컨버스가 일반 버스보다는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지프니 기본요금은 8페소니..
버스는 그 2배인 16페소이겠거니 생각을 하고 50페소를 냈는디..
안내원이 티켓 2장만 주고는 그냥 갑니다.
도착할 때까지 안내원이 잔돈을 주러 올 줄 알고 기다렸는데 안 옵니다.^^;
가끔 외국인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하지만..
버스 같은 경우는 펀치로 가격을 찍는지라 삥땅도 불가능한디..
지금 이 버스의 안내원은 내가 외국인이라고 대놓고 잔돈을 안주는 거죠.
버스를 내리기 위해서 앞쪽(내리고, 타는 문)으로 가서 문 앞에 있는 안내원에게 물었습니다.
“너 왜 잔돈 안줘?”
“응?”
“내가 50페소 냈는데, 니가 잔돈을 아직도 안 줬잖아.”
“버스는 기본요금이 25페소인데?”
그제야 내 손에 가지고 있는 티켓을 봤습니다.
나는 10 이라고 생각했던 펀치가 뚫려 있는 곳에는 20입니다.^^;
버스는 일단 타면 기본요금이 25페소부터 시작하니 아무리 짧은 거리를 타고 25페소.
우리는 둘이니 50페소 내는 것이 맞았던 거죠.
난 받은 티켓을 대충보고서는 1인당 15페소이면 둘이면 30페소인데..
왠 안내원은 잔돈 20페소를 주러 안 오나..우리가 외국인이라고 대놓고 안 주는 건가?
별의 별 생각을 다 했었습니다.
내리면서 물어보길 잘한 거 같습니다.
티켓을 대충 봤던 나의 실수가 밝혀짐과 동시에 진실을 알았으니 말이죠.
안 그랬음 그 버스만 생각하면 불쾌했을 테니 말이죠.
“나쁜 인간, 우리가 외국인이라고 잔돈을 안 주냐?”
얼마 안 되는 금액이지만, 누군가가 나를 속였다는 것을 아는 것은 유쾌하지 않으니 말이죠.
필리핀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합니다.
(공항 직원이)가끔은 대놓고 뭔가를 달라고 해서 사람을 당황하게 할 때도 있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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