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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여행 이야기/필리핀 이야기

제대로 푹 쉬었던 필리핀 휴가

by 프라우지니 2017.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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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필리핀 여행에서 남편이 하고 싶어 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부가 돌아가면서 몸이 안 좋았던지라, 집에서 쉬기만 했습니다.

 

낮에는 언니가 사는 집이 있는 빌리지 안을 돌고, 저녁이면 동네라고 할 수 있는 스카이 랜치(놀이공원)을 산책하고, 바쁘게 여행 다니지 않아서 편안했고, 더 여유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에 남편이 하고자 했던 여행은 이런 거 였습니다.

 

 

 

따가이따이에서 바탕가스로 간 후, 여기서 배를 타고 민도로 섬으로 넘어가서,

버스를 타고 로하스로 간 후, 여기서 배를 타고 보라카이 섬으로 가서 3박4일을 보낸 후에!

 

보라카이에서 배를 타고 다시 민도로 섬의 로하스로 넘어와서는..

산호세 찍고 Sableyen샤블라양의 Apo Reef 아포리프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한 후에!

 

버스를 타고는 Mamburao 맘부라오를 거쳐서 Abra da Ilog 아브라다 일록에서 배를 타고 다시 바탕가스로 넘어와서 다시 따가이따이로 들어오는 여정입니다.

 

쉽게 말해서 민도로 섬 일주+ 보라카이 섬 여행을 계획 한거죠.

 

보라카이는 그냥 관광개념이였지만, 아포리프에서는 이번에 꼭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가서 거기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려고 했었는데.. 그것을 못하게 돼서 안타까워했죠.

 

그래서 시시때때로 남편을 위로 해 줘야 했습니다.

 

“이번이 아니면 다음에 하면 되지!”

 

 

 

대부분의 오전시간은 집이 있는 빌리지 안을 산책했습니다.

필리핀 부자들이 별장처럼 사용하는 곳인지라 거의 매일 조용한 곳이었습니다.

 

빌리지 안을 몇 바퀴 돌아도 한 두 사람 만날까 할 정도였죠.

가끔 만나는 사람들도 빌리지 안을 지키는 경비원 이였습니다.

 

늦은 저녁에도 빌리지 안을 돌때면 어둠속에서 불쑥 나타나서 인사를 하는 경비원들 때문에 깜짝 놀라기도 했었습니다. 경비원들이 입구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빌리지 곳곳을 지키더라고요.

 

 

 

빌리지 안의 주인 없는 집들을 구경하면서 이 집은 어떻고, 저 집은 어떻고 하는 촌평도 부부가 해댔습니다. 주인은 안 산다고 해도 대부분의 집에는 집을 관리하는 사람이 살면서 매일 청소나 정원 가꾸는 일을 해서 그런지 집들은 깨끗합니다.

 

빈집을 관리하는 사람을 만나서 월급은 얼마나 받냐고 물어보니..

“한 달에 8,000페소 (20만 원 정도) 받는다”고 하더라구요.

 

주인이 오는 날이 거의 없으니 빈집에 살면서 정원도 가꾸고, 청소도 하고, 나름 자기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겠다.. 싶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없으니 외롭기도 할 거 같은 일자리입니다.

 

 

 

산책 중에는 꽃도 꺾어서 부부가 나란히 남태평양 원주민 흉내도 냈습니다.

 

이런 거 질색하는 남편인데, 이때는 웬일로 귀 옆에 꽃을 꽂아주면서 같이 셀카를 찍자고 해도 사양하지 않았네요. 아마도 거절할 힘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우리가 머물렀던 빌리지는 정말이지 “아무나”들어오는 곳은 아니었습니다.

 

빌리지 안의 누군가를 만나러 왔다면 그 당사자가 “들여보내라”하지 않으면 절대 못 들어가고, 빌리지 안에는 “입장(가능한) 스티커”가 부착되지 않은 차량은 들어가지 못하는지라, 가끔 저희부부는 트라이시클(세발 오토바이)를 타고 빌리지 앞에 내려서 집까지 걸어갔었습니다.

 

저희부부는 빌리지 안에 사는 언니의 동행 하지 않아도 문을 열어줘서 오히려 의아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긴 워낙 사는 사람이 없다보니 당연히 누가 오고, 가고는 기본적으로 (빌리지 안의) 전 직원이 알거 같기도 하네요.

 

 

 

저녁이면 Skyranch 스카이랜치 라고 불리는 따가이따이의 놀이공원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거의 매일 저녁 남편과 이 동네를 돌다보니 나중에는 이곳에 있는 직원들이 우리를 알아보더라고요. 놀이공원은 낮에만 붐비는 곳인데,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는 시간에 이 동네를 어슬렁거리니 기억에 남는 커플이였나 봅니다.

 

필리핀에서는 그래도 나름 유명한 놀이공원입니다.

마부가 끄는 조랑말도 탈수 있고, 뒤쪽으로 이런저런 놀이기구도 있습니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 중에 하나는 그 유명한 “타알 호수”를 이곳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놀이동산(서울랜드, 롯데월드) 수준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지만, 타알 호수가 보이는 전망 하나는 세계 정상급의 풍경입니다.

 

대통령의 여름 별장이 있었다는 따가이따이는 해발 600m로 여름에도 선선하며,

밤이 되면 춥습니다.

 

이곳까지 놀러왔다가 놀이동산을 방문하는 것은 필리핀 사람들이 “해보고 싶은 여가활동”중에 하나인 모양인데, 비용이 이곳 사람들에게는 조금 과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가끔 재미있는 풍경들을 목격 할 수 있습니다.

 

 

 

놀이공원의 주차장 옆에는 유명 식당들이 줄줄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식당은 텅 비어 있습니다.

 

이곳의 음식 값이 서민들에게는 부담이 되니 이곳에 관광 온 사람들임에도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승합차로 이곳을 찾아온 관광객들은 주차장에 자리를 잡고서 그들이 준비해온 음식들을 저렇게 차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먹는답니다.

 

있는 사람들은 놀러와서 비싼 식당에 가서 한 끼를 해결하지만, 대부분의 필리핀 사람들은 주차장에서 저렇게 한 끼를 해결하는지라 이곳에서 “극과 극“을 관찰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아는 패스트푸드 KFC.

스카이랜치 주차장에 있는 식당 중에 가장 싼 음식점으로 이곳은 항상 이리 붐볐습니다.

 

단돈 7~80페소(x25원=2,000원?) 면 저렴한 세트메뉴를 먹을 수 있는지라 서민들에게는 왔다~였던 모양입니다.

 

이 주차장에 있는 다른 식당들은 세트메뉴(4~5인기준)가 2,000페소(x25원=50,000원)정도인지라 서민들은 아무리 나들이 왔다고 해도 절대 넘볼 수 없는 금액의 가격인지라 평일에는 거의 빈곳이 많았습니다.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필리핀 사람들이 스카이랜치에 와서 쓰는 돈이 평균 1인당 1,500페소(x 25원=37,500원?)랍니다.

물가가 뛰었다고 해도 메이드 한 달 월급이 5,000페소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입니다.

 


평일과 주말의 차이가 정말 극과극인 곳이죠.

 


놀이공원이기는 한데, 이곳은 평일과 주말에 엄청난 차이가 있었습니다.

평일에는 텅텅 비어있어서 “장사가 될까?” 싶을 정도입니다.

아무리 평일이라고 해도 사람이 너무 없거든요.

 

하지만 주말에는 미어터지는 곳입니다.

사람들이 문을 닫는 시간까지 버글버글.

 

저희부부는 저녁마다 이곳을 산책했던지라 이런 차이를 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였습니다.

 

주차장 근처에 있던 도넛 가게에 거의 매일 들려서 차를 마셨더니..

직원들이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저희에게 질문을 했더랬습니다.

 

“어디 사시는데 매일 오세요?”

“우리 이 동네에 사는데요. 그래서 저녁마다 산책을 와요.”

 

사실 집이 있는 곳은 조금 거리가 있지만..

엎드리면 코 닿은 곳이었으니 “이 동네”라고 지칭을 했던 거죠.^^

 

바쁘게 여행을 다니지 않아서 조금 더 여유로웠고..

그래서 일상보다 조금 더 느긋했던 기간인지라 참 좋았던 시간 이였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한번 보기도 힘든 멋진 타알 호수를 매일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중에 가장 큰 매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남편보다는 언니^^)과 함께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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