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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여행 이야기/필리핀 이야기

남편이 한 필리핀 병원투어

by 프라우지니 2017.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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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으로 여행을 가기 전, 남편은 매일 퇴근이 늦었습니다.

 

발목이 접골되어 2달(11,12월) 동안 병가로 집에 있었던지라,1월에 출근한 회사인데.

2월말에 휴가를 받아놓고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어찌됐건 간에 휴가를 가겠다고 했던 날짜에 휴가를 가게 되기는 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필리핀인데..

도착한지 3일 만에 남편이 할 말이 있다고 해서 마주서니 뜬금없이 한마디 합니다.

 

“당신 혼자 오스트리아 올 수 있지?

중간에 두바이 호텔 3박 예약 해 놓은 것도 혼자서 머물고!“

“아니 왜 뜬금없이 그런 이야기를 해?”
“나 집으로 돌아가려고.”

“아니 설사 좀 했다고 집으로 가겠다는 거야?”

“아니, 그것보다는 조금 심각해!”

 

필리핀에서 오스트리아로 바로 돌아가는 것이면 혼자서도 잘 찾아가지만,

중간에 두바이는 한 번도 안 가 본 곳인디..

 

더군다나 두바이 구경하겠다고 3박4일 호텔까지 예약한 여정을 나 혼자 즐기라니!

 

그날 저녁 남편은 주말이여서 전화 통화도 어려운 오스트리아의 여행자보험 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수속절차를 물었습니다. 이미 발권된 항공권은 취소가 안 되니 새로 항공권을 사서 들어가야 하고 등등등 참 오랫동안 여러 가지를 물었습니다.

 

마침 주말인지라 남편이 가지고 있었던 약으로 겨우 주말을 버티고 부부가 나란히 병원을 찾았습니다. 남편은 평소에는 안 그런데 자신이 아프면 항상 마눌을 옆에 두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아플 때는 옆에 의지가 되는 사람이 있어야 든든한 모양입니다.

 

 

 

따가이따이의 병원은 모든 출입객에게 날짜를 적은 스티커를 발부합니다.

 

그래서 스티커를 팔뚝에 붙이고 병원 내에 필요한 곳을 찾아다녔죠.

일단 병원에 왔으니 의사를 만나야 하는 거죠.

 

 

 

필리핀답게 대기실에는 플라스틱 의자가 나열되어있고,

저마다 필요로 하는 담당 의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남편은 일단 “가정의”를 찾았습니다.

 

남편이 전에 한두 번 있었던 증상인지라, 의사의 처방전만 있음 약을 살 수 있으니 말이죠.

 

 

 

일단 이곳에 들어오는 모든 환자는 기본적으로 몸무게/키를 확인하고, 혈압을 잽니다.

 

혈압을 재는 기구를 보니 필리핀이 후진국이라는 느낌이 드는 순간입니다.

 

내가 실습한 병원에서 봐왔던 것보다 조금 더 원시적으로 생겼습니다.

시력이 안 좋은 사람에게는 정말 “왔다”입니다. 글씨가 커서 읽기 쉬우니!^^

 

 

 

또 다른 한쪽에는 선진국스러운 것도 있습니다.

타갈로그를 읽을 수는 없지만 그림만으로도 이해가 되는 위생안내입니다.

 

“코를 푼 종이는 당연히 휴지통에 넣어야죠.”

 

“손은 비누로 씻거나 알코올로 소독을 해야죠.”

 

“마스크는 기본적으로 하는 것이 나를 보호하고 남을 보호하는 일이죠.”

 

다른 것은 위생에 관한 기본적인 상항들인데..

“기침 할 때는 손이 아닌 팔뚝으로 입을 막아야죠.”

 

이건 정말로 선진국스럽습니다.

제가 학교에서 선생님께 배웠던 “재채기할 때 사용해야하는 방법”이거든요.

 

손으로 입을 막으면 손에 있는 세균들이 내가 만지는 모든 것에 전염이 되지만,

(가령 입을 막았던 손으로 사람들과 악수를 하거나, 내가 음식을 먹거나..)

 

팔뚝으로 입을 막으면 세균들이 다른데로 퍼지는 일은 없죠.

 

 

남편은 가정의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기본적인 검사를 하라는 처방인지라..

다시 지정한 곳으로 내려와서 피도 뽑고, 소변검사도 하고!

 

의사는 남편이 원하는 약을 10일치 처방을 해줬습니다.

덕분에 남편은 “나 혼자 오스트리아로 돌아간다.”는 말은 더 이상 하지 않았죠.

 

하지만 몸이 힘든 여행은 삼가야한다는 처방인지라,

저희는 휴가기간 동안 특별한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따가이따이에서 조용한 일상을 살았습니다.

 

남편이 계획 해 놓았던 2주 일정의 “배낭여행”은 그냥 사라졌지만,

잘 먹고, 푹 자고, 산책하고, 저녁이면 동네 카지노에 가서 놀았죠.

 

덕분에 카지노에 오는 현지인들과 수다도 떨어대면서 여행이 아닌 일상을 보냈습니다.^^

 

남편이 필리핀 병원에 지불한 돈은..

가정의 만나는데 600페소.

혈액, 소변 검사 등을 하는데 지불한 365페소.

 

대충 병원비 1,000페소(23,000원?)에 약값이 들었습니다.

 

마눌보다 일찍 출국하지 않고, 함께 돌아올 수 있어서 좋았지만,

계획한 여행을 하지 못한 것이 남편은 내내 아쉬운 모양입니다.

 

다음에는 꼭 이번에 가지 못한 여행을 가자고 마눌에게 다짐에 다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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