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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귀여운 관심

by 프라우지니 2014.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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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자치고는 꽤 게으른 편으로 가지고 있는 악세사리도 잘 안하는 타입입니다. 귀걸이는 귀에 딱 붙은 용으로 1년 365일 그냥 귀에 달려있고, 목걸이나 팔찌도 생략이고, 반지라고는 결혼반지 하나만 하고 다니죠.

 

이렇게 악세사리하고는 담쌓고 지내던 제가 요즘 들어서 악세사리를 하고 다닌다고 여러분께 알려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기억이 안 나신다고요?

 

http://jinny1970.tistory.com/1392

지금은 악세사리 놀이중

 

독일어학원에 이어서 지금 다니고 있는 “Maiz마이스”에도 악세사리를 이것저것 챙겨서 하고 다녔습니다. 그중에서도 진주를 자주 하고 다녔습니다. 필리핀에서 종류대로 사온 진주 악세사리가 하기에 편하기도 해서 말이죠.

 

 

 

 

내가 자주 하고 다녔던 진주세트입니다.

보이기는 완전 럭셔리해보이지만 가격으로 따지면 보통의 악세사리 가격입니다.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서 가격을 공개하자면..

 

긴 진주목걸이는 전에 명동 롯데백화점 지하에서 2 만원에 구입한 긴 목걸이입니다.

진주 팔찌는 필리핀서 만 원 정도에 산 긴 목걸이를 분해해서 만든 팔찌입니다.

귀걸이 두 종류는 달랑거리는 것은 필리핀서 은침이 달린 진주를 만 원 정도에, 딱 붙는 용은 은침 진주로 이것도 3천원 정도에 구입했습니다.

 

결국 이 럭셔리 해 보이는 진주 세트를 가격으로 따진다면..

목걸이 2만원, 귀걸이 만원, 귀걸이 3천원 총 3만 3천원이네요.

 

아! 팔찌는 왜 계산에 안 넣었냐구요? 팔찌는 목걸이를 잘라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목걸이가 원래보다 쪼매 짧아졌죠^^

 

 

 

 

가격으로 따지면 보통의 악세사리 가격이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플라스틱 진주는 아닌거죠.

 

가까이 보면 모양이 조금씩 안 예쁜 “못난이진주”입니다.

하지만 색으로 따진다면 예쁜 모양을 가진 일등품 진주만큼이나 반짝이는 내 진주입니다.^^

 

그렇게 몇 번 진주 세트를 하고 강의를 갔었는데, 그때마다 거만한 시리아 아낙이 저를 노려본다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이 아낙은 수업시간에 건너편에 앉은 사람들을 노려보듯이 하나하나 챙겨서 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눈에 띄는 악세사리를 하고 오면 째려보는 시간이 더 길어지죠.

 

내가 긴 진주목걸이를 하고 갔던 그 다음날!

그 아낙이 내 앞에 와서는 뭔가를 흔들어댔습니다.

 

뭔가 하는 마음에 보니..

 

내가 하고 갔었던 진주 목걸이와 유사한 플라스틱 진주목걸이를 하고 와서는 저에게 보여주려고 흔들어 대고 있었던 겁니다. 그녀가 하고 온 진주는 딱 보기에도 플라스틱인데, 내 목걸이도 플라스틱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그냥 나에게 물어봤다면 이야기 해 줄 수도 있었는데..

 

“아~ 이건 ”못난이진주“라고 불리는 건데, 모양은 조금씩 찌르러졌거나 진주에 이렇게 여러 겹의 줄이 있어. 진주 양식장에서 불량진주를 ”못난이“로 분류해서 따로 판매를 하는데, 비싼건 아니야.”

나에게 진주에 대해서 묻지도 않으면서 그렇게 내가 진주를 하고 가면 그 다음날 그녀는 어김없이 진주 목걸이를 하고 옵니다. 플라스틱 진주 팔찌도 함께 세트로 말이죠.

 

 그녀가 조금 덜 거만하고, 조금 더 친근하게 군다면 내가 가진 진주 팔찌중 한 개쯤을 줄 용의도 있지만.. 앞으로 그녀가 어떻게 나올지 앞으로 봐야겠습니다.^^

 

진주 팔찌가 몇 개나 있는데 한 개쯤 줄 용의냐구요?

제가 가진 진주가 쪼매 됩니다. 제 선물보따리에 말이죠!^^

 

스물세살의 어린 나이의 아낙인지라 아직은 꾸미고 다닐 나이의 그녀이지만, 무슬림이지라 귀까지 덮은 보자기를 쓰고 다닙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악세사리라고는 목걸이와 팔찌!

 

평소에 챙챙 소리가 나는 금도금의 팔찌를 20여개씩 하고 다니거나 보기에 조금 유치 해 보이는 금도금의 커다란 목걸이를 하고 다니는 그녀는 매일 머리 수건의 색을 바꾸는 걸로 나름의 악세사리를 대신합니다. 물론 내가 진주를 하고 간 다음날은 어김없이 진주 목걸이에 20여개의 금도금 팔찌와 더불어 진주 팔찌도 함께 하고 오죠! 그녀의 행동을 보고 있으면 참 귀엽습니다.

 

며칠 전에는 저와 안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강의시간이 됐는데도 선생님이 도착하지 않고 있어서 모두들 기다리고 있는데 그녀는 벌떡 일어나더니만 나가면서 저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지니, 혹시 샘 오시면 나한테 문자 해!”

 

순간 욱~ 했습니다.

“지금 저것이 지 엄마뻘인 나에게 명령을 하는 것이여?”

 

하는 생각에 교실을 나가는 그녀에게 물었죠!

 

 

“너 지금 나한테 부탁 한 거니 명령 한 거니?”

 

나의 대답을 그녀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만 한마디하고 나갔습니다.

 

“그럼. 됐어!”

 

그녀가 가고 10여분이 지나자 강의를 하실 샘이 오셨습니다.

저도 마음이 쪼매 여린지라 순간 갈등을 했었습니다.

 

“이 인간한테 샘이 왔다고 문자를 보내 말어?”

 

재밌는 것은 강의를 함께 듣는 사람들이 그녀에게 문자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녀와 같은 아랍어를 쓰는 이집트 출신의 왕언니(45살)인 마롤라는 독일어가 딸려서 가끔씩 그녀의 아랍어 통역 도움을 받으면서도 그녀에게 문자를 보낼 의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무슬림 아낙들도 마찬가지이고 말이죠.

 

문자를 보낼까 말까 한참 고민하고 있으니 아르헨티나 아낙인 마리아가 저에게 라일라(시리아 거만한 그녀)의 전화번호를 묻더니만 샘이 오셨다고 전화를 해서 그녀는 수업에 동참 할 수 있었습니다.

 

저 같으면 그런 일이 있었으면 날 보는 것이 껄끄러울텐데 제가 실습하느라 며칠 빠지고 다시 수업에 참가하니 활짝 웃는 얼굴로 저를 보면서 그녀가 인사를 합니다. 다시 보니 반갑다고 말이죠.

 

거만한 그녀는 미워하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참 귀여운 아낙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라일라의 얼굴을 여러분께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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