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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충돌 문화충돌

외국인 시누이에게 주는 한국식 집들이선물

by 프라우지니 2014.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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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부부가 오스트리아, 그라츠에 살 때는 매년 여름휴가를 시부모님을 모시고 갔었습니다.

 

린츠에 사시는 시부모님의 자동차로 (넉넉잡고) 3시간 거리에 있는 그라츠에 와서 하룻밤을 주무시고는 시아버지 차는 우리 집에 두고, 저희 차에 시부모님과 저희부부가 4박5일 동안 필요한 모든 것을 다 싣고 그라츠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슬로베니아 국경을 넘어서 크로아티아(5~6시간 거리)로 가곤했습니다.

 

시부모님과 즐기는 휴가가 궁금하신 분들만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548

바다가 아름다운 크로아티아로~ Istra,Premantura로 8회-Pula풀라

 

저번에 시누이랑 아빠 생신 때문에 “어떤 선물이 좋을지..” 의논을 했더니..

시누이가 시부모님께 선물하는 방식을 설명 해 주더라구요.

 

“난 크리스마스 선물은 부모님이 비엔나에 와서 나랑 같이 즐길 수 있는 걸 선택을 해!

 그럼 부모님은 그 선물을 즐기기 위해 비엔나로 오셔야 하거든!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비엔나 ”도나우강 유람선 브런치 쿠폰“을 선물해 드렸었는데, 아직도 이용을 하지 않으신 상태라 내가 이번에 예약을 했어.

 

유람선 브런치는 몇 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하거든.”

 

저희만 매년 시부모님을 모시고 휴가를 가는 줄 알았었는데, 시누이도 매년 시부모님을 모시고 짧은 나들이를 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시부모님은 시누이가 살고 있는 비엔나로 가셔서 시누이가 안내하는 나들이 (비엔나서 배 몇 시간 타고 옆 나라(슬로바키아)의 도시에 가서 반나절 구경하고 다시 돌아오는 정도)도 하시고, 비엔나서 하루 이틀 정도 주무시면서 구경도 하시고 말이죠.

 

12월 첫째 주는 주말에 이어서 월요일이 휴일인지라 시누이가 시부모님을 비엔나로 초대했습니다.물론 이때에 맞춰서 유람선 브런치도 예약을 했고 말이죠.

 

시부모님이 비엔나로 가실 때 저희부부도 같이 오면 좋겠다고 시누이가 운을 띄웠습니다.

시누이는 작년에 새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전에는 원룸에서 살았었는데, 새집은 집도 넓고 방도 많다고 자랑도 했었거든요.

 

저희부부도 비엔나 Christkindlmarkt크리스트 킨들막트 (크리스마스 시장)를 구경 갈 계획은 있었고, 시부모님이 가실 때 더불어서 가면 차 한 대에 모두 갈 수가 있으니 같이 가자고 시부모님과 마눌은 의견일치를 봤지만 남편만은 나중에 따로 가겠다고 내내 삐딱선을 탔었더랬습니다.^^;

 

저희가 구경했던 오래전 비엔나 성탄시장이 궁금하신 분은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27

비엔나 Christkindlmarkt(크리스트킨들막트)

 

삐딱하게 나가는 남편을 바로 잡는 것도 마눌의 일이니. 마눌의 설득이 시작됐습니다.

“그냥 엄마, 아빠랑 같이 가자! 한 차에 모두 타고 가면 기름 값도 절약하고 좋잖아~”

“우리는 기차타고 갈꺼야!”

“뭐시라? 기차타고 가면 배낭에 모두 다 넣어서 메고 가남?”

“.....”

“기차도 따로 표 사려면 돈 들잖아. 그냥 같이 가자!”

“부모님은 도리스(시누이)랑 같이 브런치 간다며?”

“그건 몇 달전에 이미 예약을 했던거니 우리는 그 시간에 시내 성탄시장 돌아다니면 되지.”

“저녁에는 도리스가 부모님 모시고 연극 보러 간다며?”

“그것도 안 가도 돼. 우리는 그 시간에 시내 구경 다니면 되지 뭐!”

“난 금요일 오후에 갔다가 일요일 오후에 돌아올꺼야!”

“월요일이 휴일인데 굳이 주일 오후에 돌아올 필요가 있겠냐마는...알았어!”

 

이렇게 남편과는 대충 합의 아닌 합의를 보고서 얼른 부모님께 달려갔습니다.

 

“엄마,아빠 우리의 삐딱이 테오(남편)가 드디어 우리와 합류하겠다고 해요.^^”

 

엄마가 무진장 신나하시면서 한마디 하십니다.

 

“그럼, 우리랑 같이 금요일 오후에 갔다가 월요일 오전에 돌아오는거냐?”

“에~ 테오는 일요일 오후에 돌아오겠다고 하는데..

어차피 아빠 차이고 아빠가 운전하는 것이니 운전사 마음이죠. 그쵸 아빠? ^^”

“일요일 저녁에는 도리스가 같이 호이리겐(오스트리아식 와이너리 레스토랑) 가겠다고 했는데..”

“그러니까 테오한테는 말하지 말고, 그냥 그날이 돼서 말하자구요. 어차피 일요일 오후에 오나 ,월요일 오전에 오나, 회사에 출근 하는건 화요일이니 말이죠!^^”

 

부모님과 며눌이 이렇게 말을 맞추고, 나중에 아빠가 남편에게 미리 계획을 이야기했습니다.

 

“도리스가 주일 저녁에는 같이 호이리겐을 가겠다고 하더라. 그럼 와인을 마셔야하고, 저녁 10시가 되어야 (도리스)집으로 돌아올텐데.. 린츠로 돌아로는건 무리인거 같아서 월요일에 돌아오기로 했는데, 니 생각은 어떠냐?”

“그럼 월요일 오전에 돌아오는걸로 하죠!”

 

하하하 결국 남편도 우리가 애초에 세웠던 계획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시누이가 작년 9월에 입주한 완전 새집을 구경하고, 거기서 3박이나 머물게 되는데,

빈손으로 가면 안 되는 거죠! 특히 새집으로 이사를 했는데 말이죠.

 

그래서 얼른 남편에게 선물 이야기를 했습니다. 돈 쓰는 건 기겁을 하는 인간형의 남편이지만, 마눌의 이야기는 가끔씩 아주 잘 듣습니다.^^

 

“남편, 이번에 시누이 새집으로 이사했잖아. 설마 새 집에 가는데 빈손으로 갈 건 아니지?

 

한국에서는 새집에 갈 때 항상 선물을 챙긴다. 선물은 성냥이나 양초, 세제나 비누 그리고 휴지를 해! 우선 성냥이나 양초는 좋은 일이 불처럼 환하게 생기라는 뜻이고, 세제나 비누는 운이 거품처럼 일어나라는 뜻이고, 휴지는 모든 일이 막힘없이 술술 풀리라는 의미야! 나는 집들이 선물로 세제랑 휴지를 살껀데 당신 생각은 어때?”

“....”

 

아! 마눌의 뜻에 동의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선물을 샀습니다.

 

 

 

휴지 10개가 들어있는 휴지를 봉투째 주는건 어째 보기 흉해서 7개만 꺼내서 포장을 했습니다.

세탁세제와 주방세제도 사서 포장을 했습니다.

 

얼마 전에 저에게 “와인보다 Most모스트가 훨씬 더 맛있어서 얼마 전부터는 모스트를 마신다”고 했던 시누이와 온 가족이 함께 마실 수 있게 2리터짜리 모스트도 한 병 장만했습니다.^^

 

“모스트가 뭐래?”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사전의 뜻을 적어봤습니다.

Most (1) 생과일즙 (2) 익은 포도즙 (3) 발효 중인 과일의 즙;

 

Most모스트는 포도쥬스가 와인으로 가는 과정중에 있는 단계로 와인보다는 단맛이 더 난다고 하는데..저는 알코올 냄새나는 같은 종류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저도 한번 모스트를 마셔볼 계획이니..

그 맛이 쓴 와인과 어떻게 다른지 이번에 알게 되겠죠.^^

 

열심히 선물을 포장하는 중에 엄마가 저희 주방에 오셨더랬습니다.

선물 포장하는 며늘을 보고 한마디 하셨습니다.

 

“누구? 니 친구 줄 선물이냐?”

“아닌데요. 비엔나에 도리스 가져다 줄 선물인데요.”
“아니 선물은 무슨 선물이여~”
“엄마, 도리스가 새집으로 이사 갔잖아요. 한국에서는 새집으로 이사한 집에 이 선물 주는 것이 무지하게 중요해요! 다 뜻이 있는 거거든요. 세제는 운이 거품처럼 일어나라는 뜻이고, 휴지는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라는 뜻이예요.”

 

설명을 드리자 엄마가 미소를 지으며 나가십니다. 전에 본 적 없는 이상한 선물을 준비하는 며느리가 말 해 주는 선물의 뜻이 마음에 드셨던 모양입니다.

 

저희 온가족(시부모님,저희부부)은 12월5일 금요일 오후에 비엔나로 간답니다.

여러분이 이 글을 읽으시는 12월7일에도 저희는 비엔나에 있겠네요.

 

3박4일 동안 시누이를 포함한 온가족이 모여서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들고, 비엔나 여러곳의 크리스마스 시장의 풍경도 많이 담아와서 여러분께 선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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