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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나는 티벳인?

by 프라우지니 2014.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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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백인들의 나라들만 모여 있으니 온통 코가 큰 백인들만 살 거 같지만, 실제 유럽거리는 인종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다양한 피부색, 머리색, 눈동자색을 지닌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중에 제가 가장 놀란 것은 유럽에 꽤 많은 아시아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

그 사람들이 한국, 일본, 중국인도 아닌 캄보디아, 베트남 같은 동남아시아 사람이라는 것!

 

처음에는 어떻게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유럽에 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사람들은 비자없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유럽이지만,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관광비자를 만드는데도 은행 잔고확인서에 보증인도 필요하고, 회사를 다닌다는 확인서도 내야하고, 구비해야 하는 서류가 많은지라, “내가 귀찮아서 안가고 만다!”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법도 한 조건입니다. 그런데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오기 힘든 유럽에 베트남, 캄보디아등에서 온 사람들이 살고 있다니요?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그들의 나라에 전쟁이 일어날 때 보트타고 유럽에 입성했던 보트피플 난민들이고, 그들이 후손이였다는 사실을 말이죠!

 

우리나라에 동남아시아의 온갖 나라에서 노동자들이 옵니다. 한국사회의 무시를 받아가면서도 대부분은 열심히 돈을 벌어서 자국의 가족들에게 돈을 부치고, 기술을 배우면서 때가 돼서 자국으로 돌아가면 한국에서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조금 더 성공적인 삶을 살려는 다짐을 하면서 말이죠!

 

한국에 돈 벌러 온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그들이 후진국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사람들의 무시를 당합니다. 후진국에서 왔다고 해서 그들이 학력이 후진 것도 아니고, 그들의 성품이 후진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저도 그중에 한 사람이였습니다. 성당에 봉사랍시고 다니면서 뭔가를 물어보러 오는 이주노동자들이 저에게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당연하게 받았습니다. 그들에게 뭔가를 가르치지도 않으면서 말이죠!

 

대학원을 나와도 모를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넌 못 배워서 모르는구나!” 로 무시한 적도 있습니다. 단지 그들이 후진국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말이죠!

 

그렇게 거만을 떨면서 한국이 엄청난 선진국인양 “넌 후진국에서 왔지!”했었는데..

유럽에 와서 제가 무시했던 그 “동남 아시아인”의 대접을 받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더욱이 날 열 받게 하는 것은 날 무시하듯한 발언을 하는 백인들이 잘 나가는 서유럽 사람이 아닌 우리나라보다 더 훨씬 뒤떨어져있는 동유럽 사람이라는 사실이죠! 그들의 외모가 백인이고 난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은 내 출신국을 대충 넘겨짚으며 절 농낙하려고 합니다.^^;

 

얼마 전 이주여성 모임에 갔었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1404

실망스러웠던 이주여성을 위한 파티

 

저는 처음이였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서로 잘 알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중에는 저만 코가 납작한 동양인이였습니다.

 

대부분은 커피를 마시는데 물을 마시겠다는 저에게 평소에 어떤 종류의 음료를 마시냐고 묻더라구요. 보통은 “차”를 마신다고 하니 내 건너편에 앉아있던 여자가 나에게 묻습니다.

 

“너도 차에 버터 넣어서 먹니?”

 

아니 통성명도 안 했는데, 뜬금없는 질문을 합니다. 차에 버터라니요?

 

“응? 나는 녹차를 마시는데..”

 

그랬더니만 중얼거리듯이 그 아낙이 이야기를 합니다.

 

“내 직장동료 2명이 차를 마실 때 설탕이랑 버터를 넣어서 마셔.

티벳에서는 그렇게 마신다며?”

 

바로 옆에서 소란이 일어납니다.

 

"어머! 티벳 사람들은 홍차에 버터를 타서 마셔? 웃긴다!“

 

“이것이 어디다가 나를 티벳 사람을 밀어 부치는겨? 우쒸!”

 

이런 마음을 들키면 안 되는 거죠! 그냥 씩 웃으면서 한마디 했습니다.

 

“난 티벳 사람이 아니고 한국 사람이거든!”

 

그제서야 실내안 사람들의 탄성이 들립니다.

 

“아~ 한국에서 왔구나!”

 

모르죠. 한국이 어디에 붙어있는 나라인지도 모르면서 그랬을 수도 있고, 한국이 세계 속에 발전하고 있는 나라인걸 알고 감탄을 한 것인지는.

 

최근에 티벳출신 난민들이 오스트리아로 대거 입국하고 있다고 합니다.

 

1년 전에 오스트리아에 왔는데, 최근에 오스트리아 정부의 인정(을 받으면 오스트리아 여권을 받습니다.) 받아서 망명에 성공한 난민 아가씨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자기는 티벳의 유목민으로 부모는 꽤 많은 가축을 보유하고 있는 부자인데, 부모가 돈을 마련 해 주면서 유럽으로 가라고 했답니다.(아마도 티벳에 유럽으로 가면 그곳에 정착해서 살 수 있는 정보들이 도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인도를 거쳐서 오스트리아로 여행을 왔고, 오스트리아에 오자마자 난민신청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어째 난민치고는 팔자편한 난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뒷돈 줘 가면서 한 트럭 몇 십명이 타고 온 것도 아니고, 낮에는 숨어 있다가 밤에만 걸어서 3박4일이 아닌, 여러 나라를 거쳐서 유럽까지 여행하듯이 왔다니 말입니다.

 

더구나 온지 1년 만에 망명신청이 받아져서 오스트리아 여권까지 받았다니 그녀는 완전히 운이 좋은 케이스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다른 난민들은 보통 6~7년을 기다리면서 매년 “망명신청 거부”되서 추방 당하게 될까봐 가슴을 조이면서 사는데 말입니다.

 

더욱이 울 시엄마를 열 받게 한 오스트리아의 복지이야기도 나옵니다.

 

처음 난민일 때는 나라에서 주는 숙소 살면서 식대로 한 달에 170유로(인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망명신청이 받아들여진 후에는 한 달에 850유로(인가?)를 받는다고 하더라구요. 이 돈으로 250유로짜리 방 월세도 내고, 나머지는 식대, 용돈도 하고 말이죠!

 

유목민이여서 제대로 받지 못한 교육은 오스트리아에 와서 1년짜리 중학교 (무료)과정을 공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티벳에 살고있는 부모와는 핸폰으로 시시때때로 연락도 하면서 말이죠!

 

그날 집에 와서 어머니와 대화를 하다가 낮에 만난 티벳아가씨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녀가 나라에서 받는다는 생활비까지 말이죠!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계시던 시어머니가 갑자기 발끈 하십니다.

 

”나는 평생 일하고(평생 아님시롱~)고 한 달에 760유로 받는데, 그 난민 아가씨는 오스트리아 온지 1년밖에 안됐고, 이곳에서 일한 적도 없는데 한 달에 850유로를 받아?“

듣고 보니 복지에 쪼매 문제가 있는 거 같습니다. 나라에 세금내면서 기여한 오스트리아 국민의 연금은 최저생계비라고 하면서 760유로를 줌시롱 왜 망명신청이 받아진 티벳아가씨는 최저생계비로 850유로를 주는것인지..

 

에궁^^; 이야기가 또 다른쪽으로...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서..

 

티벳 아가씨가 린츠에는 70여명의 티벳인들이 살고 있다고 했는데, 그중에 2명이 내 건너편에 앉아있는 보스니아 출신 아낙의 회사에 근무했던 모양입니다.

 

 

다음에서 퍼온 이미지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사람인 제 눈에 보인 티벳사람의 외모입니다.

 

제가 그 난민아가씨를 처음 봤을 때 티벳 사람인줄은 몰랐습니다. 얼굴이 커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또래(중년)인줄 알았고, 중국인 같기도 했지만, 한국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얼굴이였습니다. 

 

위 사진의 얼굴에 약간의 쌍거풀이 있다면 그녀와 비슷한 이미지입니다.

 

나중에 그녀가 21살이라는 걸 알았을 때는 쪼매 놀랐었습니다.

나중에 얼굴을 자세히 보면서 앳띤 얼굴을 발견하게 되었구요.

 

저는 지금까지 몽골인이 한국인과 가장 비슷한 얼굴을 가진 인종인줄 알았었습니다.

그런데 린츠에서 만나는 티벳인들에게서는 한국인의 얼굴이 보입니다.

더불어 저도 이곳 사람들에게 “티벳인”으로 보이고 있고 말이죠!

 

린츠에는 한국 사람보다 더 많은 티벳 사람들이 살고 있는(정말? 모르면서 지금 쓰고 있는 거지용?) 것이 신기하면서도 앞으로 내가 티벳인이라는 오해를 안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연구를 해봐야 할 거 같습니다.

 

가슴에 태극기를 붙이고 다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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