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국요리가 서양요리에 비해서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요리인줄 알았습니다.
바꿔 말하자면,서양요리를 만만히 봤다는 얘기죠!
스테이크는 프라이팬이나 바비큐에 굽기만 하면되고, 곁들어 나오는 야채들은 몽땅 끓은 물에 데쳐서 접시에 놓고, 샐러드도 야채그릇에 담아서 오일,식초만 치면 되니 말이죠!
제가 뉴질랜드에서 봤던 대부분의 서양인들이 정말로 야채들을(감자, 당근, 양파, 고구마등) 썰어서 끓는 물에 삶아서 자신들의 요리접시에 사이드로 놓고 먹는 걸 많이 봤었거든요.
그렇게 서양요리는 완전 만만하게 봤었는데, 시어머니 어깨너머로 보는 요리들은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렇게 단순하지도 않고, 시간도 꽤 걸리는 요리들입니다.
오스트리아의 모든 주부들이 제 시어머니처럼 음식을 하는 것인지, 아님 제 시어머니만 이렇게 모든 것을 손수 하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들이 요리하는 건 본적이 없어서리...^^;)
저는 슈퍼에서 500g짜리 사우어크라우트를 샀습니다.
이 날은 요리하기 귀찮아서 냉동고에 있는 소시지를 먹으려고 말이죠!
사우어크라우트가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를 참고하세요!^^
우리나라의 김치하고는 조금 차원이 다른 절임입니다.
신맛보다는 짠맛이 더 강한 것이 사우어크라우트의 특징입니다.
슈퍼에서 산 사우어크라우트는 그냥 먹는 것보다는 다시 양념해서 데운 다음에 먹는 것이 더 맛있습니다. 저는 이날 그냥 냄비에 데워서 맛없는 사우어크라우트를 먹었습니다.^^;
게으른 제가 해 먹은 “후다닥 요리” 소시지가 되겠습니다.
소시지는 끓은 물에 데우고, 양배추도 냄비에 부어서 데우고, 케찹,마스터드에 크랜까지.
Kren크랜은 일본의 와사비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본의 와사비는 연두색이 나지만, 실제 서양고추냉이는 무처럼 하얀 뿌리입니다.
유럽에는 서양고추냉이를 갈아서 병에 담아서 저렴하게 판매를 합니다.
저는 이렇게 간단하게 후다닥 맛없는 소시지 요리를 해 먹었지만, 어머니가 이 요리를 하시면 훨씬 더 맛있고, 고급스러운 요리로 둔갑이 됩니다.
자! 제 시엄마는 요리에 어떤 정성을 들이시는지 보시겠습니다.^^
저는 슈퍼에서 샀던 “사우어크라우트” 어머니는 직접 양배추를 채 썰어서 사용하십니다.
이렇게 직접 만드는 사우어크라우트는 사서 먹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맛있습니다.
어머니가 준비하신 소시지는 끓는 물에 데치는 용이 아닌 프라이팬에 구워서 먹는 용입니다.
소시지의 수량을 보니 이날은 가족 모두가 함께 식사를 한 모양입니다.
비엔나에 사는 시누이까지 참석하면 우리 식구는 5명이거든요.^^
프라이팬에 소시지를 굽는 동안 압력솥에는 감자를 삶고, 냄비에는 채 썬 양배추를 삶습니다.
오늘 어머니가 하시는 사우어크라우트는 즉석에서 해 먹을 수 있는 종류로 맛도 있었습니다.
감자가 삶아지는 동안에 또 다른 냄비에는 슈펙(speck)을 썰어서 바삭하게 튀깁니다.
따로 기름은 넣지 않고, 슈펙에서 나온 기름으로 저렇게 기름이 자작하게 나왔습니다.
슈펙 Speck은 삼겹살로 만든 햄입니다.
삼겹살을 훈제한 햄으로 고기와 지방이 겹겹이 껴있는 햄입니다.
슈펙이 바삭하게 튀겨지면 삶은 감자를 넣어서 으깹니다.
햄이 오독거리며 씹히는 메쉬 포테이토를 만든다는 얘기죠!
이렇게 만든 으깬 감자는 접시 위 소시지 옆에 자리를 하게 됩니다.
그러는 사이에 끓는 물에 삶은 양배추는 물을 버리고 양념을 합니다.
간 마늘, 식초, 소금, 후추는 기본적으로 넣어주시고, 이 안에 월계수 잎과 또 다른 종류의 열매가 들어갑니다. 후추보다는 조금 더 큰 열매인데, 함께 먹어도 되지만, 어머니는 일부러 다 빼내십니다.
위에서 보신 모든 조리과정을 거친 요리들이 상에 올라왔습니다.
으깬 감자도 감자만 으깨서 먹어도 되는 것을, 맛있게 만드시려고 일부러 베이컨 햄을 넣으시고, 파는 사우어크라우트 대신에 양배추를 썰어서 직접 만드신 샐러드도 훌륭했습니다.
접시에 담아놓고 보면 참 간단하고 단순하게 보이는 음식이지만, 하는 사람에 따라서 정성이 듬뿍 들어간 명품 요리도 되는 거 같습니다.
서양요리도 “누가 어떻게 하는가! 에 따라서 우리나라 음식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 더 정성이 들어갈 수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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