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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524-TV에 나온 남편의 사건 그리고 사기꾼 할머니

by 프라우지니 2014.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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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파크(캠핑장)에서 체크인 하기 전에 남편이 주인아주머니에게 묻습니다.

 

“여기 TV가 있나요?”
“TV는 주방에 있수!”

“혹시 00채널 나오나요?”
“잘 모르겠수! 아마 나오지 싶은 데요!”

옆에 서 있던 마눌은 어리둥절합니다.

TV는 캠핑장에 있으면 보고 없으면 안보는 스탈인 사람이 갑자기 TV를 찾으니 말이죠!

 

체크인을 하고 주방 냉장고에 넣어야 할 것들을 정리하면서 남편은 주방에 있는 TV의 채널을 확인합니다.

 

“왜 TV를 봐야하는데? 꼭 봐야하는 거라도 있어?”
“응, 며칠 전에 이메일을 받았는데, 오늘 방송이 된다고 했었거든..”

 

남편은 한동안 뉴질랜드 TV프로그램 담당자라는 여자와 통화를 했었습니다.

 

전화를 해온 이유는..

 

“당신에게 사기를 쳤던 할매에게 비슷한 사기를 당한 사람들이 우리 프로그램에 의뢰를 해왔다. 그래서 우리가 이것을 방송하기로 했는데, 그 할매한테 사기를 당한 6명중의 사람들 중에 당신이 유일하게 그 할매를 법정까지 끌고 간 사람이다. 지금 있는 곳에서 오클랜드 까지 오는 왕복 비행기 표와 호텔을 제공하니 오클랜드에 와서 인터뷰에 응해주면 고맙겠다.”

사기당한 사람이 TV에 나와서 인터뷰를 한다?

 

사기당한 것이 뭐 자랑이라고 TV까지 나와서 얼굴을 팔라고 하는 것인지..

전화통화를 하는 남편 옆에서 대충 상황을 파악한 마눌이 딱 한마디 했었습니다.

 

“가서 인터뷰 하면 사기 당한 돈 준데?”

“아니, 그건 아닌 거 같고, 그냥 교통비랑 숙박만 가능한가봐..”
“그럼 가지마! 거기에 간다고 돈을 돌려받는 것도 아닌데, 뭐 하러 가누?”

 

사실 말을 바로잡자면 “사기”라고 하기에는 쫌 그렇습니다.

 

뉴질랜드는 우리나라 같은 월단위로 세를 내는 것이 아니고, 주 단위로 세를 내는데..

남편 같은 경우는 보증금으로 낸 1주일과 선불로 낸 2주일, 도합 3주일(혹은 3주일?)간의 돈을 돌려받지 못한 것이였습니다.

 

그 돈만 돌려받았다면 법정까지 가지도 않았을 것을..

할매는 남편도 순순히 당하고 말 사람으로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오스트리아 사람을 뭘로 보고!!!^^;)

 

따지고 보면 “사기”인 것도 같습니다.

 

저택에 방하나 세 들어 사는 할매가, 자기 집인 양 인터넷에 광고를 내서 나머지 비어있는 방들을 세를 주었으니 말이죠!

 

대부분은 짧은 기간 머물다가 가는 외국인이여서 돈을 돌려받지 못해도 그냥 떠나야 했던 거죠!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730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44회-남편의 법정출두

 

남편은 직접 오클랜드까지 가서 인터뷰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할매와 처음 만난 상황부터, 나중에 법적으로 밟았던 수속절차의 서류들까지 그 쪽으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것이 TV로 나오는 날 인거죠!

 

하필 이날 캠핑장 식당에 모인 사람들이 많았고, 수선스럽게 떠들면서 저녁들을 먹는지라..

저희부부는 TV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스피커 쪽에 귀를 기울이고 들어야 했습니다.

 

외국인인 저희는 이 프로그램을 잘 몰랐는데..

 

 

 

이 “Fairgo"라는 프로그램이 뉴질랜드에서는 꽤 이름 있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키위한테 들은 얘기입니다.)

 

TV 프로그램이면서 카메라가 인터뷰를 잡고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무작정 찾아간다고 하더라고요. 일명 무대뽀 생중계 방송인거죠!

덕분에 이름 있는 방송 쪽의 상도 받았다고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그만큼 시청자들에게는 믿을 수 있는 방송프로그램이라고 말이죠!

 

남편에게 사기를 쳤다던 그 할매도 TV에 나오시더군요.

남편이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엄청나게 꾸미고 교양 있는 귀부인정도로 상상을 했었는데..

 

제가 조금 지나치게 상상했던 모양입니다.

그냥 평범한 뚱땡이 할매셨습니다.

 

약속 없이 찾아간 Fairgo의 카메라 앞에서도 할매는 참 당당하셨습니다.

(하긴 그러니 여기저기 다니시면서 사기를 치시겠죠!)

 

“돈 문제는 자기와 피해자간의 문제인데 왜 당신들이 난리야?”

 

사기당한 사람들보다 사기를 친 사람이 더 당당하니 워찌 된 일인지..

남편의 사건은 방송시간 전체를 할애 한 것이 아닌 짧은 몇 분 뿐이였습니다.

 

TV에 잠시 할매 얼굴이 나왔었고, 할매에게 사기를 당한 사람들이 차례로 나와서 자신들이 사기당한 내용을 이야기 했고, 남편의 사건 같은 경우는 남편이 전화 인터뷰를 하는 듯 하게 꾸며진 후(남편의 대역)에 남편이 이메일로 보냈던 법정서류가 나왔었습니다.

 

“TV에 나왔으니 사건이 해결돼서 돈을 받을 수 있을까?”

“아니, 방송국에서는 어떤 조치도 해주지 않을껄..”

“그럼 방송은 왜 한겨?”

“아마도 ”이런 할매가 이런 사기를 치니 조심하시오~“차원이 아닐까?”

“그럼, 당신 돈은 못 받는 거야?”

“계속 소송을 하려면 내가 돈을 내야하고, 법원에 60불인가를 내면 법원직원이 할매를 찾아가서 차나 돈 되는 것을 차압하듯이 한다는데..이것도 믿을 수 없고..”

법원에서도 남편에게 되돌려 줘야 하는 돈+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이 났지만..

TV까지 나와서 그 할매는 뉴질랜드 전국에 얼굴이 팔렸지만...

 

그래도 남편이 그 할매에게 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모양입니다.

그 할매가 남편에게 돈을 주기로 마음먹고 돌려주지 않는 이상은 말이죠!

 

뉴질랜드를 떠나기 전에 다시 할매를 (소송으로)한 번 더 골탕 먹일 것인지..

아님 한번 소송으로 만족하고 그냥 돌아가려는지..

 

그건 몇 년째 붙어살고 있는 마누라인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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