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480-얼떨결에 한 무료숙박, 코플랜드 트랙 출발지

by 프라우지니 2014. 2. 14.
반응형

 

저희는 폭스 그래이셔를 출발해서 아래로 달렸습니다.

 

다음 여정은 안디와 함께 트랙킹을 하려고 했었거든요.

 

 

 

저희는 프란츠 요셉에서 빙하를 봤고, 폭스 그래이셔 주변에 있는 매터슨 호수를 보고,

멀리서 나마 폭스 그래이셔를 보고는 길을 나섰습니다.

 

폭스 빙하 등반에 나선 안디는 나중에 만나기로 하고 일단 저희부부만 다음 여정지로 출발을 했었습니다.

 

우리의 이번여정은 Copland Track 코플랜드 트랙이였습니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밀포드 트랙같지 않는 곳입니다.

아는 사람만 이곳을 찾아오게 되죠!

 

그나마 이 트랙을 말하기 가장 쉬운 설명으로는..

“코플랜드 트랙이 마운트 쿡으로 이어져 있다.”

 

지금은 이 코플랜드 트랙의 중간이 (공식적으로) 끊겨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중간에 제대로 된 길이 없어도 마운트 쿡을 넘어가는 사람은 있는 모양이더라구요.

 

 

 

 

알려져 있는 트랙이 아니여서 트랙의 입구도 그리 화려하지 않습니다.

 

도로 옆에 난 작은 길을 따라가면 이렇게 트랙을 시작하는 입구가 나옵니다.

 

저희 부부는 미리 이곳에 도착했지만, 나중에 도착하게 될 안디를 위해서 작은 메모 한 장 써 놓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저기 게이트 앞에 하얀 종이 붙여놨는데 잘 안 보이시죠?

 

 

 

 

 

Please close the gate  게이트를 닫아주세요

 

아래에 붙여있는 하얀종이! 저희가 붙인겁니다.^^

처음 오는 안디가 게이트에서 못 들어올까봐 말이죠!

 

ANDI fahr durch's Gate  안디 게이트 통과해서 와

 

저희가 붙인 종이옆에는 잘 보이시나 모르겠는데..

코플랜드 트랙을 하는 사람들에게 알리는 중요한 정보가 붙어있습니다.

 

“오늘 저녁부터 폭우가 내릴 예정이니 코플랜드 트랙킹을 자제하시오”

 

코플랜드 트랙중에 산에서 내려오는 수 많는 개울(15개 정도 되네요)을 지나게 되는데, 엄청난 비가 오고나면 개울이 아니라 강으로 둔갑을 하게 되고, 그곳을 건너려다 센 물살에 휩쓸리게 되면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 이 될 수도 있는거죠!

 

일단 우리의 코플랜드 트랙 여정은 잠시 접어둬야 하겠지만...

일행은 다시 만나야 하니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셋이 만나서 머리를 맞대고 여정을 바꾸든지 해야하니 말이죠!

 

 

 

 

 

지금시간 오후 3시가 조금 안된시간!

 

한 무리의 배낭여행객들이 코플랜드 트랙을 가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비가 온가고 하는디.. 그래도 이 젊은이들은 일정대로 갈 모양입니다.

 

한 청년은 샌드플라이가 열심히 물어 뜯는데, 반나체로 저러고..

다른 청년들은 배낭 뒤에 쪼맨한 기타를 하나씩 차고 출발합니다.

 

아마도 헛에서 저녁에 띵가 거리면서 기타를 치고 놀 생각인 모양입니다.

(그곳은 오늘 저녁에 축제의 분위기가 될거같습니다.^^;)

 

저녁에 폭우가 온다고 하는데..

가장 가까운 헛도 4시간은 걸어야 하는데, 이 청년들은 가다가 산속에서 자려고 하는지 참 오래도록 출발을 안 하고 미적거리고 있어서 이들과 전혀 상관이 없는 제가 오히려 더 애가 달았었습니다.

 

“왜 출발을 안 하는 거야? 가는 중에 비라고 만나며 어쩌려고?

4시간 가면 있는 헛은 2명만 머물 수 있는 헛인데..

그 곳에 저 많은 인원이 들어가서 자겠다는 건 아니겠지?”

 

참 오지랖도 넚습니다. 남이야 2인용 헛에 10명이 자건 내일이 아닌데 말이죠!

 

 

 

 

젊은이들이 이 코플랜드 트랙을 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정말로 코플랜드 패스를 넘어서 마운트 쿡으로 가는 이도 있겠지만..

 

몇몇은 7시간 걸어가면 만나게 되는 Welcome Flat Hut 월컴 플랫 헛 근처에 있다는 노천온천 때문에 가기도 할 거 같습니다.

 

잠시 이곳에서 출발하는 코플랜드 트랙과 산장을 설명 드리자면..

 

출발해서 4시간을 걸어가면..

Architeck Creek Hut 아키텍 크릭 헛을 만나게 됩니다.

2명이 잘 수 있는 작은 헛이며, 숙박비는 1박에 5불입니다.

 

출발지에서 7시간을 쉬지 않고 걸어가면..

Welcome Flat Hut월컴 플랫 헛을 만나게 되며,

31명의 숙박이 가능하고 숙박비는 1박에 15불입니다.

 

출발지에서 10시간을 걸어가면, Douglas Rock Hut 더글라스 록 헛을 만나게 되며,

이곳은 8명의 숙박이 가능하고, 1박에 5불입니다.

 

대부분의 여정은 출발지에서 7시간 거리에 있는 월컴플랫헛에서 1박을 하면서 근처의 노천온천을 즐기고, 2일째는 걸어서 3시간 거리에 있는 더글라스 록 헛을 갔다 온 후에 또 온천!

3일째는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게 되는거죠!

 

노천온천이 있는 월컴 플랫 헛은 항상 만원이라고 하던데..

출발전에 미리 예약을 하고 가야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위에서 말한 숙박비(5불 혹은 15불)도 돈으로 내는 것이 아니고, 출발 전에 미리 DOC(자연보호부) 혹은 관광안내소에서 헛티켓을 사셔서 내야 한답니다.

 

 

 

 

 

구름은 내려와서 산허리를 감고, 날씨는 더 꾸물꾸물해지고 바람도 불어대고..

한 무리의 젊은이들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모두 출발을 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헛에 갈 때까지 폭우는 안 왔으면 좋겠는디..

안디를 기다리는 동안에 남편은 낚시대를 챙겨들고 앞에 있는 강으로 낚시를 갔습니다.

 

송어라도 한 마리 잡아야 안디에게 맛을 보여줄 수 있는 거죠!

 

바로 앞에 있는 코플랜드 강에 대한 아무런 정보(고기가 잘 잡히는지, 어떤 종류가 잡히는지 등등의)도 없지만, 일단은 낚시를 해 봐야 아는 거죠! ^^

 

 

 

 

 

 

남편의 바람이 이루어졌습닏다.

 

코플랜드 강에서 브라운 송어를 잡았습니다.

그것도 2마리나 잡았습니다.

 

이제 안디만 오면 됩니다.^^

맛있는 송어로 저녁을 먹어야 하니 말이죠!^^

 

잠시 뉴질랜드 송어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뉴질랜드의 수퍼마켓에서는 온갖 종류의 생선은 살 수 있지만, 송어만은 살수가 없답니다.

송어는 사고 팔 수 있는 품목의 생선이 아니거든요.

 

송어는 낚시꾼이 잡아서만 먹을 수 있고, 판매하는 것이 금지되어있는 품목입니다.

 

그러니 직접 낚시를 하거나 낚시꾼에게 얻지 않는 이상 송어는 일반인들이 구경할수 없는 생선인거죠!

 

남편이 다른 낚시꾼이랑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을 들은 마눌이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왜 송어는 사고팔면 안 되는지.. 남편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송어를 사고 팔 수 있다면..

뉴질랜드 강에 있는 송어들이 하나도 안 남아 나겠지! 다들 잡아서 팔아 먹을테니까!”

 

그렇군요! 그래서 송어는 돈주고도 살 수 없는 생선이 되었군요.

 

 

 

 

가을인 3월은 해가 지는 시간도 이릅니다.

 

이제 7시인데, 벌써 어둑어둑 합니다.

저희는 강가에 마른 나무를 주어 모아서 저녁을 준비했습니다.

 

 

 

 

오늘 저녁메뉴는 바위에 구운 송어구이와 감자구이!

 

돌 위에 송어를 굽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습니다.

 

남편이 준 작은 송어를 쿠킹호일에 감아서 요리한 프랑스남자가 더 맛나게 보이는 송어구이를 먹었습니다.^^;

 

이날 저희는 코플랜드 트랙에서 늦으막하게 돌아온 커플을 만났습니다.

나란히 차에서 (안디는 텐트에서) 잠을 자게됐고, 남편이 송어도 한 마리 준지라..

같이 붙어앉아서 모닥불이 저녁도 해먹고 말이죠!

 

33살의 프랑스 남자 티에리와 27살의 벨기에 여자인 엘린은 처음에는 연인인줄 알았습니다.

저희가 보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뽀뽀를 해서 말이죠!

 

알고 보니.. 5주동안 같이 여행하면서 알게 된 사이라고 하더라구요.

(작은 공간에 붙어있다 보니 그동안 정들고, 사랑하고 하게 되는거죠!^^)

 

벨기에 사람인 엘린이 여러 나라 언어를 구사하는데, 그중에 불어도 있었고..

그래서 여행 중에 둘이 불어로 대화를 하면서 지낸다고요.

 

앞으로 여행을 마치고 둘 다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는 것이 엘린의 속마음이였고, 이미 나이가 있는 티에리는 본국에 돌아가서도 엘린이랑 잘해 볼 의지를 보이더라구요.

 

저희는 날씨 때문에 코플랜드 트랙을 가지는 못했지만, 이미 월컴플랫헛을 다녀온 티에리,엘린커플에게서 정보를 얻었습니다. 지금 안디랑은 못 갔지만, 나중에 이곳을 지나게 되면 갈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이곳에서 얼떨결에 숙박을 하고 떠나왔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고,View 추천버튼을 눌러주시면, 제가 글을 쓰는데 아주 큰 힘을 주신답니다.

제 블로그가 맘에 드셔서 구독+을 눌러주시면 항상 문 열어놓고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