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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456-키위 엄마, 한국 엄마

by 프라우지니 2014.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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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면서 사진을 추리다보면..

가끔씩 만나게 되는 영문 모를 사진들!

 

그리고는 혼자서 중얼거립니다.

 

“내가 이 사진을 왜 찍었지?”

 

멋있는 풍경도 아니요~ 기억에 남을만한 장소도 아닌디!!

왜 찍었는지 도통 모를 사진이 나오는 날에는 그 사진을 찍은 날의 일기를 찾아봅니다.

 

“아하! 내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 사진을 찍었구나...”

 

오늘은 바로 그런 류의 사진입니다.

 

저희가 카라메아에서 3박하는 동안 캠핑장을 부산하게 돌아다니는 두 아이가 있었습니다.

 

키위(뉴질랜드 사람)들은 휴가를 가면..

한 곳에서 짧게는 1주일 길게는 한 두달 정도 같은 곳에서 계속 머물면서 휴가를 즐깁니다.

 

이렇게 오래 머물게 되는 대부분의 휴가지는 물가인 관계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즐겁게 뛰어놀고, 어른들은 나름대로의 휴가를 즐기고, 낚시, 독서, 혹은 healing 힐링(치유)을 하면서 말이죠!

 

마눌이 생각하기에 카라메아는 사실 아이들을 데리고 올 만한 휴가지는 아닌디..

놀거리 없는 이곳을 두 아이는 열심히 돌아다니고..

두 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가 캐빈 Cabin(방에 침대만 있는)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두 남자아이는 부산스럽게 리어카(제가 이 단어를 쓰고 자란 세대인지라.. 올바른 단어가 아님을 알면서도 쓴다는..^^;)를 끌고 동네방네 캠핑장의 구석구석을 헤매고 다닙니다.

 

놀이 기구가 따로 없으니 저러고 노는거 겠죠!

 

두 아이는 항상 저렇게 밖으로만 돌아다니고, 엄마로 보이는 조금은 나이가 든 아줌마는 끼니때만 잠깐 주방에 얼굴을 비치는 정도이고, 나머지 시간은 캐빈에서 나오지를 않습니다.

 

이들의 놀이터는 캠핑장과 물 빠진 라군Lagoon 이 전부!

두 아이는 라군에 물이 빠진 시간에는 리어카를 끌고 라군을 헤매고 다닙니다.

 

보는 사람인 나도 며칠 저 모습을 보면 참 답답해지는데..

리어카를 끌고 매일 같은 구간을 반복해서 돌아다니는 본인들은 매일 소리를 지르고, 즐겁게 뛰어놉니다.

 

저녁을 준비하려고 갔던 주방에서 아이들 엄마를 만났습니다.

흰머리가 성성한 두 아이의 엄마는 53살의 중년 여성이였습니다.

 

손주까지 봤다는 그녀가 데리고 온 두 남자 아이는 올해 10살된 그녀의 쌍둥이 아들!

 

저녁꺼리로 그녀가 준비하던 요리는..

야채가 들어간 밥과 소세지 한 팩!

 

배 고프다고 주방으로 뛰어 들어온 그녀의 아들들은 서로 소세지를 더 먹겠다고 싸우고 울고 난리가 났습니다.

 

늙은 엄마는 두 아이의 접시에 구운 소세지를 절반씩 나눠주었습니다.

 

식탁에 차려진 세 개의 접시 중에 2개의 접시 즉, 자기들 접시에만 소세지 놓여있고,

아직 엄마의 접시는 빈 채로 남아있는 상태였는데..

아이들은 자기 접시에 놓여있는 소세지만 후다닥 먹어치우더니 곧장 밖으로 뛰어나갑니다.

 

아이들이 나간 후에 늙은 엄마는 야채밥을 자기 접시에 담더라구요.

옆에서 보다 못한 마눌이 한마디 했습니다.

 

“아니, 소세지를 왜 같이 안 드시고, 왜 야채 밥만 드세요?”

(소세지는 아이들이 다 먹어서 남은 것이 없습니다.^^;)

 

마눌의 질문에 그녀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아이들이 한창 자랄 때라 그런지 먹고 돌아서면 또 배가 고프다네요.”

 

그렇죠! 항상 배고프다는 아이들에게 조금 더 요기가 되는 소세지를 챙겨 먹이고 싶은 마음이 엄마는 아이들이 안 먹는 야채 밥을 먹게 만드는 거죠!

 

외국의 엄마는 한국의 엄마와 다른 줄 알았습니다.

요리를 해서 엄마도 제몫의 요리를 챙겨서 먹고, 설거지는 아이들을 시키고!

개인주의적인 서양의 가정은 이런 줄 알았었습니다.

 

아이를 위해서 맛있는 것도 안 좋아 한다고 아이들 앞으로 밀어주는 우리 한국 엄마!

이곳 뉴질랜드의 키위엄마에게서 그런 한국엄마를 봤습니다.

 

GOD의 노래 중에..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하는 후렴구가 나오는 노래가 있습니다.

우리들이 엄마죠!

 

엄마는 맛있는 것은 절대 안 좋아해서 다 우리에게 주시는..

 

“나는 너희가 맛있게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

 

“나는 벌써 먹었다. 이건 네몫으로 남겨둔거니 너가 먹어!”

 

제가 어릴 때는 이 말을 정말로 믿었습니다.

엄마는 항상 배도 안 고프고, 우리보다 먼저 먹고, 맛있는 것도 안 좋아한다고!

 

나중에 철이 든 다음에 알았습니다.

엄마도 맛있는 것을 먹고 싶고, 좋아하지만, 다 우리를 위해서 양보 하셨었다는 걸..

 

그것이 자식을 눈물 나게 만드는 엄마의 사랑이죠!

자식들은 나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신 엄마의 마음을 압니다.

하지만 나를 위해 희생하신 엄마의 마음을 안다고 해도 그 은혜를 보답할 길은 없습니다.

 

늙어 가시는 엄마를 위해 조금 더 효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생각 뿐일뿐..

그러다 어느 순간이 되면 엄마는 우리 곁에서 떠나십니다.

우리가 아직도 못다 한 효도를 남겨두신 채 말이죠!

 

눈물나게 하는 우리엄마의 사랑을 이 먼 곳 뉴질랜드에서 금발의 엄마에게서 느꼈습니다.

입에 들어있는 것도 자식이 달라고 하면, 다 내어 주시는 우리엄마!

 

세상의 엄마의 마음은 다 같은 모양입니다.

피부색이나 인종을 떠나서 말이죠!

 

오늘은 하늘에 계신 엄마를 생각 해 봅니다.

계실 때 더 잘해드리지 못해서 참 많이 죄송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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