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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2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276-남편이 플라이낚시로 잡은 첫 송어

by 프라우지니 2013.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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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열정적인 아마추어 낚시꾼입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루어(가짜 물고기 모양의 미끼)낚시를 주로 하는 남편은 모든 낚시에 관심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특히, fly-fish 플라이낚시(가을날의 동화에 나오는 브레드 피트가 강에 발 담그고 하는 낚시)

남편이 배우고 싶어 하는 종류 중에 하나입니다.


3년 전에도 플라이 낚시대를 샀었는데..

마눌은 열심히 휘두르다가 엉킨(물론 남편이 휘두른) 낚시 줄 푸느라 바빴습니다.


이제는 포기하나 했더니만..

이번에도 떡하니 플라이 낚시대를 샀습니다.


3년 전에 해봤던 것인지라 기억도 잘 안나는 모양인디..

일단은 다시 샀습니다.


지금까지 오면서 낚시꾼을 만나면..

특히 플라이낚시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만나면 열심히 물어봤습니다.(물론 남편이)

어떻게 낚시대를 휘둘러야 하는지...

어느 방향으로 가게 해야 하는지..


휘두르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했지..

사실 남편은 플라이낚시의 미끼를 어떻게 껴야하는지는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작은 호숫가에서 남편은 제대로 플라이낚시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이제 그 선생님을 소개 해 드리겠습니다.


콜리지호수에서 2박3일을 보내고..

먼지 풀풀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열심히 달려서 다시 라카이아 고지 쪽으로 나가는 길!


비포장 도로에는 작은 규모의 호수가 3개나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물론 작은 호숫가에는 (무료)캠핑이 가능합니다.

대부분 이런 곳에서 캠핑하는 사람들은 낚시꾼이죠!

일반인을 잘 들어오지 않는 곳이거든요.

 

 

 

위쪽의 빨간원안에 있는 별표지점의 위치에서 저희가 2박을 했죠!

 

우측의 빨간 원 안에 있는 작은 호수가 남편이 선생님을 만난 호수입니다.

Lake Georgina 조지나 호수!

 

 

사실 이곳에서 머물(숙박?)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냥 달리는 길에 잠시 쉬면서 낚시대나 한번 담그는 정도로 만족하려고 했었죠.

크기도 볼거리도 별 볼 일없어 보이는 작은 호수였거든요.


호숫가에 있던 2대의 캠핑카!

호숫가 언저리를 잠시 돌아본 마눌이 얼른 남편한테 쫒아갔습니다.


“남편, 남편! 저기 구석에 캠핑카에 할배 혼자이신거 같은디..

플라이 낚시를 하시나봐! 플라이 낚시대 봤다.

할배 차 앞에 앉아계시니 살짝 가서 한번 여쭤봐!“


어디를 가도 남편보다 한걸음 먼저 나가는 마눌이 좋은 정보를 물고 왔습니다.


 

 

그렇게 남편은 브라이언 할배랑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대충 낚시꾼의 대화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여기서는 고기를 잡으셨어요?”


“여기는 고기가 잘 잡히나요?”


“이 근처에 어디 또 물이 좋은(고기많은) 호수가 있나요?”


대부분 캠핑카에 몽땅 싣고서 길 위에 사시는 키위어르신들에게는 정보가 풍부합니다.

한곳에 몇 달씩 머무시면서 사시다보니..

대부분의 정보는 가이드책보다 더 자세합니다.


그렇게 대화를 시작한 남편과 브라이언 할배!

(사실 대화라기보다는 남편의 질문에 할배가 대답하시는 형태죠!^^;)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남자들이 수다가 여자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 하지는 결코 않습니다.

몇 시간씩 얘기 하는 거 보면 말이죠!


할배는 남편의 희미한 기억 너머에 있는..

플라이낚시 미끼 어떤 방식으로 매듭을 지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낚시대를 던져야 하는지!

어떤 시간에 고기들이 잘 잡히는지! 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시는거 같았습니다.


사실 마눌은 이 두 양반이 내내 저렇게 계실 때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나는 낚시꾼이 아니여~~^^;)


 

 

오랜 대화를 끝내는가 싶더니만..

할배는 캠핑카 안에서 뭔가를 들고 오셨습니다.


할배가 가지고 계신 플라이낚시 미끼 박스중에 하나였습니다.

손재주가 있으신지 직접 만든 미끼도 있었습니다.


할배께서는 남편에게 직접 만드신 초록색 딱정벌레를 한 마리 선물로 주셨습니다.(파란원형)

(대부분의 플라이낚시 미끼는 3불 선입니다.)


“내가 여기서 관찰해 보니 이른 아침에는 밤색 딱정벌레가 많고, 저녁 무렵에는 초록색 딱정벌레가 많이 날아 다니더라구! 지금은 저녁때니 초록색으로 한번 해 봐!”


 

 

 마눌의 가물가물한 생각으로는 아마도 남편이 이곳에서 이번여행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플라이 낚시대를 정식으로 휘두른거 같습니다. 미끼까지 달아서 말이죠!


그렇게 남편은 호수를 향해서 낚시대를 던지고..

던지고.. 또 그렇게 던졌습니다.


브라이언 할배는 이 호수에서 2마리의 송어를 잡으셨다고 하셨습니다.

 

“내가 운이 좋아서 송어를 2마리 잡았어!”

“잡으신 송어는 어떻게 하셨어요?”

“큰 놈 한 마리는 옆에 캠핑하는 가족들 줬고,

한 마리는...소세지 떨어지면 먹으려고... 냉동실에 넣어뒀어.”

잡은 고기를 놓아주지 않고 잡아먹는 것이 무진장 죄스러운 듯이 말씀하십니다.


“저희도 잡은 고기는 다 먹어버리는 걸요!”

마눌이 씩 웃으며 말씀드렸습니다.


뉴질랜드 플라이낚시꾼 같은 경우는 대부분이 잡았던 고기는 사진만 찍고서 그냥 놔주는 모양입니다. 완전 취미로 강을 헤집고 다니면서 낚시를 한 후에 다시 놔주는 거죠!


그런 사람들이 볼 때는..

잡은 고기 다 먹어버리는 낚시꾼이 야만인으로 보일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났습니다.

남편은 열심히 낚시대를 앞 뒤로 흔들다가 던지기를 반복했죠!


어느 순간 남편의 낚시대에 뭔가가 걸렸습니다.

구경하고 있던 마눌이 잽싸게 고기를 넣을 망을 가지고 뛰어갑니다.


 

 

남편이 생애 처음으로 플라이낚시로 잡은 브라운 송어입니다.

크기도 두 사람이 먹기에 충분합니다.


남편은 오늘 정말 선생님을 잘 만났습니다.

 

“가서 할배한테 고기 잡은거 보여 드리고,감사 하다고 해!”

마눌의 말에 남편은 고기를 들고 할배께 가서 보여드렸습니다.^^

 

 


진짜 초록색 딱정벌레가 있는지 궁금하신 분 손 들어 보세요~

 

손드신 분들만 보시기 바랍니다. ^^


 

 

초록 딱정벌레 실물은 이리 생겼습니다.


해질 무렵에 정말로 많은 초록 딱정벌레들이 날아다녔습니다.

아침 나절에는 밤색을 띄는 딱정벌레들도 봤구요.


저희는 이곳에 계획에 없는 숙박을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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