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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잘못 끼워졌던 단추-내 친구의 결혼

by 프라우지니 2013.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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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친구가 존재합니다.

만나면 나에게 위로를 주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만날 때마다 내맘을 아프게 하는 친구도 존재합니다.


하긴, 내 맘을 아프게 했던 친구에게는 내가 위로를 주는 친구였을 수도 있겠군요.


그녀는 내게 있어서 정말로 속 터지는 친구였습니다.

그녀가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나!

그라츠를 떠나 있을 때도 그녀를 생각하면 마음 한 편에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그라츠에 와서 급히 봐야하는 볼일을 끝내고서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아픈 몸을 이끌고 없는 시간까지 쪼개서 날 만나러 왔습니다.


오스트리아로 시집와서 해마다 한번씩 수술을 해야 했던 그녀는..

지금은 심장수술을 앞두고 있다고 했습니다.


평소에도 가슴이 벌렁거리고, 남편만 보면 숨이 탁탁 막히고..(홧병?)

계단이라도 오르려 치면 숨이 헐떡거리기까지 하고..

앉아 있다가 일어나려고 하다가 2번씩이나 기절을 했었다고 합니다.


심장수술이 끝나면 5년여간의 오스트리아 생활을 정리하고 본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혼을 얘기하는 그녀에게 그녀의 남편은 딱 한마디를 하더랍니다.

 

“(양)아빠가 돌아가시면 이혼 해 줄테니 돌아가라”

(남편의 양아버지는 뇌출혈로 전신마비가 된채 침대에 누워있습니다.)


동성애자(여러가지 정황으로 봐서 그렇다는..)이면서 여자와 결혼한 이유는 아마도 공짜 가정부, 간병인이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그녀는 남편의 (양)아버지 간병인으로 오스트리아에 왔던 모양입니다.

냉정한 남편 곁에서 그녀가 5년씩이 버텼던 것도 사실은 가정을 이루고 싶은 그녀의 바램때문이였습니다. 그만 돌아가라는 내 충고에도 멍청하리만큼 버티던 그녀였는데..


5년이 지난 지금에야..

3번의 자궁에 생긴 종양 수술과 심장수술을 앞두고 있는 지금에야..

결국 그녀는 깨달은 모양입니다. 이곳은 그녀가 살 곳이 아니라는 것을..


이혼 소송도 하고, 양아버지의 친딸에게서 제대로 받지 못한 월급도 노동청에 신고해서 다 받아서 가라는 제 충고에도 착한 그녀는 웃기만 합니다.

 

이곳을 떠나서, 남편을 떠나서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고..


그녀를 사람 취급 안 하는 남편곁에서 사는 것이..

온몸에 종양을 만들어 낼 정도로 그녀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였던 모양입니다.


오스트리아에 와서 처음 3달은 내내 울기만 했었다고 합니다.

 

그때 그녀의 가족들이 “돌아오라!”고 했었는데, 가정 한번 만들어 보고자 했던 그녀는 꾿꾿이 버텼습니다. 의사의 처방으로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그녀를 남편은 밖에 나가서 “내 마눌이 미쳤다”고 했었다고 합니다.


매번 남편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그녀에게 남편은 아예 대화를 거절하며!

 

“오스트리아에 오고 싶어도 못 오는 사람이 많는데, 넌 행복한줄 알아라!”


오스트리아에 시집와서 큰 덩치 할배의 대소변 받아내고,집에서 하루종일 간병인으로 가정부로 일하면서도 남편의 눈치를 보면서 사는 것이 다들 부러워할 일이였을까요?


남편을 떠나겠다는 결정을 한 그녀에게 “잘한 결정”이라고 했지만..

지난 5년동안 그녀의 몸과 마음이 망가진건 어찌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여성들에게 외치고 싶습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남편과의 잘못된 결혼이라면 미련없이 떠나야 합니다.

제 친구처럼 온몸에 종양덩어리를 키우기 전에 말이죠!


오늘은 제 친구 때문에 참 마음이 아픈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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