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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2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98-나는 탐욕스러운 인간?

by 프라우지니 201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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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메아에는 매주 토요일 오전에 장이 섭니다.


햇볕이 쨍~하는 날에는 잔디밭에 서기도 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건물 안에 서기도 하고..


카라메아 토요시장에 갔다가...

그동안 남편과 몇 번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 소세지,햄을 파는 독일인 아줌마한테 달걀을 샀습니다.

 

닭장에서 키운 닭이 아니라, 마당에 풀어놓고 키우는 닭들이라죠?

그래서 그런지 달걀 노른자가 유난히 노랗습니다.


달걀을 사면서 옆에 놓아둔 (유기농)레몬을 보고는 마눌이 살짝 물어봤습니다.

“이건 얼마에 팔아요?”

 

“팔려고 가져온 것이 아니고 그냥 나눠주려고 가져온 것이니 가져가요!"

 

 

 

 

얼떨결에 12개 들어있는 달걀 5불에 사면서..

5불어치 정도 할 것 같은 많은 레몬을 얻었습니다.


레몬을 받은 다음에...

뭘 더 팔아줘야 할 것 같아서..

남편 손을 잡고 다시 아줌마한테 가서는 소세지 4개 들어있는 걸 거의 7불(7천원?)이나 주고 샀습니다. (평소에는 이런 종류는 비싸서 안 사죠!^^)


제가 레몬에 눈독을 들였던 이유는...

빵(스콘)이나 구워볼까? 하는 생각에서 였죠!


뉴질랜드로 취업이민 왔다는 영국인 커플을 보니 여행중 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캠핑장 주방에서 빵이랑, 과자를 굽더라구요.

옆에서 신기해서 쳐다보니 괜히 쑥스러운지 한마디 합니다.

 

“여기 물가가 너무 비싸서.. 돈을 아끼는 차원에서 만들어요.”


아! 그렇군요! 직접 굽은 빵은 사먹는 것보다 훨~ 저렴하겠죠!

그래서 저도 “그래! 나도 구워보자!”하게 된거죠!


젤 저렴한 과자도 한 봉지에 2불이 넘는데..

과자 한 봉지먹고 혼자 다 먹고, 물 마셔도 사실 배는 안 부르거든요.

이럴때 빵이라도 먹으면 속이 든든하겠죠?


 

 

보기에는 다 레몬처럼 보이지만, 레몬도 있고, 라임도 있다고 하셨는데..

위쪽으로 표면이 매끈하게 보이는 4개가 라임입니다.


나중에 내가 받아온 레몬에 대해서 나중에 남편이 뭐라고 했습니다.^^;


“준다고 그걸 다 받아오면 어떻게 해?”

사실 적어도 3킬로는 넘을 거 같은 양이였습니다.

 

“그럼 봉투째 주시는데.. 받아오지. 버리고 올까?”

 

“그냥 몇 개만 집어서 왔어야지.. 그 사람이 얼마나 욕했겠어! 탐욕스럽다고..”


엥? 다 가져가라고 줘놓고서.. 탐욕스럽다니...

설마 그 아줌마가 그렇게 생각하신 건 아니겠죠?


“내가 나중에 이 레몬으로 빵 구워서 그 아줌마 갖다 드릴꺼거든..

“아줌마가 주신 레몬으로 구었어요!”하고 말이지.“


남편도 나중에는 별말은 안했지만, 준다고 덥석 받아온 마눌이 별로 마음에 안 드는 모양입니다.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줄 마음이 있으면 정말로 주는 것이고.. 내가 줄 마음이 없으면 안 주는 거죠!


줄 마음도 없으면서 입으로만 “줄까?”하는 건 제 스탈이 아니거든요.

저도 그러니까, 남들도 당연히 그럴꺼라고 생각을 하고 받아온 것인데..


서양인들은 생각이 다른 것인지..

아님 남편만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정말 탐욕스러운 걸까요?

남의 말을 내 생각처럼 그래도 믿으면 안 되는 걸까요?


그 후...

토요시장이 서는 날 아침에...

소세지장수 아줌마를 위해서 저는 아침 일찍 스콘을 구었습니다.

아줌마가 주신 레몬껍질을 넣어서 향이 나는 걸로 말이죠!

 

예쁘게 포장은 못했지만, 호일에 싼 스콘을 드리면서 한마디 했습니다.

“주신 레몬을 넣어서 만들었어요! 레몬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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