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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이야기

가을은 Sturm슈투엄 과 Maroni 마로니(밤)의 계절!

by 프라우지니 2012.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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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동안은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뒷산으로 출근을 했었답니다.

 

월~금요일 까지는 아침 7시에 출근을 해야 하니 

아침에 뒷산으로 가는 건 불가능한 까닭에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도 안 먹고 뒷산으로 

밤 주으러 갔었답니다.

 

제가 가는 뒷산이 어찌 생긴 곳인가 

궁금하신 분이 계실 거 같아서 여러분을 저의 뒷산에 초대합니다.^^

 

 

 

이 날은 아침에 안개가 쪼매 자욱하게 끼였었습니다.

 그런다고 안 갈 제가 아닌거죠!  


아침 일찍 가야지 

밤새 떨어진 밤들을 구경할 수 있죠!!

 

 

 

 

산에는 대충 이렇게 나무들이 

알록달록한 색으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구요!


바닥에는 알 밤들이 이렇게 섹시한 포즈를 취하고 

저를 유혹합니다.

 

이 유혹에 한번 빠지면 

주말 늦잠을 포기하게 되더라구요.

 

 

 

한번 가면 한 두 시간은 금방입니다.

 

라디오 들으면서 밤 줍다 보면 

시간은 왜 그리 빨리가는 것인지...

 

남편한테 “같이 갈리?”해 봤는데, 

그냥 늦잠자는 것이 훨 더 행복하답니다.


여기저기서 주어 나르는 건 마눌 혼자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한번 주어오면 보통 5키로는 훨~ 넘습니다.

 (2 시간 넘게 보이는 건 다 줍다 보니..^^;)

 

 

 

주어온 밤에 슈투엄을 먹겠다는 남편의 말에 

밤에 칼집 넣어서 오븐에 굽기로 했습니다.


후라이판에 굽는 거 보다 훨 편하답니다.

 

오븐의 바닥만 200도 정도로 올려놓은 후에 

바닥에 호일을 깔고 칼집 넣은 밤을 넣었습니다.


가끔씩 뒤적거리면서 익힌 밤입니다.

 

아! 유럽에서는 군밤 구울 


밤의 앞쪽으로 칼집을 넣지않고, 중간에 넣습니다. 

사실 앞쪽에 칼집을 넣으려니 딱딱해서 힘들더라구요^^;

 

 

 

밤 전문가라고 자칭하는 남편 동료의 말에 의하면


구운 밤을 수건으로 싼 후에 한 5분정도 둬야 한답니다.  

이렇게 말이죠!!

 

 

 

자! 이쯤 되면 Sturm 슈투엄이 등장해야 하는 거죠!!

 

그라츠 근처의 유명한 

Schilcher 쉴허 슈투엄입니다.


이것도 와인처럼 레드와 화이트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이것이 아직 발효가 되고 있는 상태여서리 

막걸리처럼 병을 눕혀 놓으면 난리 난답니다.

 

똑바로 세워서 보관해야하구요.

병 뚜껑에서 발효하는 소리도 나구요.

 

(막걸리 빵처럼 이걸로 빵을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여기서 잠깐!! Sturm슈투엄을 사전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österr) 발효 중인 포도즙

 

 

 

신나게 군밤이랑 슈투엄 먹은 흔적만 남았습니다.

 

우리 집에 사는 양반은  자기 손으로는 밤을 안 깐답니다.


마눌이 까 줄때까정 기다렸다가 까놓으며 

훌러덩 집어서 슈투엄이랑 한입에 톡 털어 넣죠!!

 

근디.. 오스트리아 밤이 한국 밤처럼 

한 번에 속 껍질이 벗겨지는 것이 아니여서리..  


밤까는 마눌에게는 쪼매 버거운 작업입니다.

 

남편 동료가 와서 같이 슈투엄이랑 군밤을 먹는디..

남편이 밤을 안 까고 저를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남 앞에서는 웬만하면 제 손으로 좀 까먹지?”했더만, 

입 내밀고 몇 개 까다가는 또 내가 까놓은 알밤을 홀라당 집어가는 남편!!

 

평소에 별로 잘해주는 것이 없는 마눌이여서 

밤 집어가는 남편도 그냥 이쁘게 봐줍니다.^^

 

가을에 오스트리아로 여행 오시면...

슈투엄이랑 군밤은 한 번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슈투엄이 나오는 시기에는 

길거리에서도 레스토랑에서도 쉽게 주문하실 수 있답니다.

 

가격은 보통 주문해서 마시는 경우는 250ml 한잔에 2.50유로정도 하구요.

수퍼에서 사면 1.5l 한 병에 3~4 유로 정도 합니다

.(이것이 가격이 보통 와인보다 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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