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나에게 팁
10유로를 내미셨던 G할배.
돈은 받을 수 없다니
“초코렛을 사서 나도 먹고
당신도 달라”하셨었죠.
당신은 물건을 사러 밖에
나갈 힘이 없으니 “나에게
초코렛을 사다달라”하신다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그때 10유로어치
초코렛을 사다 드리면
“나도 한 개 주시고,
친절한 다른 직원들에게도
나눠 주시려고
하시려나부다” 했었죠.
어르신이 사시는 방을
다니다 보면, 각방에 사시는
어르신의 성격만큼이나 우리를
대하는 태도도 다르십니다.
사소한 것까지 “감사”
노래를 부르시는 분이
계신가 하면, 우리를 마치
몸종처럼 대하시는 분도 계시고,
간병을 혹은 부탁하신
일을 끝내고 나올 때
초코렛이나 사탕을 손에
쥐어 주시는 분도 계시죠.
https://jinny1970.tistory.com/4030
G할배도 당신 방에 들리는
직원들에게 초코렛이나
다른 것들을 잘 주시는
분이시라 나눠 주실
초코렛이 필요한가보다
생각했었지만, 동료 직원의
조언대로 “초코렛 심부름”은
어르신의 가족분들에게
부탁을 하시라고 했었죠.
그때 G할배는
저에게 몇 번이나
이 말을 하셨습니다.
“다음주 일요일에 아들이
초코렛을 사온다고 하니
오후 2시 이후에
꼭 내 방에 들려요.”
사실 선물이야 주시면
감사하게 받지만,
굳이 선물을 받으려고 그 방을
일부러 찾아가는 건
조금 웃기니
알았다고만 하고
그 방을 나왔었죠.
며칠 후 다시 근무에 들어
갔을 때 G할배가 사는
지층 근무가 아니라
할배 얼굴은 그저 스치듯이
봤는데 그때도 할배는
나에게 같은 말씀을 하셨었죠.
“일요일 오후에
꼭 들리라”고 말이죠.
내 이름은
기억하시지 못하지만,
내 얼굴을 기억하시고
볼 때마다 그 말을 하시니
괜히 기분은 좋았습니다.
이왕에 하는 일인데,
“친절한 직원”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게을러 터진 직원”이라는
이야기를 듣는거보다는
훨씬 더 좋죠.^^
일요일이 지나고 다시
근무에 들어갔지만 나는
지층 근무가 아니라 따로
G할배를 찾아 뵙지는 않았고,
지층 근무를 하는 동료에게
“G할배께 내 안부를 전하라”고
하니, 나중에 돌아온 동료는
“내 선물”이야기를 했죠.
G 할배는 “내 선물을 잘
챙겨 놨으니 언제든 와서
가져가라”하셨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나는
다시 근무에 들어왔죠.
철야 근무라 지층과 1층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데
마침 G할배께 드려야 하는
약도 있어서 할배 방에
들렸더니만 너무 오랜만이라
반가워하시며 얼른
내 앞에 내미는 것은
초콜렛 한 상자.
“이게 한 10유로 상당하는
초코렛이라고
내 아들이 사왔어.”
헉^^;
깜짝 놀랐습니다.
할배가 나에게 주시려던게
2~3유로 정도 하는
나름 소소한 초코렛일거라
생각했는데, 나에게
내미셨던 팁10유로로
초코렛을 사주셨네요.
내가 오해했었나 봅니다.
팁이라 하셔서 거절을 하니,
그럼 “초코렛을 사서
당신도 먹고, 나도 먹고”
하시기에 할배가 초코렛을
사다달라 하시는거라
생각했었는데, 할배는
그 10유로를 나에게 주시고
싶으셨고, 돈은 안된다 하니
그걸 초코렛으로 바꿔 주신거죠.
나는 잘 해드린 것도 없는데,
날 특별하게 생각해주시면
저는 감사하면서도
죄송합니다.
당신의 다리에 로션을
조금 더 시간을 들여서
발라드린 것 뿐이라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가
나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보답인데 받기에 부담스러운
초코렛을 주시면 이걸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도 되고 말이죠.
주시는 것이니
감사하게 받았고,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할배께 소소한 선물을
챙겨드려야 할거 같습니다.
받고 입닦기에는 조금 큰
선물을 주셨으니 말이죠.
내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일하는 것을 알아주시는
G할배 같은 분이 계셔서
요양원에 일할 맛이 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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