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유럽의 물가가
하늘을 찌른다고 하지만,
실제로 유럽 슈퍼마켓의
식재료 가격들은 다른 나라들,
한국이나 심지어 동남아보다
훨씬 더 저렴합니다.
겨울철이면 감귤류 1kg짜리를
단돈 1유로에 맘껏 즐길 수 있고,
중국이 원산지라는
아이 머리통만한
포멜로도 2유로 이하에
구입이 가능하죠
한국에서는 보기 귀한
포멜로를 필리핀에서는
한국 돈으로 5,000정도
줘야 사먹을 수 있는데,
오스트리아에서는 그 반값,
때로는 그 반의 반값에
즐길수도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제철 과일이나 야채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고,
가깝게는 차로 한두시간이면
옆 나라로의 여행도 가능하니
조금만 부지런하면 더 알뜰하게
장을 본 후에 돈을 모아서
더 많은 곳을 여행 다닐 수 있는
곳이 바로 유럽입니다.
하지만 유럽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인종차별을 당하기도 하고,
사람들의 일하는 속도는
속이 터지도록 느리고,
생각지도 못한 것에 터무니
없는 가격을 내야하는
경우도 종종 있죠.
신문에서 보면 열쇠를
잃어버려서 열쇠공을 불렀는데,
열쇠공이 600유로를
요구했다나 뭐라나?
그 당시에는 아쉬우니
일단 요금을 지불한 후에
나중에 여러 곳에 알려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고!
내가 제일 억울한 것은
바로 은행. 은행에서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데,
나는 내 계좌 사용료로
한달에 6유로 상당을 내야합니다.
아니, 내가 솔선해서
내는 건 아니고,
자기네가 알아서 내 계좌에서 “
사용료”명목으로 돈을
빼 가버리죠. ㅠㅠ
인터넷 뱅크를 이용하면
이용료가 없는 계좌도 있기는 한데,
이것도 1~2년이 지나면
다 유로로 전환이 되니,
무료를 원한다면 주기적으로
은행을 갈아타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월급 등이
들어오는 계좌인데 매번
바꿀 수가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내는 것이 바로
은행계좌 이용료입니다.
인건비 비싼 유럽에도
직원들이 손님들에게 서비스
하는 곳은 바로 슈퍼마켓.
대형 슈퍼마켓의 경우는
햄 코너, 생고기 코너,
빵 코너 등에서 전문교육을
받은 직원들이 손님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전문교육을 받았다니
무슨 슈퍼마켓에서 고기나
빵을 파는데 교육을 받아?
싶으실테지만, 유럽은
“견습공 제도”라는 것이 있고!
https://jinny1970.tistory.com/516
슈퍼마켓에서도 중학교를
졸업하는 15살 내외의
아이들을 모집해서 3년동안
견습 생활을 하는 중에 빵, 고기,
햄, 카운터등으로 자신이
흥미있는 곳으로 갈수 있죠.
예를 들어 빵을 파는 코너의
직원들은 빵의 반죽까지는
아니더라도 본사에서 들어오는
빵들을 어떤 온도에
얼마나 구워야 하고,
어떤 빵 종류가 있는지
정도는 알고 있을 겁니다.
아마도 정육 코너의 직원들은
소고기나 돼지고기에는
어떤 종류가 있고,
각각의 부위는 어디쯤이며,
어떻게 썰어야 고기가 연해지고,
각각의 부위로 어떤 종류의
요리를 할 수 있는지 정도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생각이죠.
광고에는
“구이용 고기”라고 했지만,
파는 용도야 어떻건간에
고기를 사다가 요리하는
사람 마음이니 나는 이걸로
슈니첼(오스트리아 돈까스)을
할 생각이었죠.
그래서 정육 코너
직원에게 주문을 했습니다.
“고기를 얇게 썰어서 1kg주세요.”
직원은 나에게 이 정도의 얇기는
되는지 몇 번이나 보여줬고,
슈나첼을 하려면 어차피
두드려서 펴야 하니
그리 얇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을 했죠.
그렇게 다 썬 고기를 담은
봉투를 주는데 붙어 있는
가격표가 이상타!
“전단지에는 분명히 kg당
6,99유로인데, 왜 내가 받은
가격표는 7,99유로인공?”
내가 어쩌다 1유로의
총을 맞은 것인지 얼른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이거 kg당 6,99유로
아니었어요?”
“맞아요.”
“근데 왜 나는 kg당 7,99유로
가격표가 붙어있죠?”
“제가 썰어드렸잖아요.”
언제부터 정육코너에서
고기를 썰어주는데 1유로의
서비스료를 받았던고?
내가 외국인이라고
나한테 총 쏜겨?
집에 가서는 얼른 이 억울한 사정을
남편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당신 알아?
Spar슈파에서 고기를
썰어주는데 1유로나 받는다.”
마눌의 말이 조금 황당하기는 한데,
일단 1 유로가 걸려있으니
짠돌이 남편이 급검색을 하는듯
하더니 나에게 인터넷 속의
슈퍼마켓 전단지를 보여줍니다.
“이거 맞아?
Kg당 6,99유로?”
“응, 거기는 6,99유로라고
적혀있잖아.”
노트북 화면 속의
전단지를 살피던 남편이
피식 웃으면서 한마디 합니다.
“덩어리로 사야하는데
썰어줘서 추가요금을 받은거네.”
원래 덩어리로 파는 건데
썰어드리면 추가요금이 있다고
말해줬으면 굳이 썰어 달라고
할 필요는 없는 거였는데..
나는 몰랐던 일이니
1 유로의 수업료를 내고
알게 된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정육 코너의 직원들은
손님이 원하는 고기를,
손님이 원하는 취향대로
썰어서 파는 것이 당연한 그들의
서비스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동안 내가 간과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단지에 있는
고기를 팔 때의 조건이죠.
“im Stueck ”덩어리 째로
“Geschnitten”
썰어진 상태로/썰어서
덩어리로 파는 고기들은
구이용이니 kg단위로
사다가 양념해서
오븐에 굽는 용도이고,
썰어서 파는 건 슈니첼이나
삼겹살등 프라이팬에 구워서
먹을 수 있는 거죠.
내가 샀던 고기는
“im Stueck”덩어리로 파는 고기라
고객이 썰어서 달라고 하니
썰어서 준 것이고,
거기에 자신이 일한 대가로
1유로를 청구한 거죠.
그날 이후 나는 슈퍼마켓의
고기 전단지만 보면
유심히 봅니다.
과연 어떤 부위들은
덩어리로 팔고,
어떤 부위들은
썰어서 파는 것인지,
덩어리로 파는 고기를
썰어달라고 했다가 추가요금을
1유로 낸 후에 생긴 버릇이죠.
가끔 ““im Stueck 덩어리 “이나
“Geschnitten썰어서”로
파는 고기도 있습니다.
이런 고기는 덩어리로
살수도 있지만,
썰어 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고,
이런 경우에도 추가요금은
받지 않는다는 일종의 조건이죠.
유럽에 오래 살아도
모를 수 있는데,
나는 슈퍼마켓 정육 코너의
숨어있는 “추가요금 1유로”
찾아냈으니 이걸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추가로 1유로까지 내면서
“고기를 썰어주세요”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텐데..
사전에 “썰어드리면 서비스료가
추가됩니다”라는 예고없이
영수증에 그냥 올려버리는 건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총맞은 꼴”이 되어버리니
말이죠.
유럽에 사시는 분들,
혹은 유럽 여행 하시는 분들!
저처럼 모르고 총맞지 마시고,
총맞은 제가 알려드리는 팁을
참고하셔서 정육 코너 전단지를
보실 때는 꼭 확인하시기 바래요.
“덩어리”로 파는 것인지
“썰어서”파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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