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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이야기

옆집꼬마가 나에게 한 “니하오” 인종차별일까?

by 프라우지니 2020.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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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옆집에 사는 꼬마.

 

요새는 녀석이 마당에서 놀때나 보게되고, 녀석도 나를 아주 가끔 보지만,

나는 그녀석이 엄마 뱃속에 있을때부터 봐왔죠.

 

옆에 사는 아낙이 배가 산만할 때 처음 봤는데,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가 옆집의 잔디밭을 어슬렁 거리고 걷나 싶었더니 쫑알대며 말을 하고, 어느순간 학교를 가는 나이가 되었죠.

 

그 옆집꼬마가 나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니하오~”라고!

 

이건 인종차별일까요?

 

그 녀석은 옆집에 사는 검은머리 동양 아줌마한테 아는체를 하고 싶었던거죠.

 

이 말을 하는 녀석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나 중국인 아니야~“

 

그녀석의 엄마도 옆에 있다가는 “저 아줌마는 한국 사람이잖아~”

 

괜히 아는체 해 보려다 물먹은 빈센트. ^^;

 

저녁에 퇴근하다 또 보게 된 옆집 식구,

마당에서 바비큐를 해서 저녁을 먹고 있었죠.

 

 

 

 

“할로(안녕)~”하고는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날 불러 세우는 녀석의 엄마.

 

“잠깐만 기다려봐, 우리가 뭘 찾았어! 빈센트 빨리 말해야지!”

 

엄마가 재촉을 하니 빈센트라 뭐라고 말을 하는데 잘 못 알아 들었습니다.

내가 못 알아 들으니 녀석의 엄마가 말을 합니다.

 

“좋은 하루 (한국어로)!”

 

인터넷에서 한국어로 인사를 어떻게 하는지 검색을 했나봅니다.

Guten Tag 굿텐탁 (좋은 하루/오후)

 

하지만 한국에서 사람을 만났는데 “좋은 하루”라고 하지는 않죠.

가장 일반적인 것이 Hello 헬로우 (안녕하세요!)

 

나에게 인사를 하고 싶었던 빈센트를 위해 녀석의 엄마가 인터넷 검색까지 했던 모양입니다. 발음이 어눌해서 알아듣기는 힘들었지만 띄엄 띄엄 말하는 “좋은 하루”.

 

녀석도 나에게 “좋은 하루“라 이야기를 했는데, 녀석의 말을 완전 알아듣기 힘들었고, 녀석의 엄마 발음도 그리 신통치 않아서 한 번에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좋은 하루“보다는 하루중 아무 때나 만나도 그냥 ”안녕하세요“라고 해!”

“그건 너무 어려워!”

“그럼 짧게 ”안녕“이라고 하기도 하고!”

 

외국인들에게는 발음하기도 힘들도 기억하기도 힘든 안녕입니다.^^;

 

 

구글에서 캡처

 

유럽여행을 한 사람들이 많이 당했다는 인종차별.

 

상대방은 긍정의 의미이건 부정의 의미이건 “니하오=인종차별?”

 

여행 온 사람들은 대부분 “니하오 = 인종차별”로 인식을 하고, 유학이나 주재원으로 유럽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니하오=인종차별”이라고 생각을 한다죠?

 

이 말을 해온 상대가 누구건 간에 이건 다 인종차별일까요?

 

저는 과연 옆짚 꼬마에게 인종차별을 당한걸가요?

그런 아니죠.

 

나에 대한 관심이고 호기심이 이런 인사를 한 것이죠.

 

인터넷에 찾아보면 니하오를 들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방법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의도에 따라서 니하오가 인종차별이 아닐수도 있는데 말이죠.

 

우리나라에도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한국에 오는 사람들은 다 미국 사람이니 무조건 “헬로우~”

 

백인들이 다 미국인은 아니고, 다 영어를 하는 것도 아닌데..

“백인 = 미국인“이란 공식이 있었죠.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지만 아직도 백인을 보면 “헬로우~”하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을겁니다. 나와는 다른 외국인에게 보이는 일종의 호기심 같은 것이겠죠.

 

왜 유럽 사람들은 동양인만 보면 “니하오”라고 할까?

“니하오”가 아니면 “곤니치와, 아리가또?”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몰라서 그러는 겁니다.

우리가 “백인=미국인“ 생각하던 때의 그 방식인거죠.

 

 

구글에서 캡처

 

한마디로 말하면 “무식”해서 그러는 겁니다.

 

어디서 배운 적이 없는데 아시아에 몇 개국이 있는 건 어떻게 알 것이고,

각각의 나라가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거죠.

 

같은 아시아 국가지만 중국인에게 “니하오“하는 건 인사이고, 한국인에게 ”니하오”라고 하면 인종차별이 될수 도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그런는 거죠.

 

거리에서 예쁜 아시아 관광객에게 관심이 있다는 의미로 하는 “니하오”일수도 있고, 나와는 다르게 생긴 외국인에게 호기심에 하는 인사로 “니하오”일수도 있습니다.

 

유럽인들은 우리와 다른 교육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의 의무교육은 9년 (중학교까지)

초등학교 4년 (7살~10살)

중등학교 4년 (11살~14살)

 

의무교육인 9년을 채우기 위해서 가는 곳이 일종의 “직업의 세계 1년과정“

 

15살에 자신의 직업을 선택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삶의 현실에 뛰어듭니다.

모든 기능공들은 다 중학교 졸업한 15살에 실습생 (일명 시다)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나는 제과점(제과사/제빵사)에서 일하고 싶다?

 

그럼 15살에 일단 자신이 3년간의 직업학교를 다닐 동안 실습할 제과점을 찾습니다.

 

제과점에서 자신을 실습생으로 받아준다는 약속을 받고나면 그때서야 직업학교에 가는 거죠. 1주일에 하루는 학교에 가서 이론을 배우고, 나머지 4일은 제과점에서 일을 합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우리나라에도 예전에는 이런 제도였죠

 

미용사가 되려면 미용실에 시다로 들어가서 열심히 바닥부터 청소를 해야 한다는..

미용뿐 아니라 동네 양장점 같은 곳에서도 기술을 배울 사람들을 이렇게 모집했죠.

 

유럽은 아직도 이 제도를 준수하고 있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516

유럽 직업의 세계속 실습생 제도, Lehrling 레링

위 포스팅은 오래전 정보임을 알려드립니다.

 

미용학원에 가서 배우고, 시험 봐서 미용실 차리는 이런 속성과정은 없습니다.

 

무조건 실습생으로 가서 일하고, 3년 과정의 직업학교를 마친 후에 시험을 봐야 기능사가 되는 거죠.

 

아! 여기서 잠깐!

 

우리나라는 화이트 컬러하면 기본적으로 양복을 입고 다니는 대졸 이상의 학력자.

하지만 유럽에서 “멋진 양복”은 학력과는 무관합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호텔/관광/사무직은 중졸임에도 직업의 특성 때문에 화이트컬러처럼 명품 브랜드의 옷을 입고 다니는 경우가 많이 있으니 말이죠.

 

제 주변에서 보면 고학력 (대졸이상 석사, 박사)들 중에 빼입고 다니는 사람들 못 봤습니다.

 

회사에 출근할 때도 청바지에 남방 정도, 여름이면 폴로셔츠를 입고 다니죠.

 

유럽에서는 학력과 옷차림은 전혀 상관이 없으니 옷차림을 상대방의 학력을 짐작하지 마시라~

 

유럽, 오스트리아에서도 상대방의 학력에 따라서 대하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이름 앞에 붙는 타이틀(석사/박사)에 따라서 대우가 다르죠.

 

 

 

인터넷에서 캡처

 

3년 과정의 실습을 하는 동안에 가게에서는 매달 월급도 나옵니다.

 

첫해는 매달 515유로, 두 번째 해에는 매달 611유로, 마지막 해에는 매달 695유로.

 

보통 실습 마지막 해에는 1500유로 선을 받는 직업군이 많은데, 미용은 팁이 많이 나오는 직업군이여서 그런지 다른 직업군보다 월급이 심하게 짜네요.

 

저 같은 경우는 직업교육을 받는 2년 동안 제 실습 요양원에서 매달 300유로의 월급을 받았습니다. 노동청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 노동청에서 매달 700유로정도를 추가로 지급했지만 말이죠.

 

다른 유럽국가도 마찬가지겠지만..

오스트리아 대학 진학률을 20~30% 이하입니다.

 

나머지 70% 정도는 다 중학교 졸업해서 15살 나이에 사회에 뛰어들어 실습생으로 일하고 월급 받으면서 삶을 시작한다는 이야기죠.

 

이런 사람들이 어디서 “니하오”가 인종차별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배울 수 있을까요?

 

실습에 직업학교를 다닌다고 시간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시간이 남는다고 아이들이 공부를 하지는 않죠. 애초에 공부와 인연이 없어서 일찌감치 기능직으로 나온 아이들이 대부분일 테니 말이죠.

 

실습지에서 받는 월급으로 경제적 여유까지 생긴 아이들이 담배를 배우고, 남자/여자를 알고 연애를 하고 살림을 차리고, 아이를 낳고~ 뭐 이렇게 이들의 삶은 진행이 됩니다.

 

내 주변의 동료들도 대부분은 다 10대에 아이를 낳았다고 합니다.

이건 내 나이 또래의 중년 이야기가 아니라 아직 20대인 동료들도 마찬가지죠.

 

너무 일찍 시작한 사회생활이 삶을 사는 데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는 거죠.

 

머릿속의 지식은 14살 중학교 과정에서 성장이 멈춘 상태이고, 이 이후로는 자신이 먹고 사는 직업이나 기술을 배우면서 쌓는 경험이죠.

 

아직 자신이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를 15살에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옆 사람이 담배 피우니 따라 피우고, 문신을 하니 덩달아서 하고, 어쩌다 보니 임신을 하게 됐고 아이를 낳으면서 자신의 생각지도 못한 인생을 살고 있는 거죠.

 

 

인터넷에서 캡처

 

유럽의 재미있는 다큐 프로그램 중에 “10대 엄마들이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신도 철이 안든 상태에서 임신을 해서 아이를 낳은 아이들의 이야기죠.

 

사진의 프로그램은 독일 방송에서 하는 건데, 오스트리아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14살에 첫아이를 시작으로 19살에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버린 아이.

 

같은 10대인 남친도 아이 아빠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기고 하고, 버리고 떠나는 경우도 보여주고, 이렇게 방송을 타기 시작한 십대엄마는 얼떨결에 “유명인”이 되기도 하고!

 

제 눈에는 참 걱정스러웠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십대 엄마들의 이런 다큐를 보고 자라는 아이들이 “나도 저렇게 살아도 되겠네!”하고 받아들일까봐 걱정이 되더라구요.

 

아직도 우리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해서 괜찮은 남자/여자를 만나서 양가의 축복 속에 결혼 하는 것이 옳다고 믿고 있고, 고등학교도 졸업하기 전에 남자랑 눈 맞아서 도망가서 아이 낳고 사는 딸이 있다면 호적에서 파버려야 하는 몹쓸 딸자식이죠.

 

문화와 언어를 넘어 사람 사는 것이 다 똑같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다릅니다.

받아온 교육과 살아온 환경에 다르니 같은 단어를 이해하는 방법도 다르죠.

 

그들은 분명히 반가움과 호기심에 하는 인사 “니하오”일수도 있습니다.

물론 개중에는 대놓고 인종차별을 하려고 의도인 경우도 있겠죠.

 

내 딴에는 반갑게 인사를 했던 것인데 돌아온 대답은 화가 난 얼굴!

그리고는 “뭐라고? 인종 차별 이라고?

 

누구도 나에게 말을 해주지 않았었다.

내가 하는 “니하오”가 상대방에게 모욕감을 주는 인종차별이라고!

 

이렇게 생각하는 유럽인들이 없지는 않을 거 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옆집 꼬맹이의 “니하오”인사에 오늘은 두서없는 글을 썼습니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시는 것이 가장 쉬울 거 같습니다.

 

무식해서 그런 거라고! “니하오”가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할 수도 있는 말이라고 알려준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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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지난 여름 우리부부가 했던 "도나우 자전거 투어"의 시작입니다.

 

린츠역에서 자전거를 가지고 열차를 타고 비엔나가는 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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