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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나는 외톨이

by 프라우지니 2024.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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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근무하면서 알았습니다.

내가 외톨이라는 것을!

 

병동내 직원들은

끼리끼리 어울립니다.

현지인 직원은 현지인 직원끼리,

외국인 직원은 외국인 직원끼리!

 

나는 현지인 직원하고도

어울리지 않지만,

외국인 직원하고도 어울리지 않죠.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우리 병동에 외국인 직원이

아주 귀할 때 들어와서 병동의

현지인 직원들에게

온갖 차별을 다 받았었죠.

 

요양원의 말단 직인 청소부부터

요양보호사를 보조하는 도우미까지

나를 만만한 콩떡으로 생각해서

자기네가 꼴리는대로

잔소리를 해대곤 했었습니다.

 

 

내 베프(?)인 남편과 보내는 여가시간.

 

 

병동 도우미는 내가 목욕탕

근무를 할 때마다

수건을 너무 많이 쓴다

말도 안되는 잔소리를 해대며

텃새를 부려 수건을 쓸 때마다

도우미의 눈치를 보기도

했었습니다. ㅠㅠ

 

나는 몰랐던 그 당시

우리 병동의 분위기는 별로

 

내가 신입 정직원일때

직원이 딸리는 우리 병동에

옆 병동에서 온 (외국인)직원이

몇 달 근무를 했었습니다.

 

그때 근무를 잘하고 다시

자기 병동으로 돌아갔던 직원이

7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때 우리 병동의 분위기를

이야기 해주네요.

 

http://jinny1970.tistory.com/1979

 

나에게 좋은 동료, 밀라나

제가 실습하는 요양원은 2개의 병동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2병동으로 3병동에 근무하는 직원하나가 지원을 왔었습니다. 3 병동의 어르신들은 씻을 때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이 대

jinny1970.tistory.com

 

 

7년 전에는 대부분의 직원이

현지인들이라 끼리끼리

똘똘 뭉쳐서 근무를 하고,

수다를 떨어대서 외국인 직원들은

개밥에 도토리 같은 신세였죠.

 

외국인을 대놓고 싫어하는

직원도 있었지만,

친절한 직원도 있어 난

우리 병동의 분위기가 나름

좋은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외국인 직원의 비율이 많았던

옆 병동 직원의 눈에는

우리 병동이 텃새도 심하고,

적응하기 힘든 환경이었나봅니다.

 

7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직원의 비율은 많이 바뀌어서

이제는 반반까지는 아니지만,

외국인 직원의 비율이

30%정도는 되죠.

 

나는 애초에 현지인 직원과도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없었지만,

외국인 동료들이 늘어난 지금도

친하게 지내는 동료들이 없습니다.

 

일단 저는 근무중에는

근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일하러 와서는 근무중에

복도에 서서 우리 아이가…”부터

시작해서 우리 집 강아지까지

아주 다양한 이야기로

수다의 꽃을 피워대는 직원들이

솔직히 나는 참 못마땅합니다.

 

 

https://pixabay.com

 

 

그래서 저는 가능하면

근무중 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지도 않고,

남에게도 묻지 않죠.

 

뒷담화 천국인 병동이라

내가 혹시 주어들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 주인공인

외국인 직원들에게

조언을 해줄 때도 있고,

따끔하게 한마디 할 때도

있습니다.

 

그들이 내 말을 신경써서

듣건 말건 그건 그들의

선택이지만 말이죠.

 

바쁜 오전을 보내고,

조금 한가해진 오후에

50대 중반의 현지인 직원

둘이서 그들만의 수다를

떨어댔습니다.

 

한 동료는 요새 다 때려놓고

단추만 누르면 되는 슬로우 쿡

전자제품을 샀던 모양인데,

그걸로 해 먹은 요리가

엄청 다양하고, 태블릿으로

요리법을 보면서 할 수 있어서

너무 편하다는 이야기를 했고,

또 다른 동료는 딸내미가

킬리만자로 등반을 위해서

아프리카로 갔는데, 까만 흑인들

세상에 혼자만 백인이라 어디를

가도 눈에 띈다나 뭐라나??

 

잠시 시간이 있어서 잠시

그들의 옆에 앉기는 했지만,

그들의 대화에 내가

끼여들 자리는 없죠.

난 그냥 옆에서 조용히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어딘가에서 호출벨이 울려서

그 자리를 떴죠.

 

 

 

외국인 직원들도 끼리끼리

수다를 떨어댑니다.

 

필리핀 출신 직원이

한 달간 휴가를 갔다 왔는데,

잘 갔다 왔냐고 물으니

나에게는

스트레스만 받았다

대답을 하더만,

흑인 직원이 물어보니

자기 핸드폰의 사진까지

보여주면서 여행 이야기를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수다를 떨어대던

외국인 동료 두 명은 내가

생각하는 성실한 직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부류입니다.

 

근무중 일을 하기 보다는

입 터는데 시간을 더 할애하는

타입이라 둘 중에 요양보호사인

직원에게는 할 일을 지정 해야지

안 그럼 둘이 서서 수다로

하루를 보낼수도 있는

타입들이죠.

 

원래 수다를 떨면서

친해지는지는 모르겠고,

근무중 서서 끼리끼리

수다를 떨어대는데,

나는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오로지 일만 합니다.

 

근무중 현지인은 현지인들 끼리,

외국인은 외국인들 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어대면서 친구를

만들고 있는 거 같은데,

나만 수다를 떨 상대가 없는

외톨이가 되는 거 같아서

조금은 소외된 기분이 든 오늘.

 

 

https://pixabay.com

 

 

그렇다고 근무를 하면서

친구를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일을 하러 왔으면

성실하게 일을 하는 것이

직원의 도리이고,

아무리 찰나의 순간이라고 해도

복도에 서서 수다를 떨어댄다면

덧없이 지나가는 시간이겠지만,

도움이 필요한 병동 어르신의

방에 찾아다닌다면 정말

보람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으니 말이죠.

 

내가 알고 있기로는

현지인 동료들끼리 왓츠앱에

방을 하나 만들어서 매달 근무표가

나오면 그날 근무하는 직원이

사진을 찍어서 올리기도 하고,

이런저런 정보를

교환한다고 알고있죠.

 

얼마 전에는 필리핀 출신

요양보호사인 M에게

흑인 도우미 M과 남미 출신

요양보호사 L과 왓츠앱에서

친구를 맺었다는 이야기를

해왔는데, 그러냐? 하고는

말았습니다.

 

같은 외국인이라고 해도

출신국이 다른 만큼이나

근무하는 태도도 너무 다르고,

생각하는 방식도 성격도

너무 다른 인간형들이라

(! 하나 있네요.

셋 다 말이 겁나게 많다는 것.)

그들과 개인적으로 만날

생각은 절대없죠.

 

밖에서 만난다고 해도

대화도 안되고, 공감도 안되고,

취향도 나랑 안 맞는 사람을

만나서 스트레스를 받느니,

나는 그냥 앞으로도 외톨이로

지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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