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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요양원에서 부르는 제망매가

by 프라우지니 2022.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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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5개월간의 장기 휴가중이지만,

요양원 관련글은 주기적으로

올라올 예정입니다.^^)

 

요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죽음을 자주 목격합니다.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이

대부분은 90대 중반이시고,

몇몇 분들은 하늘 가는 날

간절히 손꼽아 기다리시니

그런 분들이 돌아가시면 병동의 직원들은

당연한 일인 듯 받아들입니다.

 

대부분은 잘 가셨다라는 말이

나오는 죽음입니다.

 

 

 

사실만큼 사셨고, 당신도

“(삶은) 이제 그만~”이라 하셨으니 말이죠.

 

간만에 근무에 들어가서

직원 회의록에 돌아가신 분들의 이름

봐도 무덤덤하게 반응하는 것이

요양보호사들이죠.

 

근무중에 다른 층에 사시는

어르신이 돌아가셨다는

소리가 들려도 그런가부다”.

 

낙상을 하셔서 병원에 실려 가셨고,

퇴원해서 돌아오시는 줄 알았는데,

사망 소식이 와도 그런가 부다

 

그런가 부다가 되는 요양원

어르신들이 죽음이지만,

가끔은 너무 황당해서

뭐라고?”하는 경우도 있죠.

 

분명히 건강하셨던 분이셨는데,

뇌출혈 증상이 있어서

병원에 실려 가셨고,

뇌출혈이 있었으니 전보다는

조금 더 도움이 많이 필요하시겠구나..

했었는데 병원에서 돌아가셨다니!

 

그런 분들을 제외하면

요양원 어르신들의 죽음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요양보호사이고 저 또한 그런 태도였죠.

 

죽음을 당연하고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7년차 요양보호사지만,

어떤 죽음은 퇴근 후 머리 속이 복잡해지기도 하죠.

 

정말 그분은 가노란 말도 못하고

가실 정도로 시간이 없으셨던 것인지……"

 

 

https://pixabay.com

 

지층에 사셨던 70대 초반의 R.

 

위 사진처럼 수염을 자랑처럼

기르셨던 분이시죠.

 

한쪽다리를 무릎쯤에 절단을 하셔서

휠체어를 타시기는 했지만,

그래도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겨 앉으시는 건

도움없이 하시는 분이셨지만,

다른 건 직원의 도움이 필요하신 분.

 

처음에는 모든 도움을 다 거절 하셔서

R씨를 대하는 것이 참 힘들었죠.

 

아침에 세수하고, 씻고, 옷을 갈아 입혀

드리는 간병도 거절하시고,

1주일에 한번 목욕하는 날에도

안 하시겠다고 하시고,

가장 중요한 기저귀 갈기도

거절을 하셨죠.

 

씻거나 목욕은 안 하시겠다면

계속해서 강요 할수는 없지만,

큰일을 본 상태의 기저귀는

자주 갈아줘야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데,

기저귀 갈기를 거부하시니

초반의 R씨를 간병하는 건

정말 힘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요양원에서 지내시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무조건 거절하시던 R씨가

직원들의 도움을 받기 시작하셨죠.

 

모든 직원들의 도움을 다 받는 건 아니지만,

내 도움은 편안하게 받아들이셨던 R.

 

 

 

내가 지층 근무를 들어갈 때마다 천사

또는 여왕으로 날 부르셔서,

나한테만 사용하시는 호칭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지층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에게 사용하시던 호칭이더라구요.^^

 

R씨의 방에 들어가서 확인 왔어요~”하면

알아서 바지를 벗어 기저귀를 갈수 있게

준비를 할 정도로 직원들을

배려해 주시던 분이시죠.

 

그날 지층에 근무를 들어가서

아침에 R씨방에 들어가니

날 보며 큰 소리로 말씀을 하셨죠.

 

내가 움직일 수가 없어,

왼쪽 팔이 안 움직여.”

 

평소와는 다르게 침대 시트도

다 소변으로 젖은 상태이고,

아무래도 상태가 이상해서

간호사를 호출했습니다.

 

간호사와 함께 R씨의 기저귀를 갈아드리고,

혹시나 병원에 갈 수도 있으니

새 셔츠를 갈아 입혀드리고,

오물에 젖은 침대 시트도 바꾼 후에

간호사는 의사에게 연락해서

R씨의 상황을 이야기 한 후에

구급차를 불러서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요양원에 사시는 분 중에

뇌출혈이나 뇌졸중이 자주

있어서 대충의 증상은 알죠,

 

왼쪽 팔을 잘 못 쓰겠다고 하셨으니

아무래도 뇌에 문제가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날 오후 5. 병원에서 R씨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아침에 간병을 해드릴 때만 해도

왼쪽 팔은 사용하기 힘들다 하셨지만,

기저귀를 갈 때 궁디를 번쩍 들어서

우리가 편하게 일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실 정도로 신체상으로는

건강하셨는데, 그분이 돌아가셨다니..

 

갑자기 제망매가가 생각이 났습니다.

 

삶과 죽음의 길이 예 있으매

나는 두려워 가노란 말도

못 다 이르고 갔는가?“

 

R씨는 뭐가 그리 급해서

가신다는 말씀도 안하시고,

병원의 침대 위에서 싸늘하게

식어 가신 것인지..

 

R씨는 병실 침대 위에서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로 발견이 되었다고 합니다.

 

R씨의 사망소식에,

아침에 나와 같이 R씨를 간병했었던

간호사가 이야기 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간병이 끝나니

R씨가 고맙다고 하더니,

평소에는 안 하시던 말인데

가실 걸 아셔서 그 말을 한 거 같아.”

 

 

 

병원의 침대에서 숨이 끊어진 상태로

발견된 R씨의 부검을 한다는

연락을 병원에서 해왔었는데..

 

그후 근무에 들어갈 때마다

병원에서 R씨의 사인을 보내왔냐고 물었지만,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동료들은 “R씨가 살기 싫어했으니

잘 가신거다.” 했지만,

건강하셨던 분이 간다는 인사도 없이

너무 급하게 가신거 같아서

내내 마음에 걸리는 R씨이십니다.

 

지금쯤은 하늘에서 잘 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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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J78m0oxl4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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