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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팀 리더를 맡다

by 프라우지니 2022.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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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 근무는 매번 다릅니다.

 

층은 3개로 나뉘고, 매번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이 달라지죠.

 

지층은 혼자서 근무하니

나만 열심히 일하면 뿌듯한 하루를

보낼 수 있지만, 팀으로 일하는

1층이나 2층 같은 경우는 나 혼자만

부지런하게 움직인다고

하루가 뿌듯하지는 않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힘을

합쳐야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죠.

 

함께 팀을 이뤄서 일을 하게 되면,

누군가는 쉴 틈없이 부지런히

병동을 누비면서 일하지만,

같은 근무임에도 누군가는

대놓고 일을 안하고, 누군가는

가능한 해야 할 일을 피하려고 몸부림치죠.

 

 

 

팀을 짤 때도 근무연수에 따라

다양하게 조합을 해야하는데,

가끔 팀을 보면 조금

어이없을 때도 있습니다.

 

자기네가 편 먹고 싶은데로

팀이 짜는 모양입니다. ㅠㅠ

 

같은 일을 해도 20년이상 근무한

직원은 이제 막 일을 시작한

직원보다 경력도 있고,

월급도 500유로이상 더 받지만,

그렇다고 그만큼 더 모범적으로

일을 하지는 않죠.

 

그날 근무는 원래 내가 일해야

하는 날이 아니었습니다.

 

남미 출신의 직원이 매주 금요일은

물리치료 진료가 있다고 사정을 해와서

바꿔준 근무였죠.

 

출근해서 그날 근무표를 보니

조금은 당황스러운 조합.

 

.. 외국인들을 한 팀으로 몰아버렸구나.”

 

 

내가 지층에 근무했던 날의 근무표

 

1층은 간호사 한 명에 경력 20~30년된

현지인 직원이 3명인데,

내가 근무하게 될 2층은 근무 연차도

짧은 외국인들 총 집합입니다.

 

현지인 2, 한국인, 아프가니스탄인,

필리핀인, 마케도니아인.

 

현지인 2명중 한명은 간호사라

우리와 팀이라고 해도 근무중 별로

부딪힐 일은 없고, 또 다른 한명은 실습생.

 

일단 그날 간병 일을

하게 될 직원은 총 5.

 

뺀질거리는 아프가니스탄 직원, A

+ 현지인 실습생, S

 

나와 함께 일하게 될 마케도니아 출신

실습생, S와 필리핀 직원, M

 

팀으로 일하면 누군가 앞장서서

일을 나눠야 해야하는데,

뺀질거리는 아프칸 출신의 A

앞장서서 일을 할리는 없고.

 

경력으로 따져보니 그 중에 내가

경력자 5년차 직원이라 일단은

실습생 2명에게 일을 나눴죠.

 

보통 실습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혼자서 일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

바쁜 오전에는 일을 분담해서 나눠주거든요.

 

 

 

뺀질이 A에게 딸린 직원이지만

자기 실습생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니

그냥 내가 다 일을 나눠주기.

 

2명의 실습생이 혼자서도 가능하다는

어르신들의 방을 배정해주고,

뺀질이 A에게도 일을 준 후에

나는 목욕탕으로 갔습니다.

 

보통 일을 나눌 때 남에게는

간병이 힘든 어르신이나

목욕탕을 지정 해 놓고

자기는 편한 일을 하는 직원도 있지만,

그러면 욕 얻어먹죠.

 

내가 일을 나눌 때 현지인 실습생S

대놓고 싫은 티를 냈지만,

S가 일할 때 내가 노는 것도 아니니

각자가 맡은 곳으로!”을 외치고

나는 내 할 일을 했죠.

 

아직 신입인 필리핀 직원M에게는

실습생이 딸렸을 때 어떻게

일을 하는지도 알려줬습니다.

 

실습생은 모든 어르신 커버가

불가능하니 일단 실습생이 혼자 간병이

가능하다는 방을 주고, 실습생이

힘들다는 방은 직원이 가는 거야.”

 

몸으로 하는 일보다는

입을 터는 일을 더 좋아하는 뺀질이 A지만,

내가 일을 분배 하면서

그에게도 간병을 해드릴 어르신을

지정해버리고 나는 목욕탕 근무를

가버리니  어쩔수없이 내가 지정한

어르신 간병을 해드렸죠.

 

 

 

아직 신입인 필리핀 직원, M에게는

근무중 노하우도 알려줬습니다.

 

여름에는 목욕탕 근무가 힘이 든데,

동료들이 도와주지 않아서

땀을 한 바가지나 쏟으며

오전에 5명이나 되는 어르신을

목욕시켰다 하면서 투덜거렸었죠.

 

여름에는 혼자 그날 목욕을 해야하는

모든 어르신들을 다 맡는 것이 힘이 들어,

목욕하실 어르신이 많을 경우는

내가 어르신 두분 목욕은 함께.” 하면

나머지 분들은 다른 직원들이 알아서 하게돼.”

 

뒤에서 투덜거리는 것보다는

대놓고 자기가 할수 있는

일을 밝히는 것이 더 좋죠.

 

내가 리더를 맡았던 날도

목욕을 하실 분들은 네 분이셨는데,

나와 M이 번갈아 가면서 목욕탕에 들어가서

혼자서 해야하는 부담감을 덜었죠.

 

초반에는 내가 일을 분배하는 것에

조금은 불만인 표정이었던

현지인 실습생S.

 

일을 분배하고는 나는 다들 가기

싫어하는 목욕탕으로 가는걸 보더니

유일한 현지인이었던 S

군소리없이 하루를 지냈습니다.^^

 

근무중 실습생이 붙는 직원 중에는

자신이 할 일을 다 실습생에게 미뤄버리고는

그날 하루 탱자거리면서 놀자판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에도 실습생이 대놓고

말은 안하지만 속으로

욕을 한 바가지 하겠죠.

(저도 그랬거든요.)

 

S도 초반에는 내가 할 일을 지정해주니

온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지만,

S가 일하는 시간에 내가 놀지도 않았고,

또 나는 더 힘든 일을 다른이에게

미루지 않고 하는걸 봐서인지

그날 하루 종일 아무런 군소리 없이

내 말을 잘 따라줬죠.

 

 

 

그날 근무에 들어왔는데

자기를 제외한 팀원들이 다 외국인이면

근무 연차가 가장 오래된 자신이

팀을 이끌어야 함에도 살짝 옆으로

빠지는 현지인 직원도 있습니다.

 

누군가 나서서 서로 해야할 일을

나누면 팀이 일하기 수월해지는데,

그걸 나서서 해주지 않으니

가능한 쉬운 일만 하려는

잔꾀를 부리는 직원이 생기고,

또 힘들어서 다들 안 가려는 방을

군소리없이 맡는 직원도 있죠.

 

다 같은 하루 근무인데

누구는 뺀질거리면서 일을 피해 다니고,

또 누군가는 힘든 일을

군소리없이 하게 되는 것은

불평등하다고 생각해서

내가 리더를 한 그날 저는 내 나름대로

직원과 실습생이라는 구분없이

서로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일을 나눠주고 나니 그날 하루 우리

모두는 평안한 근무를 할수 있었습니다.

 

팀으로 일을 해도 서로가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모두가

만족한 근무를 할 수가 있지만,

항상 좋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는 건 아니니..

 

애초에 몇 개의 방을 나눠서

근무를 하게 되면 오히려 하루 종일

자기가 맡은 방의 어르신들에게

더 집중을 할 수 있고,

대놓고 뺀질거리는 직원도

없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이건 관리자가 고민해야 하는 몫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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