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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내 주머니 속의 작은 선물들

by 프라우지니 2022.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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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공무원들에게

선물 주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있듯이

오스트리아에도 그런 법이 있죠.

 

선물을 받으면 안된다는 직업군에

의료인들도 포함이고,

 

오스트리아에서는 요양보호사도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가진 의료인이라

이 조항에 포함이 되죠.

 

선물을 받으면 안되는 직업군

(간호사, 요양보호사)

직원의 대부분인 요양원.

 

원칙적으로는 선물을 받으면 안되지만

실제로는 선물들을 주고, 또 그걸 받죠.

 

나도 꽤 인기가 있어서 쏠쏠한 팁을

받았던 직원입니다.^^

 

확인은 아래에서 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800

 

나는 인기 있는 실습생

완전 겁먹었던 “병원실습”중 내과 160시간 실습이 끝났습니다. 많이 물어보고, 많이 실수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고, 더불어 제가 꽤 인기 있는 인간형이라는 것도 알게 된 시간 이였

jinny1970.tistory.com

 

 

 

요양원에는 참 다양한 것들이

선물로 들어옵니다.

 

어르신의 가족들이 간만에 방문해서

직원들 간식 사 먹으라고 주는 현금도 받고,

그외 과자나 초코렛, 샴페인, 과일, 케익,

슈납스(독주)등등 모든 것을 받죠.

 

..!

 

어르신이 주시는 현찰은 받지 않습니다.

 

제정신인 어르신이 주시는 경우도,

중증 치매 환자인 어르신이 주시는 경우도

다 거절을 하죠.

 

소소하게는 5유로, 많으면 10유로로

그분들의 감사를 표현하고 싶어하시지만,

주시는 돈을 나는 매번 거절합니다.

 

당연히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뿐이니

따로 팁을 받을 필요는 없고,

나에게 돈을 주시려는

그 마음만 감사하게 받죠.

 

당신은 다른 직원 하고는 달라.

내가 너무 고마워!”

 

그런 마음의 표현으로 내놓는 것이

바로 그분들의 쌈지 돈!

 

돈을 거절하는 걸 아시는 분들 중에는

방에는 직원용으로 비치 해 놓는

선물들이 있습니다.

 

당신의 자식들이 사온 간식을

당신이 드시기도 하지만

당신 방에 찾아와서 서비스를 해 드리고

돌아서는 직원들에게도 주시는 용도죠.

 

 

 

내가 그 방에 들어가서 최선을 다해서

어르신을 씻겨드리고,

옷을 갈아 입혀드리고 휠체어에

앉혀드린후 방을 나설때 나에게는

아무 말씀도 안하셨는데..

 

오후에 그 방에 들어갔다 나온 직원이

주머니에서 초코렛을 몇 개 꺼내 놓습니다.

 

우째 이런 일이..

 

나한테는 안 주셨던 초코렛을

내 동료에게 주셨군요.ㅠㅠ

 

사실은.. 어르신들의 방에 갔다가 나올 때

어르신이 사탕이나 초코렛을 주셔도

그걸 받지 않고, 거절해도 억지로

손에 쥐어 주셨다면 그걸 받아 나와서는

휴지통에 버립니다.

 

왜? 치매가 있으신 분들은 큰 일을 본후

그걸 손으로 만져서 기본적으로

손톱에 떵이 끼여있는 경우가 많죠.

 

목욕할 때 손톱 사이에

낀 떵을 빼 드리기는 하지만,

항상 보면 손톱 사이에 꺼멓게 끼여있는 그것.

 

위생상 안전하지 않으니 어르신들이

뭔가를 주셔도 가능한 거절을 하고,

또 굳이 손에 쥐어 주시면

그방을 나와서는 휴지통에 버리는거죠.

 

그래서 그런지 몇몇 어르신들은

낱개로 포장된 초코렛을 애용 하십니다.

 

초코렛도 직접 당신이 주시기 보다는

쟁반 위에 쌓아놓고

당신이 직접 집어가라 하시죠.

 

 

 

당신 맘에 든 직원에게만

이런 멘트를 날리시는 할매께

제 정성을 들여서 간병을 해 드려도

나에게는 안 주시던 초코렛

 

어느 날 오전 간병을 마치고

돌아서는 나에게 하시는 말씀.

 

그냥 나가지 말고, 저기 접시 위에

있는 초코렛 몇 개 집어가요.”

 

할매가 가져 가라 하시는 초코렛보다

나도 초코렛을 주고 싶은 직원

됐다는 것에 기분이 엄청 좋았죠.

 

한 개만 가져 간다니,

적어도 3개는 집어가라는 할매.

 

더불어 냉장고에 오늘 딸내미가

가져온 프럼도 있으니 그것도

한 개 가져가라 하시네요.

 

 

 

볼록해진 내 주머니

 

얼떨결에 프럼 한 개와

초코렛 3개를 얻어서 그 방을 나오면서

나는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할매는 초코렛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들 때까지 직원을 관찰하시는

시간이 필요하셨나 봅니다.

 

그날 이후, 나는 이분 방에 들어가서

종종 초코렛을 얻어 나오고 있습니다.

 

가격으로 따지면 소소하지만,

고마움을 표현하시는 할매의 마음을

가격으로 따질 수는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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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어르신과 요양보호사 단둘이 있을 때의 시간입니다.

 

https://youtu.be/TZFh57NQ9N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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