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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혼자서도 잘해요, 전화번호 이전

by 프라우지니 2022.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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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한,

내가 오스트리아에서 사용하는

핸드폰 번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 하나였습니다.

 

오스트리아에 와서 개통한

전화번호를 지금까지 잘 사용하고 있죠.

 

애초에 전화할 곳이 많지 않으니

사용한 대로 요금이 차감되는

선불카드를 사서는 잘 사용했었고,

 

몇 년 전에는 모든 핸드폰 전화번호는

모두 실명 등록을 해야한다고 해서

실명 등록까지 마친 내 전화번호죠.

 

월정액으로 얼마씩 내는 거 보다는

내가 사용한 만큼 내는 선불카드를

사용하다 보니 내가 내는 전화요금은

정말 새발의 피였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선불카드 충전은

10유로 단위로 살 수 있고,

10유로를 충전하면

유효기간이 1년이나 되어

 

나같이  전화할 곳이 없는

사람의 경우는 1년에 단 10유로로

전화요금을 해결할 수도 있죠.

 

 

월 2,99 유로에 통화200 분 ,문자 200 통 그리고 데이터 200MB

 

꽤 오래도록 사용한 만큼 내는

선불제를 유지하던 내가 몇 달 전에

월정액으로 갈아 탔습니다.

 

10유로 충전하면 몇 달은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는데,

 

내가 이동중에 뭘 잘못

눌렀던 것인지 충전한 지 얼마 안된

10유로의 잔액이 완전 바닥이 난 것을

두 번이나 경험하고 내가 생각 해 냈던

방법이 바로 월정액.

 

월정액이라고 해도 선불카드를

충전하는 건 같습니다.

 

충전 해놓은 금액에서

매달 월정액에 해당하는 금액이

빠져나가는 방법이죠.

 

나는 가장 저렴한 월 2,99유로에

통화 200, 문자 200

그리고 데이터 200MB를 선택.

 

통화 200분은 오스트리아를 포함한

유럽 연합내의 국가와 통화가

가능하다고 어디선가 읽었는데,

내가 외국에 전화 할 일이 없어서

확인을 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모든 월정액이

이렇게 저렴한 것은 아니고,

선불폰이 아닌 기존의 통신사를 이용하면

한국처럼 가입자의 싸대기를 후려치는

비싼 요금제도 있죠.

 

친절한 월 3유로의 월정액 요금은

매달 요금이 차감 되기 전에

안내까지 해옵니다.

 

당신의 계좌에 3유로 이상의

금액이 있어야 3유로가 차감이 되며

이 요금제를 계속 이용하실수 있습니다.”

 

 

 

렇게 만족스럽게 3유로 요금제를

잘 내고 사용했는데,

어느 날 받게 된 문자 하나.

 

주의! 유심 카드가 더 이상

기술 표준을 충족하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우리 통신사의 저렴하고

숨은 비용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유심카드를 무료(수수료 없이)

교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내가 사용하는 유심 카드가

10년도 훨씬 넘기는 했지만,

기술상의 문제까지 일으키는

녀석일 줄은 몰랐는데..

이런 문자를 받고 보니

완전 당황했습니다.

 

빨리 유심 카드로 바꾸지 않으면

내 전화번호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할 거 같은 불안감에

남편에게 달려가봤지만,

 

마눌에게는 사자 교육법

취하고 있는 남편은 마눌이

원하는 조치를 절대 취해주지 않죠.

 

결국은 내가 통신사에

이메일을 보내서 내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문의를 했고,

친절한 통신사의 안내에 따라

전화번호를 이전할 준비를

하던 중에 발견된 문제 하나.

 

내가 사용하는 유심 카드의

PIN/PUK번호가 적혀있는

종이를 못 찾겠다.”

 

 

내가 찾아해낸 종이가 바로 이것.

 

전화번호를 이전하려면

새로 산 유심카드(1,99유로)

전에 사용하던 유심 카드의 PUK번호를

신청서에 적어야 전화번호가

이전이 되는데..

 

둘 중 하나의 PUK번호가 없으면

나는 전화번호를 부득이하게

바꿔야 하는 상황.

 

전화번호를 바꾸면

많은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뀐 전화번호도 알려야 하고,

회사와 모든 관공서에도 알려야 하고,

해야하는 일이 산더미이니

가능한 내 번호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죠.

 

모든 것을 정리정돈 해놓고

사는 남편과는 달리 대충 정리해놓고

사는 마눌에게 오래된 유심 카드의

PUK번호가 적힌 종이 한 장 찾는 건

어려운 일이죠.

 

그렇게 저는 34일동안

종이 한 장을 찾기 위해

대장정의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책장에 있는 파일들을 하나 하나

확인하면서도 찾아보고,

그외 내가 나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파일들을 찾아봤지만

내가 찾고자 하는 종이는 없습니다.

 

제가 그 종이를 찾는 중에 남편은

시시때때로 마눌을 놀려 댔습니다.

 

“PUK 종이 찾았어? 못 찾았지?

아마 못 찾을 걸?”

 

가뜩이나 신경이 곤두선

마눌을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이런 소리를 하다가 몇 대 맞고,

팔뚝을 물리면서도 여전히

마눌의 종이 한 장 찾아

삼만리를 놀리는 남편.

 

혹시 버렸나?”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몇 년 전에 분명히 실명 등록을 하면서

나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어딘가에 잘 둔거 같기는 한데,

못 찾겠다!

 

 

 

그렇게 찾아 헤매던 PUK번호가

적힌 종이를 저는 드디어 찾았습니다.

 

나름 잘 둔다고 지난번에

실명등록을 하면서 가지고 갔던

여권이랑 같이 뒀었네요.

 

드디어 헌 유심 카드와

새 유심카드(1,99유로)

PUK번호는 구비를 했고,

그 다음은 통신사 직원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서 신청서도

작성해서 통신사에 보냈는데,

그 다음 절차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아리까리~

 

남편, 지금 헌 유심 카드가

들어있는데, 전화번호 이전할 때

언제 새 유심카드를 끼워야 해?”

 

몰라

 

당신도 몇 년 전에

전화번호 이전 했잖아.”

 

기억 안 나!”

 

남편은 마눌에게 문제가 생기면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기 보다는

마눌이 잘하고 있는지 옆에서

지켜보는 인간형이라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지켜보다가 정말로 자신이

나서야 할 순간에는 나서지만,

마눌이 해결 가능한 문제 같은 경우는

약 올리며 마눌의 전투력을

상승시키는 역할만 합니다.)

 

 

 

전화번호 이전 신청서를 보내고 나니

다음날 날아온 문자 하나.

 

당신의 전화번호 이전 수속이 끝났습니다.

핸드폰을 껐다가 다시 켜세요.”

 

새 유심카드를 넣고 핸드폰을

다시 켜면 된다는 말로 이해해서

그렇게 했더니만, 유심 카드의

핀 번호를 넣으라는 안내!

새 유심 카드의 핀 번호를 넣고는

남편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당신, 내 핸드폰으로 전화 해봐!”

 

아래층에 있는 남편에게

소리를 지르고 몇 초가 지나니

내 핸드폰이 울립니다.

 

저의 전화번호 이전은 성공했습니다.^^

 

마눌의 행동을 처음부터

지켜보던 남편은 마눌이 혼자

해냈다고 하니 말은 아니지?”를 외치는데

얼굴에는 장한 내 마누라가 보입니다.

 

남편은 한국인 마눌이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어린 딸내미

내놓은 아빠의 마음이죠.

 

저거이 해 내겠나?” 하는 의심의

눈길이기는 하지만,

 차가운 말과는 다르게 끝까지

애정의 눈길로 마눌의 행보를 지켜보죠.

 

 

 

정리정돈하고는 담쌓고 사는 내가

완벽주의자 남편과 살면서 본 것이 있어,

나름 정리하는 버릇을 들이기는 했는데,

아직은 초보 수준이라 매번

뭔가를 찾을 때는 34일의

기나긴 여정을 거쳐야 하죠.

 

이번에 34일동안 찾아

헤맸던 유심카드 PIN/PUK 번호가

적힌 카드는 비닐에 넣어서

중요한 서류를 넣어두는

파일에 넣었습니다.

 

10년쯤 후에 다시 

새로운 유심카드를 사야하고

전화번호를 이전해야 할지 모르니

잘 보관해 놔야 다음 번에는 수월 하겠죠.

 

참 별거 아닌 전화번호 이전인데,

수많은 사건을 거치면서 불안하고,

초조하고, 과연 내 전화번호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의심까지 하고

내 안의 나를 믿지 못하는

시간들도 있었죠.

 

처음에는 구 만리 같이 보이던

구 유심카드 서류를 찾아서

전화번호 이전하기1주일동안

차근차근 해 나가니

결국 해내기는 했습니다.

 

그렇게 오늘 나는 남편의

자랑스러운 한국인 마눌이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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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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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영상 하나 업어왔습니다.

 

작년 9월에 다녀온 크로아티아 여행에서의 아침 산책입니다.

저는 빵사러 가는 길을 산책이라 우기죠.^^

 

https://youtu.be/HgavfTWza0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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