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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초딩남편

by 프라우지니 2021.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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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부부들이

다 우리 같은지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결혼생활은

 

한 편의 장편소설입니다.

 

저는 남편과 살면서 저는 매일

소설의 글감을 얻는 거 같습니다.

 

어떤 날은 명랑 소설이고,

또 어떤 날은 로맨스 소설!

 

어떤 날은 대하 역사소설에,

또 어떤 날은 눈물나는 감동소설까지!

 

이렇게 나는 남편과 살면서

아주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죠.

 

내 남편은 한 명인데, 그 안에 있는 아주

다양한 인물들과 마주합니다.

 

그렇다고 내 남편이 다중인격은 아니니

오해가 없으시길!

 

 

남편과 살면서 나는 가지지 못한

여러가지를 남편에게 배우기도 하지만,

 

초딩 남편을 교육하는 마눌이 되기도 합니다.

 

 

요즘 남편에게 자주 나타나는 건 남편 속 초딩.

 

일부러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속을 뒤집을 생각으로 하는 행동이라면

백발백중입니다.

 

이럴 때마다 내 속이 훌러덩 뒤집어지니 말이죠.

 

같은 상황을 만나도

나는 말없이 바로 처리 해 버리는데,

 

남편은 그 일이 마치 커다란 일 인양

마눌을 불러서는 그것을 보여주고,

 

바로 시정이 되길 원하죠.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내 김치 병을 들어 올리다가

쏟아져서 마눌이 미친듯이 화를 내고 난 후,

 

남편은 내가 해놨던 것처럼

 

자기 피클 병의 뚜껑을

닫지 않은 상태로 두었습니다.

 

마눌도 자기와 같은 실수를 하게끔

장치를 해 놓은 것이죠.

 

사건은 이랬습니다.

 

점심을 먹으려고 김치병도 열어놓고

밥상을 차리고 있는데,

 

남편이 주방으로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주방에 김치 냄새 나면

냄새난다고 궁시렁거리니

 

얼른 김치 병에 뚜껑을 살짝 올려놨던거죠.

 

(남편이 치즈를 먹을 때 냄새 난다고

나도 투덜거리니 피차 일반)

 

남편이 빨리 사라지기를 기다리는데,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내 김치 병을 들어서

옆으로 옮기려고 남편이 김치병을 

제대로 들지 않아서 김치가 엎어져 버렸죠.

 

 

그런데 하필 김치가 내 가방 위로 떨어졌으니

마눌이 1초만에 헐크로 변신!

 

소리 벅벅, 노발대발,

남편이 감당할 수 없는 상태의 마눌!

 

마눌에게 얼떨결에 대차게

한 대 맞은 꼴이 되어버렸던 남편.

 

마눌에게도 같은 상황을 만들어

자기도 화를 내고 싶었던 걸까요?

 

테이블 위에 할라피뇨 피클 병을

올려놓는 꼴이라니..

 

나는 얼른 뚜껑을 닫아서는

다시 냉장고에 넣어버렸습니다. ㅋㅋㅋ

 

 

 

유럽에서는 냉장/냉동고용 주방용 비닐봉투를 사면

그 안에 봉투를 봉할 수 있는

하얀 철사가 들어있습니다.

 

가는 철사 위에 비닐을 코팅한 것으로

봉투를 오므려서 철사로 돌려 묶는 거죠.

 

냉장/냉동고에 야채나 과일을 넣고,

그외 고기 종류도 다 비닐봉투에 넣어서 보관을 하니

생각보다 많이 사용하는 주방용 하얀 철사.

 

 

주방에서 요리를 하면서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주방 바닥에 야채나 고기를 꺼내다가

하얀 철사들이 종종 떨어지죠.

 

요리를 빨리 마쳐야 하니

바닥에 떨어진 것이 보인다고 해도,

 

나중에 치우면 되니

일단 요리에 집중을 하는데..

 

남편은 주방 바닥에서 이런 철사들이 발견되면

그때마다 테이블 위 마눌이 사용하는 컴퓨터나

다른 전자기기의 전선에 이렇게 묶어 놓습니다.

 

요리하느라 바쁜 마눌이 까먹고 줍지 못했다면

주어서 휴지통에 넣으면 되는데..

 

남편은 휴지통 대신에 마눌이

사용하는 전자기기에 묶어 둡니다.

 

남편은 마눌이 떨어뜨린 것이니

마눌이 버리라는 이런 조치를 취합니다.

 

마눌 같으면 남편이 뭔가를 떨어뜨렸다면

그냥 휴지통에 버렸을 것을..

 

초딩 남편은 마눌이 떨어뜨린 것이니

마눌꺼라 이런 모양입니다.

 

 

 

남편은 바닥에 혹은 가구에 뭔가

묻어있는 것을 발견할 때마다

마눌을 불러 대서 마눌이 한마디 했었습니다.

 

 

인간이 왜 그러니? 나 같으면 그냥 닦고 만다.

닦기 싫으면 그냥 둬,

네 마눌이 보게 되면 닦겠지.”

 

이런다고 달라질 남편의 행동도 아니지만,

뭘 발견할 때마다 대단한 것을 발견한것처럼

마눌을 호들갑스럽게 불러대는 건

좀 참아줬으면 하는 마음이었죠.

 

어느 날 근무를 마치고 집에 왔는데,

말없이 마눌의 손을 이끄는 남편.

 

따라가 보니 뭔가 묻은 자리에

마눌의 펜을 고정 해 놨습니다.

 

마눌이 저녁에 요거트팩을 하다가

떨어뜨린 모양인데,

 

그걸 마눌에게 보여주려고 닦아내지 않았고,

마눌이 말하지 마라했으니 표시만 해두고

마늘 손을 이끈 거죠.

 

남편이 어딘가에 뭔가를 묻혀 놨다면

마눌은 말없이 그냥 닦아내고 마는데..

 

남편은 매번 마눌의 잘못을 이렇게

시시콜콜 밝혀내야 직성이 풀리나 봅니다.

 

 

 

초딩 남편은 매번 새롭고

또 다양한 아이디어로

마눌을 성질을 살살 건들어 댑니다.

 

재택근무하는 남편을 위해 만들었던 점심식사.

 

아래는 샐러드를 깔고,

그 위에 돼지고기를 튀겨서 올려

나름 가벼운 한끼를 남편에게 갖다 바쳤습니다.

 

남편에게는 참 가벼운 한 끼지만

이것을 만드는 과정은 전혀 가볍지 않죠.

 

고기는 반죽을 해서 튀기고,

브로콜리는 냉동실에서 꺼내서 해동 후,

다른 야채들과 함께 버무리고..

 

엄청 바쁘게 남편의 점심을 준비 해 주고

나도 자리에 앉아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자기 접시를 다 먹고 주방으로 뛰어올라온

남편의 한마디가 마눌을 또 훌러덩 뒤집죠.

 

 

 

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요리를 하는 과정이 저에게는 전쟁입니다.

 

그래서 요리를 끝내고 (먹느라)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주방은 초토화 상태.

 

이런 주방을 한바퀴 돌아보고

내려가면서 한마디 하는 남편.

 

 

파프리카 반쪽은 왜 바로 냉장고에 안 넣은 거야?”

 

나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요리 중에 사용하는 야채들을 바로 정리해서

냉장고에 넣을 시간이 없습니다.

 

나중에 정리하면서 넣으려고 나 뒀는데

그걸 보고 잔소리 하는 남편.

 

순간 아래에서 열이 훅~ 올라옵니다.

 

점심을 해다 갖다 바쳐도

고맙다, 맛있겠다

 

말 한마디 없는 인간이 주방에 올라와서

하는 말 이라니...

 

 

마눌이 때려보니 잠깐 주춤하는

남편에게 속사포로 한발.

 

내가 음식 해서 갖다 줄 때 한번이라도 고맙다고 한 적 있니?
한다는 말이라고는 양이 너무 많다.” 많으면 먹다가 남기면 되지.

왜 그러니? 시부모님도 며느리가 음식을 해 다 드리면
고맙다 대신에 음식이 너무 많다고 타박을 하시더니.

그건 이 집안 내력이냐?”

 

시부모님도 며느리가 음식을 갖다 드려도

아무 말씀을 안하시죠.

 

 

2014.12.09 - [좌우충돌 문화충돌] - 내가 한 요리에 아무말씀 안 하시는 시부모님

 

내가 한 요리에 아무말씀 안 하시는 시부모님

한 지붕(딴 살림)아래에 살기 시작하면서 며늘은 자주 음식을 들고 시댁으로 뛰어갑니다. 한국 음식일 때도 있고, 때로는 국적불명일 때도 있지만, 시부모님은 내가 가지고 간 음식에 대해서 공

jinny1970.tistory.com

 

 

 

시부모님께 음식을 해다 드릴 때도

고맙다” “맛있겠다는 말 대신에

 

양이 너무 많다며 음식 갖다 주는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말씀을 하셨죠.

 

한국에서는 한끼를 넉넉하게 먹는다고

매번 말씀을 드렸었고!

 

넉넉하게 드린 거니 남으면 나중에 또 드세요.”

하면서 돌아 나오곤 했지만

 

음식을 해다 드리고도 칭찬보다는

불만을 말씀하시는 거 같아서 짜증이 나곤 했었는데..

 

원래 칭찬이 인색한 집안이어서 그런지

남편도 칭찬보다는 타박을 먼저!

 

초딩남편은 부모님에게 보고 배운 것을

그대로 마눌에게 보여주죠.

 

음식 하느라 고생한 마눌에게

감사는 못할망정 파프리카 반쪽을

바로 냉장고에 안 넣었다고 타박이라니..

 

인간아, 음식을 받으면 일단
음식이 맛있겠다.만드느라 고생했다.
고맙다
는 말은 못하니?

그깟 파프리카 반쪽 때문에
마눌을 훌러덩 뒤집어 놓으면 기분좋니?”

 

 

 

 

마눌에게 된통 한대 맞은 다음에

조용히 주방을 떠나는 남편.

 

매번 말해도 변함없는 초딩 남편을 보면서

나는 계속 교육을 해야하나? 하는 회의가 듭니다.

 

고맙다는 말은 돈이 드는 일도 아닌데,

그것이 그리 어려운 것인지!

 

가끔은 포기하고 싶은 맘이 들지만,

내 남편이 초딩이니 마눌이 하는 교육은

계속 이어지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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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업어온 영상은 어제에 이어지는 고사우 영상 4번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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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6

  • 어여쁠연 2021.03.24 00:19

    남편교육은 평생인건 동서양이 같나보네요^^;;;;
    우리 지치지 말고 해보아요!!!!!!홧팅!!!!!!!
    답글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2021.03.24 05:14 신고

      교육을 하다보니 남편은 곰탱이에서 여우로 변신하고 있는거 같아요. 마눌이 성질낼때만 살짝 피해가는 방법을 쓰더라구요. 나 어릴때 엄마가 몽둥이를 들때마다 살살 피해다니던 내 모습을 남편에게서 봅니다. ^^

  • 선물선물 2021.03.24 01:00

    주변을 봐도 사회에서는 진중하고 의젓한 남자분들도 집에서는 부인한테 다들 혼나시나 봐요. 우리 집을 포함해서요.^^ 그래도 지니님 남편분은 마나님께 혼나셔도 조용히 받아들이시네요. 그건 부럽습니다. 보통 남자들은 본인이 잘못했어도 여과없이 혼내면 같이 화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완전 화가 나도 우선 삭히면서 목소리 톤을 정리해야 하는데...ㅋㅋ
    답글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2021.03.24 05:18 신고

      저도 성질나면 G랄B광을 합니다. 이럴때 남편은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알죠. 남편과는 싸움을 해도 나와 같은 부류가 아니라 싸움이 안되죠. 아무래도 문화가 다르다 보니 나와는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고, 또 그것을 풀어내는 방법도 다르죠. 싸우는데 동문서답을 하기도 하고.. 그래도 다행인것은 마눌이 자신의 잘못을 콕 찝어서 이야기하면 군소리 없으 수긍하는 편이라 감사하죠. ^^

  • Favicon of https://lovelyesther.tistory.com BlogIcon Esther♡ 2021.03.24 08:38 신고

    저도 바로 정리하고 설거지해가면서 하기 힘들어요. 그래도 해가면서 하려는데 쉽지 않아요. 대신에 제 동생은 반대여서 동생이랑 성향이 비슷하신 어머니께서 정리해가면서 하지 어떻게 넌 그렇게 쌓아놓고 하냐고 뭐라하시거든요.^^;
    답글

  • 저도 시어머님이 나은 아들을 왜 제가 키우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ㅜㅜ
    답글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2021.03.25 04:16 신고

      시어머니는 낳아주시고 기초적인 교육과 반평생만 키워서 보내주셨으니, 나머지 판평생은 아내라는 이름의 존재가 책임져야 하는 시간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

  • rimi 2021.03.24 09:16

    굶기세요 !
    빵조각에 햄 치즈나 던져 주시던지
    답글

  • 스마일 2021.03.24 17:58

    그래도 지니님 남편은 착하신거예요
    제가 화났을땐 모른척해주면 좋은데
    확 대들면 정말 열 받읍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2021.03.25 04:27 신고

      성격인거 같아요. 열 받았을 때 그냥 조용히 그 시간을 보내야 하는 사람도 있고, 그걸 그 시간에 꼭 풀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도 있죠. 이렇게 성격이 다른 두 사람이면 전쟁이 나죠. ^^;

  • 예진맘 2021.03.24 23:32

    *사용한 물건을 제자리에 두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 습관이다 *라는 어마무시한 명언(?)을 탄생 시키는 남편.아들.딸과 살고 있는 울집의 별명은 모델하우스입니다 저는 청소.정리정돈이 재미 있어요 ㅠㅠ 그런데 요리는 ㅠㅠ 아 진짜 ㅠㅠ 식재료 앞에만 서면 왜 뇌가 백지장으로 변하는 걸까요?

    답글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2021.03.25 04:35 신고

      헉^^; 저는 인간의 가장 기본습관을 안 가지고 태어난 거 같습니다. 일상이 뒤죽박죽이죠. ㅠㅠ 요리는 대충 보이는거 다 집어넣는 1인이라 저도 요리에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쫄지않고 요리와 대적하고 있습니다. ^^

  • Favicon of https://gi8park.tistory.com BlogIcon aegis11 2021.03.28 01:01 신고

    저도 집안일 열심히 돕는 사람 못됩니다!
    남편분을 대신하여 대신할 일은 아닙니다만~
    사과해야 할것 같은 느낌이!
    답은 글에 있는거 같습니다!
    집안내력입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2021.03.29 23:22 신고

      집안일을 못 도우면 그냥 조용히 있는것이 최상의 방법인데, 남편은 노다지 입을 열고는 잔소리를 해댑니다. 마눌이 허구헌날 "그 입을 다물라~"하는데도 별로 가슴에 와닿지는 않는 문장인 모양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