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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우리집 2유로짜리 방울무 전쟁

by 프라우지니 2021.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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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오늘도 한바탕 전쟁을 치뤘습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아이 때문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어서 그런다 치지만,

 

우리 집은 아이도 없는

50대 초반의 중년 부부가 사는 집인데..

 

왜 우리는 매일이 전쟁인지 원!

 

오늘의 전쟁은 아주 저렴한

2유로짜리였습니다.

 

무슨 전쟁에 값어치가 있어서

금액을 정하는지 궁금하시죠.

 

오늘의 전쟁은 2유로짜리 물건 때문에 시작됐습니다. ^^;

 

남편과 마눌, 둘 중에 하나가

자신의 의견을 죽이고 따라주면 되는데..

 

남편은 남편대로 자기 말을

안 듣는 마눌 때문에 짜증이 나고,

 

마눌은 마눌대로 남편이

무조건 따르라고 하니 소리 벅벅~

 

 

 

며칠 전에 사 놨던 방울무로

간단하게 김치를 담았는데..

 

별 양념을 한 건 아니지만,

그냥 저냥 먹을 만 했던 열무김치라

다시 한번 만들어 보는 걸로!

 

마침 세일해서 작은 묶음 하나에 50센트하니

4묶음을 사 들고 집에 오기는 했는데..

 

남편이 보면 기절초풍할 일이니

잘 감춰 놔야 하는 거죠.

 

이유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에서 찾으시길..

 

2012.05.04 - [좌우충돌 문화충돌] - 외국인 남편이 나에게 먹지 말라고 하는것! 방울무 잎

 

외국인 남편이 나에게 먹지 말라고 하는것! 방울무 잎

제가 Radieschen 라디션을 살 때마다 남편이 잊지 않고 하는 말은 “그거 먹지마!”입니다. 뭔데 마눌한테 먹지 마라고 하냐구요? 자, 일단은 그 라디션이 무엇인지 살짝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jinny1970.tistory.com

 

남편이 주방에 안 오는 시간을 계산해서

후딱 김치를 해치워버릴 생각이었는데..

 

마눌이 조용하니 주방으로 뛰어올라온 남편!

 

남편은 재택근무를 하면서 시시때때로

주방에서 혼자 놀고 있는 마눌을 보러 옵니다.

 

커피를 타러 오기도 하고,

심심해서 들여다 보기도 하고!

 

 

 

남편이 주방에 올라오니

마눌이 주방 입구에서 못 들어오게

온몸으로 막았습니다.

 

싱크대 위에 열무김치를 하려고

방울무를 올려놨는데

 

남편이 보면 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니

가능한 남편에게 안 보이려고 노력을 해 봐야죠.

 

주방 입구에서 두 손을 번쩍 들고,

온몸으로 남편을 막아봤지만..

 

마눌의 행동에서 뭔가를 눈치챈 남편이

잽싸게 마눌의 수비를 뚫고 주방 진입 성공!

 

싱크대 위에 방울무 4묶음은

남편에게 딱 걸렸습니다.

 

방울무를 본 남편의 첫마디.

 

잎을 버릴거지?”

 

미쳤냐? 열무김치 하려고 샀는데,
잎을 버리면 쪼맨한 방울무로 알타리 김치를 담그랴?

 

알았다고 건성으로 대답하니

 

마눌을 너무 잘아는 남편이 직접 무를 다듬고,

잎은 다 들고 나가 버리겠다고 나섭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얼른 온몸으로 막아서며 한마디.

 

이거 유기농이야.

내가 김치하려고 유기농으로 샀어.”

 

유기농도 다 농약은 치거든.”

 

그냥 제품은 농약 때문에 안된다고 해서

유기농이라고 뻥을 쳤는데..

 

이제는 유기농도 농약이 처발처발이라는 남편.

 

 

 

부부간의 실랑이는 결국 마눌의 승.

 

마눌의 승리하고 하니

KO승을 생각하시겠지만,

 

힘겨운 판정승이었습니다.

 

남편은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면

절대 뜻을 굽히지 않는 똥고집이라,

 

마눌이 욱해서 소리벅벅 한다고

절대 져줄 인간형이 아닌디..

 

남편이 방울무의 잎을 가져가려는 걸

온몸으로 막아선 끝에

이겨낸 마눌의 승리입니다.^^

 

 

달랑 2유로어치 방울무인데,

우리 부부는 참 치열하게 투쟁을 했습니다.

 

이제 방울무 김치를 시작합니다.

 

일단 무랑 잎을 분리해

따로 씻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방울무도 썰고, 잎도 듬성하게 썰어서

따로 소금에 절이는 절차없이

바로 김치 작업에 들어갑니다.

 

들어가는 재료는 별거 없습니다.

 

원래 열무김치는 풀을 쒀서

거기에 양념이 들어가야 하지만,

 

이건 귀찮으니 그냥 건너뛰고!

 

요리를 대충하는 아낙이라

맛보다는 그냥 쉽게 쉽게!

 

방울무와 잎 위에

젓갈, 고춧가루, 마늘과 설탕 약간 넣고 뒤적뒤적.

 

약간의 시간을 두면 열무김치는 숨이 죽고,

다시 또 뒤적 뒤적.

 

이제 김치는 끝~

 

 

 

대충 만든 방울무열무 김치입니다.

 

2유로 어치로 담은 김치는

제법 양이 됩니다.

 

별다른 양념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맛은 꽤 괜찮습니다.^^

 

무는 아삭하고, 열무잎도 엄청 연해서

김치보다는 샐러드에 가까운 맛이지만,

 

밥이랑 같이 먹기에는 괜찮은 맛입니다.

 

 

남편은 농약을 뒤집어쓴 방울무 잎으로

마눌이 김치를 만들어 먹는다고 하니

 

마눌의 건강이 걱정되니 잔소리를 늘어놓지만..

 

마눌도 방울무 잎을 물에 담궈

잎에 있는 잔류 농약을 많이 빼냈다고 우기면서

방울무 김치를 담궜습니다.

 

 

남편 말처럼 요즘 농약을 안 치고

재배하는 야채는 없지만,

 

 

농약이 무서워 야채나 과일 안 먹을 수는 없으니

적당히 눈감고 먹는 마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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