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고, 그것이 더 편하기도 했는데..
가끔은 그것이 나를 심히 섭섭하게 합니다.
“저 인간이 이제는 나를 안 사랑하나?”싶기도 하죠.
평소에 하는 행동을 보면 결혼 14년을 바라보고 있는 부부지만,
마눌을 엄청 좋아하는 거 같은 남편입니다.
마눌은 귀찮아 죽겠다는 데도 들러 붙어서 장난을 치고,
타인의 말을 들어봐도 마눌을 쳐다보는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진다고 하는데..
어느 순간에 보면 남편의 행동이 이기적인것도 같고,
섭섭하기까지 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데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여러분께만 공개합니다.
우리 집은 부부가 나란히 잠자리에 들지 않습니다.
각자가 자고 싶을 때 자죠.
우리 단칸방과는 전혀 상관없는 침실은 인터넷에서 캡처
문제라고 한다면 지금은 단칸방 신세라
내가 자고 싶은 시간에 침대에 가도 남편이 TV를 보고 있거나,
인터넷을 하고 있으면 평화롭게 잠자기는 힘든 상황.
잠을 자야 하는데 주변 환경이 안 받쳐주면
히스테리 가까운 발작을 하는 마눌을 위해서..
방의 불을 끄고 책상 옆의 전구만 켜 놓고 일을 하거나 인터넷을 하기도 하고!
TV 소리가 시끄러워서 못 자겠다고 하면,
무선 헤드폰을 끼고 TV를 보기도 하는 남편이지만,
마눌이 침대에 누워있으면 장난을 걸어옵니다.
수염 난 얼굴로 마눌의 볼을 비비거나,
손으로 마눌의 얼굴을 마구 쓸어 내리는 엽기적인 행동을 하죠.
수염 난 얼굴을 내 뺨에 문지르면 아파서 나오는 비명이라 어쩔 수 없지만,
힘 좋은 남편의 손으로 내 얼굴을 위에서 아래로 쓸어 내리는 것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안 그래도 나이가 들어서 얼굴이 쳐지는데 자꾸 아래로 쓸어내면 어쩌라는 이야기인지…
“얼굴 쳐지는데 왜 자꾸 아래로 쓸어 내리냐고?
이왕에 하려면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려야지”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남편이 이번에는 내 얼굴의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리는데,
단순히 쓰다듬은 정도가 아니라 빗자루로 바닥을 쓸듯이 얼굴을 쓸어 올리면……
남편이 아래에서 위로 얼굴을 쓸어 올릴 때마다
내 코는 같이 쓸어 올려져서 들창코인지 돼지 코인지 분간이 안 되는 형상이 됩니다.
내 코가 납작한 자연산이니 망정이니 매번 들창코가 되어도 변화가 없지만,
약간 돈 들어간 코였다면 재수술은 필수였지 싶습니다.
남편이 이렇게 마눌을 귀찮게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마눌을 살짝 건들기만 해도 악악거리니 그 소리 듣는 재미로 하는 거죠.
나도 남편이 내 반응 때문에 하는 행동임을 알기에 참아 보려고도 해 봤지만,
수염으로 박피 당하는 아픔은 참을 수가 없는 아픔입니다.
소리도 질러보고, 남편에게 주먹질도 해 봤지만,
마눌의 폭력을 무서워하기는커녕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대응하니,
나는 매번 당하는 마눌이죠.
뭐, 이런 이유로 가능하면 남편이 꿈나라로
떠난 이후에 침대에 가는 걸 선호합니다.
어차피 남편의 아지트는 방, 내 아지트는 주방이니 우리는 하루 종일 아니,
저녁까지 각자의 시간을 보내다가 잠잘 시간이 되면 침대로 가죠.
결혼하고 꽤 오랫동안은 남편은 자신이 자러 갈 때
마눌도 자러 오라고 불을 다 꺼버리는 심술을 부렸습니다.
뭘 해도 마눌이랑 같이 해야 하는 물귀신 같은 남편이라
잠자는 시간까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맞추려고 했었죠.
그랬던 남편인데 언제부터 남편은 혼자 조용히 침대로 갑니다.
방이 조용해서 가보면 TV도 끄고,
방에 불도 끄고는 혼자 꿈나라로 가버린 상태.
인터넷에서 캡처
주방에서 놀고 있는 마눌한테
“나 이제 잔다. 당신도 너무 오래 앉아서 놀지 말고 빨리 와~”
했다면 덜 섭섭했을 텐데..
그 한마디 하는 것이 뭐 그리 어렵다고 한마디 말도 없이 혼자 간 겨?
중년의 남편들이 마눌을 무서워한다고 하던데..
“당신 집도 남편이 당신이 무서워 혼자 후다닥 간거 아니여?”
이렇게 생각하실 분도 있겠지만,
나는 남편이랑 손만 잡고 자도 행복하게 꿈나라로 가는디..
남편도 피곤했으니 먼저 잠을 자는 건 이해가 되지만..
(아, 이 사람아! 그럼 새벽 2시까지 안 자는 사림이 몇이나 되누?)
남편이 혼자 꿈나라로 사라진 섭섭함을 나는 여러가지로 표현을 합니다.
이미 잠이 든 상태의 남편의 이불 속에 차가운 내 발을 넣어서
남편의 다리에 마구 비벼 대서 남편을 깨우기도 하고!
이건 남편이 깨우려고 하는 행동이 아니라,
따뜻한 보일러가 필요해서 남편 다리에 살짝 내 다리를 붙인 거 뿐이었습니다.
그랬다가 남편에게 한방에 까이기도 하죠.^^;
인터넷에서 캡처
가끔은 혼자 꿈나라를 헤매고 있는 남편에게 말을 겁니다.
“남편, 자?”
“응”
“혼자 자?”
“응”
“알았어. 잘 자!”
잠자고 있는 남편을 깨우는 짓을 종종 합니다.
남편은 잠을 깊게 자지 못해서 마눌의 질문을 하면 자면서도 대답을 하죠.
오늘도 남편은 저녁 8시에 이미 이를 닦고 방으로 내려갔습니다.
이미 이를 닦았다는 이야기는 남편에게 있어서 “취침 완료”
방에서 TV를 보거나 인터넷을 하다가 마눌이 오거나 말거나
자신은 자고 싶을 때 침대에 들어간다는 이야기죠.
나는 아직 잠 잘 준비가 안됐는데, 불도 끄고 내 노트북도 꺼버린다고
협박해서는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가는 것도 불 만족스럽지만!
자러 간다는 말도 없이 혼자 사라지는 건
나에게 훨씬 더 큰 서운함을 안겨줍니다.
남편딴에는 마눌이 출근을 안 할 때는 나름 풀어준다고 풀어준 것인데
나는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인지 조만간 날을 잡아서 물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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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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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힐링 영상 하나 업어왔습니다.
오스트리아 잘츠캄머굿 지역에 있는 유명하 호수중에 하나인 트라운 호수.
그 뒤로 넘어가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는 호수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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