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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오히려 속 시원한 결과, 우리 비행기는 뜨지 않는다

by 프라우지니 2020.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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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책상에는 3개의 모니터가 있습니다.

2개는 노트북에 딸려있는 모니터, 다른 한개는 노트북에 연결된 모니터.

 

남편의 근무에 사용하는 회사용 노트북은 일에 관련된 영상들이 떠있지만,

 

그 옆에 켜놓은 남편의 개인 노트북에는 전 세계적으로 변해가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라별로 떠있죠.

 

남편은 몇 달째 전 세계의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사망자를 매일 확인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곁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람들은 무감감해지는거 같던데..

남편은 절대 아닌 모양입니다.

 

그렇게 남편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건 코로나 바이러스와 우리의 비행편.

 

루프트한자(=루프탄자/독일항공)에서 항공편이 하루 일찍 뜬다는 연락을 해 오고 며칠 후 남편이 뜬금없는 말을 합니다.

 

“우리 비행기가 안 뜬데!”

“응?”

“루프탄자에서 비행기는 캔슬이 됐다는 연락을 받았어.”

“언제?”

“오늘”

“그럼 이제 우리는 어쩌남? 난 이미 사직서를 냈는데?”

“.....”

“다른 항공편은 없어?”

“알아보고 있어.”

 

 

 

 

방에 남편이 기록 해 놓은 것을 보니 남편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에바항공, 콴타스(호주), 에어뉴질랜드.

뉴질랜드로 들어갈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놨네요.

 

코로나 때문에 아시아가 위험하니 미국을 경유하는 것도 생각했던 모양인데,

미국은 경유 자체가 힘든 모양입니다.

 

단순히 항공편만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일이 있어도 9월 3일에는 뉴질랜드에 입국해야 하는 부가사항이 달려있어서 더 힘든 상황.

 

혹시나 싶어서 나도 “대한항공”을 검색 해 봤습니다.

대한항공은 유럽 내 몇 개의 도시만 운행을 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캡처

 

프랑크푸르트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항공편은 1주일에 2번이 있기는 한데..

 

프랑크푸르트에서 한국으로 가는 항공편을 예약해도 비엔나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가는 항공편이나 기차를 타야하니 부가적인 시간이 필요하고!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캡처

 

한국에서 뉴질랜드로 들어가는 항공편은 원래 비운항인데,

특별편인지 8월 25일에 있습니다.

 

대한항공을 타고 한국에 들어간다고 해도 오클랜드 행으로 갈아 탈 수 있게 공항에서 대기를 하는 것이 가능한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더 중요한건 가격이 상상을 초월 한다는 것!

한국 거쳐서 오클랜드 들어가는 비용이 1인당 대충 7백만 원!

 

그나마도 예약이 가능하다는 보장이 없죠.

그래서 나는 포기를 했습니다.

 

“그럼 나 요양원에 출국 못하게 됐다고 이야기해야 하남?”

“기다려봐! 일단 계속해서 항공편을 찾아보고 있으니!”

 

잠잠하던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전 세계적으로 우후죽순처럼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니 아무리 생각해도 긍정적이지는 않은 내일이고, 더불어 항공편도 더 줄었으면 줄었지 늘어 날리는 없죠.

 

그렇게 되면 우리는 비행기가 없으니 그냥 주저앉아있어야 하는 상황!

9월 3일에 만료되는 뉴질랜드 워킹비자도 새로 발급받아야 합니다.

 

 

 

결국 우리는 오스트리아에 계속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남편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니 떠나던 말든 상관이 없죠!

 

사직서를 내버린 나만 공중에 뜬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나는 어떡하지? 나 창피해서 ”저 그냥 계속 일 할게요“못하겠어.

양치기 소년이 된 거 같아.“

“그럼 그냥 6개월 쉬던가.”

“나보고 실업자로 있으라고? 그럼 당신이 내 월급 주남?”

“노동청에 신고하면 3달은 수당이 나오잖아.”

“그 다음은? 어차피 겨울쯤에 코로나 바이러스 2차 파동이 칠거라며 그렇게 되면 겨울동안은 그냥 있어야 된다는 이야기인데 나는 계속 실업자로 있남?”

"...."

 

항공편이 취소되니 오히려 속은 편합니다.

 

매일 마음 졸이며 뉴질랜드와 유럽의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있는지 없는지 안 봐도 되니 말이죠.

 

출국을 하루 이틀 앞두고 “예약하신 항공편이 캔슬되었음을 알립니다.” 했다면 더 당황스러웠을 텐데..

 

일단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남편 말대로 6개월 정도 기다려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잠해지거나 백신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으니.. 일단은 다시 “일상생활 모드”로 돌아가야 합니다.

 

여러분~ 저희 한동안 그냥 오스트리아에서 숨죽이고 살아야 합니다.

 

재택근무 하는 남편은 앞으로도 계속 근무를 할 때니 집에서 삼식이로 지낼 테고, 사직서를 이미 제출해서 퇴직 절차가 끝난 저는 실업자가 되는 건가요?

 

실업자는 되기 싫으니 발버둥이라도 쳐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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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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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내가 찾은 일상에서의 행복^^

안 떠나니 앞으로도 누텔라 크로와상은 종종 사먹을수 있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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