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트리“는 보통 플라스틱!
한 번 사면 아주 오래 오래 아니, 평생 쓸 수 있는 제품이죠.^^
한국의 크리스마스트리는 아직도 플라스틱이겠죠?
지금쯤은 정말로 생나무를 집에 들여놓는 가정이 있으려나요?
이곳에서는 크리스마스에는 진짜 나무가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됩니다.
여기는 플라스틱보다 나무가 더 싼 것인지...
처음에는 크리스마스트리로 판매하려고 베어버린 나무들이 낭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자연보호”와는 너무 먼 이야기인거죠.
“아니 왜 멀쩡한 나무를 베어다가 죽이냐구???”
처음에는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이곳에서 사는 기간이 길어지니 이것도 그러려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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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전거 타고 오가는 길에는 “나무 시장”도 있습니다.
1년 내내 나무가 잘 자라고 있는데, 딱 11월 말이 되면 그 앞에 현수막이 걸리죠.
“크리스마스트리 판매!”
거기서 나무를 찜하고 돈을 지불하면 잘 자라던 나무는 베어지고..
그 옆에 있는 포장 기구에 들어가서 망에 포장되어 나옵니다.
아님 남들의 다 하는 거니까 하나?
원래 장식에 관심이 없는 아낙은 그것이 궁금합니다.
남들은 나무를 사다가 크리스마스 때 이용하고는 버려 버리지만..
우리 집은 해마다 화분에 심어진 전나무를 이용하고 있죠.^^
나의 궁금증을 자극했던 것은 바로 우리 집에 있는 크리스마스트리.
부모님,시누이가 가족들을 위해 준비한 봉투들.
내가 준비한 나를 뺀 나머지 가족들의 선물들.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날!
시부모님과 시누이가 준비한 선물들이 나무 밑에 놓여지고...
우리부부가 준비한 가족들의 선물까지 한 가득 놓였습니다.
우리 집의 크리스마스 전통이라고 한다면..
이브날 저녁으로 소시지 요리를 먹고는 가족들이 다 나무아래에 가서 나무에 있는 작은 양초들에 불을 붙이고, 그 아래서 캐럴 송을 부릅니다.
엄마는 완전 고음으로, 시누이는 저음으로, 며느리는 대충 중간 음을 잡고, 노래를 하고!
아빠는 가끔 노래를 하시고, 남편은 입을 꾹 다물고 그 시간을 보내죠.
그렇게 캐롤송 서너 곡을 부르고 나면 나무 밑에 놓아두었던 선물들을 가지고 거실로 가서는 서로 준비한 선물들을 주고받고, 선물들을 까보면서 시간을 보내죠.
크리스마스이브!
선물들도 다 나무아래에 준비가 됐는데..
아직 준비가 되지 않는 것 하나!
크리스마스트리 아래에는 이미 선물들이 다 자리하고 있는데..
크리스마스트리는 아직도 헐벗은 상태!
원래 크리스마스트리는 12월에 들어가면 장식하지 않나요?
필리핀에서는 9월부터 크리스마스장식을 거리의 도로위에 주렁주렁 걸어놨었고!
마을/도시의 중앙광장에 들어서는 크리스마스트리도 12월초에는 들어서던데!
어째 우리 집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은 이브까지도 안 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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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들이 놓이고 나서야 크리스마스 장식을 시작하려고 준비하시는 아빠.
시부모님이 가지고 계신 크리스마스 장식이 꽤 다양합니다.
여러 가지 모양의 공들도 많이 있는데..
우리 집 전나무 화분이 너무 작아서 이런 것들은 걸지 못하죠.^^;
작은 것들 중에서도 해 마다 다른 종류의 장식을 하는데..
올해는 작은 나무 장식들을 이용해서 장식을 금방 끝내신 아빠.
왜 이리 늦게 장식을 하는 것인지 궁금해서 아빠께 여쭤봤습니다.
“아빠, 원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은 12월초에 하는 거 아니에요? 왜 이리 늦게 하세요?”
저 원래 이렇게 존칭하지 않습니다.
독일어의 존칭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나, “거리를 둬야 하는 사람”에게만 하죠.
저는 아빠한테 반말합니다.
“아빠 장식을 왜 이렇게 늦게 해?”
뭐 이런 느낌으로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원래 오늘 하는 거야?”
언제부터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12월 24일에 했었누??저는 몰랐습니다.
그렇게 12월 24일 저녁에서야 장식이 된 우리 집 크리스마스트리.
이번에는 이것을 얼마나 오래 두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물어보면서도 남편이 대답을 해 주리란 생각은 하지 않았었는데..
들었습니다.
동방박사는 페르시아(동방)에서 온 마술사/점성술사라고 하는데..
독일어권에서는 동방박사를 “Heilige 3 Koenige 성스러운 3명의 왕들”이라 불리고,
이 “동방 박사의 날“이 있습니다. 바로 1월 6일이죠.
그러니 크리스마스트리는 12월 24일 이브에 장식을 해서 1월6일에 정리를 하는 거죠.
2주일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크리스마스트리를 놓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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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1월 6일까지만 크리스마스트리를 놓는다고 했지만 사실 믿지는 않았습니다.
집 안에 들여놓은 나무는 사람들이 버리고 싶을 때 버릴 수도 있으니 말이죠.
남편이 말했던 1월 6일 “동방박사의 날”.
이날 근무를 하는 날이라 자전거 타고 출근하면 집 밖에 내놓은 많은 크리스마스트리를 봤습니다.
남편 말대로 크리스마스트리는 1월5일까지만 집안에 두는 거였나 봅니다.
1월 6일 날 아침에 사람들이 다 밖에 내놓은 것을 보면 말이죠.
아셨나요?
크리스마스트리를 집안에 두는 기간이 있었다는 사실을?
크리스마스트리는 12월 24일에 장식을 해서 딱 1월 5일까지만 둔답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그 기간을 넘어가면 “불운이 따른다”는 설명도 있던데..
남편에게 불어보니 “불운”은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네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전혀 궁금하지도 않았고, 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는데...
작은 관심을 갖고 보니 그제야 알게 되는 사실들.
여러분께만 알려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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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크리스마스트리"에 관한 이야기에 맞게 내가 가본 크리스마스 시장중에 나름 큰편에 속하는 "볼프강 호수변"의 볼프강 마을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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