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하는 2020년

by 프라우지니 2020. 1. 8.
반응형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0년이 밝았습니다.

 

올해가 어떤 띠의 해인지는 인터넷검색을 하면 나오겠지만..

별로 관심이 없으니 그냥 무시하고 넘어갑니다.

 

남들은 2020년 1월 1일에 시작하는 새해를 저는 며칠이 지난 오늘에야 시작합니다.

 

오늘은 2020년 1월 7일!

오늘에서야 내 몸을 움직여 침대/이불보도 갈고, 청소도 하면서 새해준비를 했습니다.

 

오늘이 1월하고도 7일인데 뭐하다가 이제야 새해를 맞이했냐구요?

자! 이제 여러분께 무소식으로 일관했던 지난 1주일을 공개합니다.

 

지난 연말부터 제가 감기로 고생을 했습니다.

편도선도 붓고, 콧물도 질질 나는 상황에서도 12/31~1/1 비엔나에 다녀왔습니다.

 

콧물은 나지만 “비엔나 새해맞이 불꽃놀이 구경”은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콧물이 조금 덜 나는 거 같다, 머리도 안 아픈 거 같다”했었죠.

 

뻥이 아니라 그때는 그랬습니다.

아마도 보고 싶은 것이 있으니 감기 증상이 잠시 수축했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비엔나에서 1월 1일 오후에 돌아와서는 바로 침대로 골인!

환자인 마눌을 침대 위에 고정시켜 놓으신 남편 덕에 퍼져있었습니다.

 

1월2일~3일은 남편이 예약해놓은 다흐슈타인 산장에 가는 날!

예약 해 놓은 산장은 환불이 불가한 관계로 가야했습니다.

 

 

올 해 들어 꽤 자주 만나게 되는 남편 동료인 독일인 박사엔지니어와 수다중~

 

산장은 우리부부와 남편 동료커플이 같이 예약된 상태라 1박 2일 동안 4명이 함께 했죠.

1박 2일 동안 감기 걸린 나를 나름 배려한 3인.

 

도착한 날에도 나빼고 셋이서 근처의 산으로 눈신발 신고 갔었지만,

그렇다고 산장 안에 짱 박혀있기는 그렇고 해도 저도 혼자 돌아다녔습니다.

 

산장에서 첵 아웃한 1월 3일.

다흐슈타인에 왔는데 안 보고 가면 섭섭한 퓐푸핑거 (다섯 손가락)을 보러 갔습니다.

 

한번 보고 나니 꽤 자주 오게 되고, 자주 보게 되는 것들입니다.

다흐슈타인에서 내려오는 마지막 케이블카는 오후 4시 40분.

 

우리는 오후 4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서 집에 왔죠.

그렇게 3일 저녁에 집에 도착해서는 바로 침대로 직행!

 

4일은 하루 종일 침대에서 남편이 갖다 주는 음식을 먹으며 보냈습니다.

(남편은 마눌의 “차 주문”도 성실하게 해 주는 간병인이었습니다.^^)

 

5일 날 출근 예정이라 가능하면 몸을 추슬러야 할 거 같아서 말이죠.

 

5일 날 출근을 해서는 “오전근무”만 하려고 퇴근하려고 했었는데..

생각보다 괜찮다고 생각해서 10시간 근무를 하고 저녁 8시에 퇴근!

 

면역력 약한 남편이 감기 걸린 마눌 옆에서 시중을 며칠 들더니 감기증상을 드러냅니다.

8시에 퇴근하는 마눌을 픽업오라고 하니 “운전 불가능”이라는..

 

전차타고 오라고 하는데, 저녁 7시가 넘으면 전차는 한 시간에 두 대뿐.

걸어오나 전차를 기다려서 타고 오나 걸리는 시간이 비슷하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10시간 근무를 마칠 무렵에는 두통이 있었지만, 집까지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1월6일 내가 근무해야하는 날인데..

아침에 전화 한 통화 했습니다.

 

“아무래도 오늘 일 하는 건 힘들 거 같다고..”

 

사실 콧물등은 많이 호전됐는데,

전날 저녁부터 시작된 두통에, 오한과 발열이 반복하는 상태.

 

 

 

오늘은 1월 7일, 가정의를 방문했습니다.

결근한 어제는 국경일이어서 오늘 내 “병가 확인서”를 받아야 했거든요.

 

가정의 사무실에는 기침하는 사람들로 만원이고, 늘어선 줄도 길고..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 가정의를 만났습니다.

 

내가 필요하건 (내 근무가 잡혀있었던) 어제와 오늘의 병가확인서

상태를 설명하고 이틀치 병가확인서를 끊어달라고 하니 내 얼굴을 본 의사가 한 말씀.

 

“얼굴 상태를 보니 너무 아파보여서 이틀로는 안 되겠고, 토요일까지 쉬라고..”

 

해도 안 뜬 이른 아침이라 세수도 안하고 나왔더니만..

누리끼리한 얼굴이 정말 병자 같았나 봅니다.^^;

 

어차피 근무가 없는 날은 쉬는 날이니 내 근무가 잡혀있는 이틀짜리 병가확인서가 필요했는데,  가정의가 베푼 친절함 덕에 저는 토요일까지 “꼼짝 마라”가 됐습니다.^^;

 

병가 중에 쇼핑몰이나 식당에 다니다가 동료들을 만나는 건 조심해야하거든요.

 

 

 

가정의를 만나고 집에 오는 길에 슈퍼 두 군데 들려서 장을 봤습니다.

 

감기중이라 자전거 타는 건 무리가 있고, 걸어갔다가 오는 길에 장을 본 상태라..

족히 10kg은 넘는 커다란 쇼핑 배낭을 메고 행군하듯이 집에 왔습니다.

 

오전 7시 30분, 어둑할 때 집에서 나왔는데..

가정의 만나고 장봐서 집에 들어가는 시간은 오전 11시.

 

집에 오는 길에 만난 파란 하늘이 참 예쁜 날입니다.

 

여러분~

저는 이렇게 2020년을 시작합니다.

 

1월 5일 “오전근무”도 힘들 줄 알았는데 10시간 근무를 견디는 내 몸을 보면서..

“아! 올해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하면 되는 해인 모양이구나!”

 

그 다음날, 근무를 가지 못 할 정도의 내 몸 상태는 완전 나쁜 건 아니었지만..

나에게 감기를 옮게 될지도 모를 동료와 어르신들을 위해 침대를 선택했습니다.

 

회사에는 “ 다음 주로 근무를 바꿔달라!”고 했지만..

“급하게 근무를 바꾸는 건 힘들고, 그냥 병가를 내라!”는 답변!

 

오늘도 콧물은 나지만 부지런히 하루를 살았습니다.

내일부터는 다시 동영상 편집 작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내가 다녀온 도시들의 크리스마스 시장 영상들을 다 올리려고 노력을 해 봤지만..

나머지 것들은 나중으로 미뤄놔야 되겠습니다.^^)

 

올해 처음 올리게 될 영상은 비엔나의 새해맞이 불꽃놀이가 되지 싶습니다.

나에게는 참 시시하게 보였던 비엔나의 불꽃놀이!

 

내가 너무 감동을 할 줄 모르는 것인지 아님 더 멋진 걸 너무 봐서 그런 것인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잠시 나를 돌아보기도 했던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

오늘 업어온 영상은 비엔나 쉔브룬 궁전의 "크리스마스 시장" 두번째 영상입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