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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참 섭섭했던 내 생일

by 프라우지니 2020.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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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기대를 한 것도 아닌데 

그래도 실망스러운 것은 어쩔수가 없네요.


날마다 조금씩 실망을 하다 보면 

나중에는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게 되겠죠?

 

시부모님에 내 생일 때 주는 선물은 

몇 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습니다.


현금 50유로와 자허토르테 케익 하나.

 

알뜰하다 못해서 짠내까지 나는 시부모님.

 

하나 밖에 없는 며느리의 생일인데 10년이 넘도록 거의 같은 선물입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1489

시부모님이 주신 생일선물 (2015년)

 

2015년 생일 때도 50유로를 받았었네요.

최소한 이때는 엄마가 케이크를 직접 구워셨었네요.


 

지금은 제과점에서 사서 주십니다.^^;

 

자허토르테도 1인분짜리 쪼맨한 걸 받았었는데, 


그 작은 것도 4등분으로 나눠서 매년 시부모님께 드렸더니만 

이제 토르테는 (같이 나눠 먹을 수 있게) 큰 걸로 주십니다.

 

아! 작년에는 현금 100유로에 자허토르테를 주셨었지요.


“왠일?” 했었습니다. 

갑자기 50유로나 올랐으니 말이죠.


 

 

그리고 다가온 내 50 살 생일.

 

우리나라는 49살이나 50살이나 

별다를 것이 없는 생일일 뿐인데..


여기는 조금 특별한 선물을 받는 나이가 됐습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30살,40살,50살,60살을 맞는 직원에게 

생일의 수와 같은 선물을 줍니다


30살 생일인 직원에게는 

30유로, 50살이면 50유로를 주는 거죠.

 

그리고 직원들도 30살, 40살, 50살, 60살을 

맞는 직원에게 선물을 줍니다.


서로 조금씩 돈을 거둬서 주는 모두의 선물이죠.



http://jinny1970.tistory.com/2906

오스트리아에서는 흔한 돈나무 선물

 

난 50살 생일이 되기 전에 퇴직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상 밖의 일로 근무를 더 하게 된 지금 

내 생일을 요양원에서 맞았습니다.

 

내 생일이라고 동료들의 주머니를 터는 일 따위는 

안 하려고 했었는데...

 

그래서 내 생일 전에 퇴사하는 걸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현실은 항상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지지 않으니..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동료 직원들 

주머니를 터는 생일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네가 퍼준 것을 거둬드릴 기회인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죠. ㅋㅋㅋ)

 

평소에는 3유로짜리 초콜릿 하나를 

선물로 주던 회사에서도 현금 선물을 주고,


동료 직원들도 돈을 거둬서 선물 해 주는 

그런 특별한 선물을 받는 나이!

 

그래서 이곳에서는 특별하게 취급되는 

생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는 

그런 특별함은 없었습니다. ^^;


 

 

 

이번 내 생일에 시부모님이 주신 선물은 

현금 50유로와 자허토르테 하나!


어찌 세월이 가도 변함이 없으신 것인지..

 

왜 작년에는 100유로를 주셔서 

내 기대치를 올려놓은 것인지..


50살 생일에 부모님이 생일 선물로 

50유로를 주셨다고 하니 남편이 하는 말!

 

“50살 생일에 50유로면 딱 됐네!”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특별하게 생각하는 듯한 생일인데,


혹시 시부모님이 내가 50번째 생일인 것을 모르시는 것인지..

 

며느리 생일도 8일인지, 9일인지 모르시는 분들이시니..


며느리가 올해 몇 살이 됐는지 

모르실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무관심??)


 

https://pixabay.com/ko/images/search/stinginess/

 

사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도 조금 섭섭하다 말았었는데..


나도 딸이라고 하시면서 하시는 행동을 보면 

나는 주어온 딸입니다.^^;

 

매년 크리스마스 때 차가 있는 남편과 시누이에게는 

고속도로 통행증 선물을 받습니다.


통행증이 올라서 거의 100유로에 육박하는 선물에 현금 선물 50유로!

 

시누이와 남편은 이렇게 150유로에 해당하는 선물을 받았는데..

차가 없는 며느리는 현금 100유로를 주셨습니다.

 

그때 잠시 섭섭했었습니다.


“나도 딸이라며? 

그럼 나도 같은 금액에 해당하는 선물을 주셔야 하는디..”

 

내가 너무 지나친 건가요?

너무 바라는 건가요?

 

각자의 선물은 “25유로 한도“ 라고 정 해 놓은 우리 집 선물.

그래도 며느리는 매번 과한 선물을 해 드렸습니다.


 

몇 년 전에는 

시어머니 선물로 호텔 2박3일(2식 포함) 숙박권을 해 드려서 

남편 주머니에서 300유로를 빵구 냈었고, 


시아버지 선물로는 태블릿을 사야 한다고 우겨서 

또 남편 주머니를 빵구 낸 적이 있죠.


 

이렇게 아들 내외가 시시때때로 과한 

선물을 쏴드릴 때마다 엄마가 하시는 말.


“너무 과하다, 이렇게 무리하지 마라.”

 

하지만 말만 그렇게 하시지, 

사실은 받은 선물을 꽤 즐거워하셨습니다.

 

오죽했음 남편에게 한마디를 했었네요.


“나도 호텔 숙박권 선물로 받고 싶다고!”

 

부모님을 두둔하려고 했던 남편의 대답 한마디.


“부모님은 인터넷으로 예약 할 줄 모르시잖아.”

 

돈으로 주면 돼지, 

굳이 인터넷 예약까지 할 필요는 없는 일이죠.


마음만 있으면 가능한 선물인데, 

마음이 가난하니 주머니를 못 여는 거겠죠.

 

짠돌이 남편의 주머니를 털어서 시부모님께 

선물 하는 일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보기도 아까운 남편을 

윽박지르고 협박까지 해야 했거든요.

 

자기 부모에게 하는 선물인데도 아까워서 손을 떨었던 남편!

그런 남편을 요리조리 요리해서 주머니를 터는 마누라!

 

아까워서 손을 떠는 남편은 이제는 시부모님이나 시누이 선물로 

마눌이 조금 과한 금액을 불러도 군소리 안 합니다.

 

손 떠는 모습을 보이면 마눌에게 

날아올 한마디를 알고 있어서 일까요?


“부모님이 사시면 천년을 사시냐, 만년을 사시냐? 

있을 때 잘해라~”

 

짠돌이 아들이 푸짐하게 선물을 쏘는 

왕손이 아들로 거듭나는 시간이 되는 기간에도..


이 집의 짠물을 전혀 빠지지 않고 있습니다.

 

시누이는 크리스마스나 생일 때 매번 25유로에 딱 맞는 선물을 내놓죠.

선물 5유로에 해당 하는 것과 상품권 20유로!


 

https://pixabay.com/ko/images/search/stinginess/

 

돈 잘 번다며?

너는 매번 100유로에 해당하는 선물을 받으면서도 왜 그리 짜니?

 

어떤 해는 시누이가 나에게 해줬던 25유로 상품권으로 선물을 사고,

거기에 또 선물까지 더해서 해준 적도 있었네요.

 

짠건 집안 내력이라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짠건 그렇다 치고 시누이는 

이번 생일 당일에 축하한다는 말도 없었네요.

 

몇 년씩 만나지 않고, 페이스북으로 서로의 안부를 아는 사람들조차 

날짜 맞춰서 페이스북에 생일 축하 한다는 메시지 정도는 보내 오던데..

 

시누이는 인터넷이 24시간 연결되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면서도 

올케 생일 당일에 축하한다는 인사는 해 오지 않았습니다.

 

작년에도 생일이 지난 다음에 

“늦었지만 축하한다”고 하더니만,


올해는 며칠이 더 지나고 나야 

메시지를 보내 오려는지 두고 봐야죠.

 

이래저래 섭섭한 올 생일이었습니다.



섭섭한 마눌의 마음을 알았는지 

남편이 하사한 생일 금일봉에 들어있던 150유로!

 

섭섭하게 따지면 남편의 행동도 섭섭합니다.


크리스마스 선물 + 생일 선물 = 고프로 8 (액세서리 산거 포함) (450유로 상당)

이렇게 마눌이 2개의 선물로 퉁 치자고 했었는데 그걸 안 해 줬던 남편.

 

조금 과하다 싶은 선물을 해 줬으면 (좋아서) 마눌 입이 찢어져서 다녔을 텐데..^^

크리스마스 선물 120유로 + 생일 선물 150유로 = 270유로!

 

450(고프로 가격)-270(남편이 준 크리스마스, 생일 현찰 선물)= 180유로.

180유로로 얼마나 부자가 되겠다고...

 

글 쓰면서 열 받은 이 순간!!!


감기 걸려서 중환자 코스프레중인 남편이 마눌을 불렀습니다.

 

평소 같으면 당장에 뛰어 내려가서 

뭐가 필요하다고 했을 텐데..

 

내 입에서 나간 한국어 한마디!


“시끄러워”

 

짜고 이기적이고 나에게 무관심한 이 집 식구 중에 

내가 “식구”라고 인정하고, 



“오직 내편”이라 인정하는 오직 한 사람인 남편이지만 

짠건 집안 내력인지 어쩔 수가 없네요.

 

이렇게 말하는 나는 짜지 않냐구요? 


저도 평소에는 짜지만 남편이 고가의 물건 하나 사 달라도 하면 

흔쾌히 사줄 용의는 있습니다.

 

남편이 몇 번 마눌에게 그런 테스트를 한 적이 있었네요.

 

“마눌, 나 이거 갖고 싶은데 사줄래?”

“뭔데?”

“이 드론 새로 나온건데 천 유로 훨씬 넘어!”

“정말 갖고 싶어? 그럼 사!”

“정말?”

“갖고 싶다며? 사 달라며?”

“아니야, 됐어!”

 

남편은 마눌이 자기에게 돈을 쓸 의지가 있는지만 

확인하는 거 같았습니다.


가진 돈으로 따지면야 마눌이 가지고 있는 건 푼돈이거든요.


 

그렇게 시시때때로 마눌의 마음을 떠보면서도 

마눌이 원하는 선물 하나 사주지 못하는 남편. 


마음이 가난한 건 집안 내력이라 

어쩔 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돈도 사실은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죠.


사랑이 없는 상태에서 상대에게 

과한 선물을 해주기는 겁나 아깝거든요.

 

시부모님도 시누이도 보이는 모습이 아닌 

정말로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에는 날 사랑하고, 생각 해 주고, 

가족으로 여겨준다고 믿었었는데.. 


살아가는 날이 길어지면서 옆에서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니.. 

난 그저 남의 식구일뿐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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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세찬 바람 부는 호수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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