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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요새 사들이는 주방용품

by 프라우지니 2019.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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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살러, 길어야 2년정도 예상하고 들어왔던 시댁이라,

없는 것이 더 많은 생활이었습니다.

 

우리가 전에 사용하던 주방 테이블 세트, 거실에 있던 안락의자, 침실과 거실, 주방등의 전등까지 다 포장이 된 상태로 시댁의 지하실과 창고에 5년째 보관중이죠.

 

우리가 오스트리아로 떠나던 2012년에 포장을 해 놓은 상태이니..

우리 이삿짐은 7년째 포장된 상태로 있습니다.^^;

 

곧 떠날 거고, 더 이상 뭔가를 놓을만한 공간도 없기에 필요해도 일부러 사지 않은 것들도 많았죠. 그렇게 “이제 금방 떠난다.”싶었던 순간에 몇 달 더 머물게 된 우리 부부.

 

사실 그 몇 달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모르는 상태입니다.

남편은 “봄”이라고 못을 박았지만, 그것이 3월도 될 수 있고, 5월도 될 수 있죠.

 

필요했지만 사지 않으니 항상 “조금 불편한 상태”였던 주방용품.

 

가격이 비싸서 사 지 않은 건 아니었습니다.

샀다가 짐만 될까봐 “살까 말까”하다가 결국 안 샀던 거죠.

 

사실 이것도 저에게는 스트레스중에 하나였습니다.

필요하고 사고 싶은데 사지 못하는 그 마음을 아시려는지..

 

그랬던 물건들중에 제가 오늘은 2개를 질렀습니다.

가격으로 따지면 사도 백번은 더 샀을 제품이죠.

 

 

 

이케아에 갔다가 업어온 달걀 절단기.

단돈 1유로짜리입니다.

 

달랑 1300원하는 이 제품을 안 사고 버텼는데..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더 머물게 된 이 상황!

 

그냥 샀습니다.

 

훈제 연어 올린 빵을 만들 때 달걀을 가늘게 썰어서 올려야 하는데,

우리집 식칼로 삶은 달걀을 자르는 건 매번 안 되는 일이었거든요.^^;

 

동네 슈퍼에 “스테인레스 식기류”가 기획 상품을 나왔길레 찜기도 질렀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다이소”에만 가도 쉽게 살 수 있는 부채처럼 쫘악~ 펴지는 찜기.

 

내가 그동안 내가 봐온 찜기는 비주얼은 “다이소 2천원짜리” 인데,

“유명상표” 목걸이를 달고, 가격은 열배나 비쌌던 스테인레스 찜기.

 

내가 아는 그 찜기는 맞는데, 가격은 내가 아는 그것 이상인 스테인레스 찜기.

필요한데 그렇다고 별로 특별해보이지 않은 것을 고가로 구매하기는 억울했던 제품.

 

슈퍼마케 기획상품이라고 해도 스테인레스여서 그런지 나름 고가인 3,99유로.

한화로 계산하니 오천원정도 하지만, 이곳에서는 이것도 저렴한 수준.

 

요즘 야채를 쪄서 먹는 것이 다이어트에 좋다고 하던데..

나는 찜기가 없어서 그동안 전자렌지에 삶았습니다.

 

“이제 필요한 찜기도 샀으니 앞으로는 모든 야채를 다 삶아먹어야지.” 싶지만,

사 놓으면 또 마음처럼 그렇게 자주 사용하지는 못할거 같은데 봐야죠.^^

 

일단 사고 싶고, 필요했던 물건들이라 이것들을 살 때 기분은 엄청 좋았습니다.

몇푼 안 되는 가격인 제품임에도 오랫동안 사지않고 버텼던 것이라 더 그랬나봅니다.

 

“공간이 없다“고 하지만 사실 오늘 사들인 물건 2개는 놓을만한 자리가 있겠죠.

이제는 “남편의 궁시렁”을 그냥 듣고 있지 않고 대드는 요즘입니다.

 

“내가 좁아터진 이 집에서 사느니 집 얻어서 나간다.”

 

마눌이 이 말을 할 때면 순간 “얼음”이 돼서 눈치를 살폈던 남편!

이제는 마눌이 이 말에 “나갈 때 나도 데려 가!”하면서 넉살을 부립니다.

 

비좁고, 불편한 시댁에서의 생활이지만..

이도 지나고 나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날들이겠지요?

 

내 추억 속에 오늘 사들인 1유로짜리 달걀 절단기와 4유로짜리 찜기도 함께 하지 싶습니다.

 

“남편, 그거 알아? 내가 그때 달걀 절단기랑 찜기 사들고 와서 당신한테 말 자랑했잖아.

그때 당신이 “집도 좁은데 그거 왜 샀냐”고 하지 않고, 그냥 웃으면서 바라봐준거 참 고마웠어.“

 

우리부부에게는 “좁아터진 공간” 때문에 투닥거린 날들이 더 많았던 시댁살이.

이도 나중에 돌아보면 감사한 시간들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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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나름 최근의 영상입니다.

지난 11월에 올라갔었던 샤프베르크(산) 등산기 입니다.

 

3편으로 영상을 편집했는데, 이번에 그중 첫번째 부분을 보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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