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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의 체밥치치

by 프라우지니 2019.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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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까지 예약글을 올리고 떠났었는데..

돌아와서도 글을 쓸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달아주신 댓글에 답을 달까 생각하다가 그렇게 되면 오늘도 글을 못 쓰게 될 거 같아서 일단 글을 한편 쓰는 것으로 돌아온 인사를 드립니다.^^

 

예정보다 하루 일찍인 목요일에 돌아왔는데..

 

금요일에는 잘츠캄머굿 호수 중에 하나인 아터호수로 보트(카약) 타러 갔었고..

토요일,일요일(오늘입니다)은  근무가 있어서 글을 쓸 시간이 없었습니다.

 

여행을 갔다 와서 아직도 찍어온 사진들이랑 영상들을 보지 못한 상태입니다.

사진도, 영상도, 가지고온 이야깃거리도 풍성한데, 시간이 없어서리..

 

조금 기다리시면 까먹지 않는 한도 내에서 여러분께 쏟아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오늘 있었던 일을 여러분께 수다로 풀어보겠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 남편은 “요리하는 남자”입니다.

 

있는 재료는 보이는 대로 다 집어넣어서 애초에 생각했던 요리와는 전혀 다른 비주얼과 맛을 자랑하는 마눌의 요리와는 달리, 남편은 요리 시작 전에 인터넷 검색을 시작으로 들어가는 재료와 용량도 정확하게 계량해서 넣는 타입의 요리사죠.

 

우리가 갔던 슬로베니아의 포스토이나.

동굴로 유명한 곳이죠.

 

이곳에서 머물렀던 캠핑장에 달린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었는데..

남편이 시킨 것은 “체밥치치”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는 지금은 다른 나라지만,“유고슬라비아“라는 이름으로 한 나라인 적도 있었죠. 8개 나라로 분리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많이 만나는 사람들은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정도입니다

.

이 나라들을 설명하다보니 생각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네요. 우리 요양원에 새로 오신 할매가 당신이 똑똑하다는 걸 자랑하시고 싶으셨는지 뜬금없는 말을 하셨습니다.

 

“나는 외국어를 잘한다.”

“그래요? 어떤 외국어를 하실 줄 아시는데요?”

“독일어, 세르비아어, 크로아티아어, 보스니아어.”

“그 많은 외국어를 어디서 배우셨어요?”

“학교에서”

“아직도 기억하세요? 대단하시네요.”

“....(만족스러우신 듯)”

 

할매가 언급하신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가 각각 다른 나라이기는 하지만 같은 언어를 사용해서 결국 할매가 하신다는 언어는 모국어인 독일어와 크로아티아어지만..

 

할매가 외국어 자랑을 하시길레 듣고 칭찬해드렸습니다.^^

 

슬로베니아의 도시(피란)도 크로아티아의 어느 도시를 연상하게 하고, 음식 또한 크로아티아의 식당에서 파는 것과 거의 비슷합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 것??

 

슬로베니아가 은근히 지역별로 볼 것이 많은 나라입니다.

물가는 오스트리아와 비교해도 그리 싸지 않지만 말이죠.

 

이번에 우리가 슬로베니아의 식당에서 먹었던 요리는 체밥치치.

여기는 특이한 것이 주문한 것만 나온다는 것.

 

무슨 말이냐고요?

예를 들어서 스테이크를 시키면 옆에 메쉬 포테이토나 야채들이 곁들어 나오게 되는데..

달랑 스테이크만 나온 경우입니다. 옆에 사이드로 나오는 것이 없는 거죠.

 

남편은 체밥치치(8유로)에 감자튀김(3유로)을 주문했었는데..

 

세 가지 다른 종류의 체밥치치 설명을 듣고 그중에 가장 크게 나오는 걸로 주문을 했는데 ..

나온 것은 “햄버거 스테이크”

 

보통 체밥치치는 간 고기를 손가락 정도의 굵기로 빚어서 나오는 거라 조금 크다면 손가락이 아닌 굵은 소세지 굵기로 나오나부다 했었는데, 웬 둥글 넙적 햄버거 스테이크라니..

 

거기에 맛도 모양도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제품이랑 남편이 입맛에는 영 아니었나봅니다.

먹고 나서는 계속 속이 안 좋다고 궁시렁 거리셨죠.^^;

 

 

체밥치치에 한이 맺히셨는데, 집에 와서 제일 처음 한 요리는 체밥치치.

물론 인터넷에서 공증된 레시피로 만드셨습니다.

 

직접 고기 양념하고, 반죽하고 거기에 불까지 피우셔서 바베큐도 직접 하셨죠.

 

더운 여름일이라고 저녁에 요리를 시작해서 식사가 차려진 시간은 저녁 10시.

너무 늦은 저녁이라 안 먹는다는 마눌에게는 먹으라고 사정까지 하는 요리사님!

 

“마눌 뚱뚱하다면 왜 다 늦은 저녁에 먹으래?”

“이것만 먹어!”
“그러면 뚱뚱하다고 안 할 꺼야?”

오늘은 안 할게!”

“그런 게 어디 있어. 먹여놓고 뚱뚱하다고 하는 건 반칙이지.”

“이거 먹는 건 살 안쪄!”

 

이건 어디서 나온 괴변인 것인지..

맛있으면 0칼로리가 되는 건가요?

 

 

 

결국 마눌 몫으로 떨어진 작은 접시.

 

체밥치치 하나에 구운 양송이, 오븐에 구운 감자에 소스까지.

거기에 루콜라, 토마토 샐러드.

 

접시에 함께 준 소스는 크로아티아 식당에 가면 자주 나오는 것인데..

슈퍼에서 파는 이 소스의 이름은 AJVAR.

 

글을 쓰면서 냉장고에 있는 소스 병을 들여다보니 들어간 재료는 건강합니다.

 

적 파프리카 76%, (삶은)가지 12%, 그 외 해바라기씨 기름,

 식초와 토마토 농축액 2,6%, 매운 고춧가루 1%, 설탕, 소금, 양념.

 

남편은 맛있다고 종종 사는 소스인데 제 입맛에는 영 아닌 소스입니다.

 

맵다는 제품인데 맵지도 않고, 소스로 고기를 찍어먹기에도 좀 애매한 맛이고..

(이건 순전히 제 개인적인 입맛입니다.)

 

자! 저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다시 출근합니다.

 

남편의 3주 휴가가 저에게는 은근히 스트레스 였습니다.

출근을 해도 오후 4시~5시면 퇴근을 하는지라 나에게는 참 짧은 하루였는데...

남편과 하루 종일 붙어있는 것보다는 그래도 나은 하루였더라구요.^^

 

짧은 여행과 여기저기 하루나들이로 보냈던 지난 3주가 지나고..

저는 다시 자유의 몸이 되어서 글도 빡세게 쓰고, 영상도 빡세게 편집을 해볼생각입니다.

 

아시죠? 여러분이 댓글이 저에게 글을 쓰고, 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사실!

(댓글 달라는 협박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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