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브로브닉을 보고 싶다고 가자고 몇 년을 노래했던 마눌이지만..
그곳에 어떤 볼거리가 있는지는 전혀 공부를 안했습니다.
가기 전에 미리 계획을 세우고, 공부를 하는 남편과는 완전 반대죠.
마눌의 생각은 항상 같습니다.
“관광안내소 가서 물어보면 되지!”
관광 이라는 것이 뭐 별거 있나요?
시내를 이리저리 걸으면서 보는 거죠.
그래도 크로아티아 간다고 할 때 신경 써서 챙긴 책은 있었습니다.
영어판 론리플래닛과 독일어판 크로아티아 가이드북.
|
|
독일어판 크로아티아 가이드북은 우리 집에 오래전부터 있었던 책이죠.
내가 꽤 오래전에 “크로아티아 완전정복”을 위해서 산 기억은 있는데..
너무 오래전이라 이제는 기억도 안 나죠.^^;
두브로브닉 구시가를 도착해서 시내를 이리저리 걷고 있는데 남편이 한마디 합니다.
“시내에 왔으니 설명을 해봐.”
공부도 안하고 온 마눌한테 설명을 하라니..
그래서 시내에 나갈 때 챙겨갔던 가이드북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가이드북에 구시가의 중요한 건물들에는 번호가 있습니다.
각 번호의 건물을 찾아다니면서 가이드북의 설명을 읽었죠.
건물에 대한 역사를 읽으니 조금 달라 보이기는 합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한국어로 된 구브로브닉 구시가의 지도입니다.
구시가 안에 있는 건물중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는 것들이 꽤 됩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박물관이나 수도원들을 찾아들어가겠지만,
우리는 그저 건물 밖에서 건물의 역사만 읽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두브로브닉에서 잡았던 숙소는 구시가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집주인은 3번 버스를 타고 시내로 가는 걸 추천했지만, 도착한 날 오후에 우리는 구시가까지 걸었습니다. 관광객에는 거리의 모든 것이 볼거리이니 구경하면서 갔죠.
우리가 구시가로 걸어가는 길은 우리 같은 관광객들로 만원이었습니다.
집주인이 추천했건 말건 우리가 걷듯이 대부분의 서양인들은 걷는 걸 좋아합니다.
진정한 관광은 걸으면서 보고 느끼는 것이니 말이죠.^^
|
|
역시나 구시가 쪽으로 걸어가며 보는 풍경이 쏠쏠합니다.
이런 풍경은 구시가에서는 볼 수 없죠.
우측으로는 절벽 아래로 파란 바다가 펼쳐지고, 좌측으로는 그런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멋진 집. 정말 돈이 많은 사람들이 살 거 같은 동네의 멋진 전망, 멋진 집입니다.
대형 크루즈 선박이 들어오는 항구가 보이는 산동네 숙소에서 구시가까지 40분정도 되는 거리를 첫 날은 걸어오면 길을 익혔습니다.
길도 익히면서 구경도 하고, 걸으니 건강에도 좋은 관광입니다.^^
오후에 구시가에 들어서서 깜짝 놀랐습니다.
두브로브닉이 유명한 관광지인건 알았지만 거리에 반은 사람입니다.
배낭 여행객, 단체여행객, 가족단위 소규모 여행객.
거기에 다양한 언어들이 귓가에 들리는 것이 역시나 유명한 관광지답습니다.
이곳에서 엄청나게 많은 한국인 단체 관광객도 만났습니다.
몇 개의 팀이 시내 이곳저곳을 누비고 있었습니다.
크로아티아가 한국에는 “꽃보다 누나”로 갑자기 알려진 나라이지만..
유럽에서는 “여름휴가지”로 손꼽히는 나라입니다.
고로, 여름에 이곳으로 휴가를 오는 유럽인들이 엄청나다는 이야기죠.
원래 관광객이 몰리는데, 최근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쪽 관광객까지!
시내가 그야말로 남대문 시장입니다.
북적이는 도로에서 우리가 찾은 것은 “아이스크림 가게.”
가게 옆 골목에 서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남편입니다.
걸으면서 음식 먹는 걸 싫어하는지라, 한쪽에 서서 다 먹어야 길을 나서죠.
제법 커다란 스쿠프가 10쿠나면 나름 저렴한 가격이라,
우리도 두브로브닉에서 머무는 2박 3일 동안 하루에 2개 이상은 사먹었습니다.
서양인들의 아이스크림 사랑은 엄청납니다. 아이스크림 먹으면 갈증이 더하니 안 먹는 한국 사람과는 달리 여름에 아이스크림을 달고 살죠.
대신에 겨울에는 아이스크림을 거의 먹지 않습니다.
아이스크림 가게도 여름에만 열고 겨울에는 문을 닫죠.
아이스크림은 여름에만 먹는 거라는 인식이 있는듯합니다.
(아이스크림 집이 문을 닫는 건 내가 사는 오스트리아, 우리 동네 이야기입니다. 일 년 내내 관광객이 붐비는 두부로브닉시내의 아이스크림 가게는 겨울에도 장사를 할 거 같네요.)
저도 처음에는 잘 안 먹던 아이스크림인데 이곳에서 사는 기간이 길어지니..
입맛이 변하는 것인지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그래서 몸매가 조금씩 퍼지고 있죠.^^;
.
|
|
볼거리가 있는 구시가 중앙도로를 중심으로 볼거리가 있는 곳은 관광객들로 넘치지만,
옆으로 이어지는 골목은 한낮에도 한산합니다.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주거지도 있고, 좁은 골목에 테이블을 내놓고 장사하는 식당이나 카페들도 꽤 됩니다. 골목 앞에서서 호객행위를 하는 아가씨들이 있는 식당들도 꽤 되죠.
실제로 구시가에서 사는 사람들은 일상이 힘들 거 같았습니다.
구시가는 밤낮으로 사람들이 넘쳐나고, 거기에 시끄러운 소음까지!
내가 사는 곳이 유명관광지가 되는 것이 마냥 좋을 거 같지는 않습니다.
대낮에 두브로브닉 구시가에 모인 사람들은 다 관광객이지 싶습니다.
크로아티아의 여러 도시들을 봤지만, 이곳만큼 사람이 붐비는 곳은 없었습니다.
역시 “크로아티아의 관광지 1위“ 위력을 보여주는 구시가입니다.
사람들이 덜 붐비는 시간에 구시가를 구경하시고 싶으시다면...
조금 이른 오전시간을 추천합니다.
오전 특히나 조금 이른 오전에는 그나마 조용한 시내를 걸으실 수 있으니 말이죠.
성벽 안의 구시가는 벗어났습니다.
마리나 뒤쪽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도 있고, 한쪽에는 수영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옆에 음료를 파는 카페도 있어서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라면..
잠시 시간을 보내도 좋을 거 같습니다.
우리부부는 땡볕을 받으며 앞 사람을 따라서 일렬로 걷는 성벽투어는 하지 않았습니다.
150쿠나 (20유로 이상)씩이나 주고 굳이 걸어야 하나 싶어서 말이죠.
우리는 성벽투어 대신에 스르지산의 석양을 보기위해서 “케이블카”에 투자를 했었습니다.
성벽투어도 150쿠나, 케이블카도 150쿠나였는데..
우리는 산위에서 멋진 석양을 본지라 만족스러운 투자였습니다.^^
구시가를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쉬는 방법도 있지만..
우리는 바다가 잘 보이는 이곳을 이용했습니다.
여기에 앉아서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다양한 크기의 배도 구경하고,
가지고 있는 빵으로 고기밥도 주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두브로브닉에서 시간이 조금 있으시다면 저렴한 빵이나 과자를 사서 이곳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예쁜 고기들이 내가 떨어뜨리는 빵조각을 찾아서 엄청나게 몰려듭니다.^^
이곳에 수영이 가능한 곳도 있다고 말씀드렸죠?
바로 그곳입니다.
대부분은 현지인으로 보였지만, 수영 잘하는 관광객도 가능하겠죠.
저야 수영도 못하고, 바다수영은 불가능하죠.
하지만 부부가 나란히 앉아서 멋진 몸매를 가진 젊은이들을 보는 재미는 쏠쏠했습니다.^^
바다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구시가로 들어가는 길.
마리나에는 크고 작은 배들이 정박 중입니다.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배들도 있고, 너무 작아서 “관광객용”은 절대 아닌 거 같은 것들도 있죠. 이른 아침에 오면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가는 어부들도 만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저 뒤로 스르지산이 보입니다.
이번에는 케이블카타고 올라갔지만,
다음번에는 슬슬 걸어서 올라갈 예정입니다.
걸어 올라가면서 구시가를 보는 재미가 쏠쏠할 거 같아서요.^^
저녁이 되면 구시가가 조금 조용해지나 했었는데..
늦은 밤까지 구시가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구시가의 야경을 보려고 머무는 것이겠지요.
저녁의 구시가는 어디를 찍어도 근사한 풍경사진이 됩니다.
여기저기서 업소에 속한 가수들이나 뮤지션들이 연주하는 음악은 덤으로 즐기실 수 있습니다. 굳이 뭘 하지 않아도 좋을 시간들입니다.
두브로브닉의 구시가는 밤낮이 따로 없습니다.
아니, 밤이 더 붐비는 거 같습니다.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내놓은 테이블은 만석입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관광객은 근사해 보이는 레스토랑의 테이블에 앉아서,
조금 덜 여유로운 관광객은 어디선가 사온 음식을 나눠먹으면 도시의 저녁을 즐깁니다.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
이곳에 머무는 동안 우리의 귀가시간은 항상 10시가 넘었습니다.
버스를 타면 숙소 뒤에 내리는지라 나름 안전한 귀가길 이었죠.
모든 버스가 지나가는 구시가 앞의 버스정거장!
우리가 구시가에서 숙소로 들어가는 첫날.
내가 기다리는 3번 버스는 아무리 기다려도 전광판에도 나타나지 않고 오지도 않고!
다른 번호의 버스들이 두어 번 섰다가 지나갈 동안 오지도 않습니다.
기다리다 지쳐서 옆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저 혹시 3번 버스는 왜 안 오는지 아세요?”
“저희도 관광객인데요.”
늦은 저녁시간에 이곳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관광객이었습니다.
남편은 그냥 무작정 기다리자는 했지만 그랬다가 밤새 기다릴 거 같아서 버스티켓을 샀던 창구에 가서 물어봤습니다. 내가 타야 하는 3번 버스는 어디에서 타야 하는지!
안 물어봤음 정말로 버스 기다리면서 날샐뻔 했습니다.
내가 타야하는 3번 버스는 반대편 정류장에 있었습니다.
얼른 반대편 정거장에 있는 남편은 손짓으로 불렀습니다.
그렇게 우리부부는 이곳에서 3번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죠.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기타 여행 이야기 > 크로아티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브로브니크 1유로짜리 럭셔리 화장실. (12) | 2020.06.10 |
---|---|
두브로브닉 구시가 뒷골목으로의 산책 (6) | 2019.03.12 |
두브로브닉, 구시가외 다른 볼거리들 (6) | 2019.03.02 |
두브로브닉 구시가에서 즐기는 스포츠, 카약투어 (6) | 2019.02.19 |
알아두면 좋은 두브로브닉 교통편 (8) | 2019.01.28 |
스르지 산위에서 본 두브로브닉의 석양 (14) | 2019.01.14 |
크로아티아 식당에서 만나는 저렴한 음식들 (12) | 2018.12.27 |
우리를 진땀빼게 만들었던 두브로브닉 숙소, Letizia 레티찌아, (10) | 2018.12.18 |
우리 부부의 휴가 첫 외식, 오징어구이와 홍합 (8) | 2018.12.09 |
남편이 사랑한 캠핑장, Praprantno 프라프란트노 (6) | 2018.11.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