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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부상과 함께 시작하는 새해

by 프라우지니 2019.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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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새해 우리는 밖에서 첫 날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둘 다 약간의 부상을 입고 돌아왔죠.

 

마눌은 집에서 조신하게 새해를 시작하고 싶었지만,

 

남편이 전날 저녁부터 스키 타러 가겠다고

준비를 하는데 말릴 수가 없어서 따라 나섰죠.

 

 

구글지도에서 캡처

 

우리부부가 스키를 타는 곳은 집에서 떨어진

“Hohentauern 호헨타우에른“입니다.

 

겨울철 스키휴가로 유명한 지역이죠.

 

전에 그라츠에 살 때는 시댁이 있는 린츠로 오는 길에

오며가며 스키를 타고 했었는데,

 

지금은 일부러 차를 타고

가야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운전 싫어하는 남편이 일부러 운전해서 가는데

아무것도 안하고 보조석에 앉아서 가는 마눌이

안 간다고 투정을 부리면 안 되죠.

 

그래서 남편이 가자고 하면

군소리 안하고 따라 나섭니다.

 

 

 

2019년 1월 1일 오후!

스트리아의 고소도로는 이렇게 텅 비어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차고 넘치는 것이

연휴의 고속도로인데..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1월1일

가족끼리 집에서 보내는 모양입니다.

 

하긴, 우리도 보통 1월1일은 집에 있는데...

 

올해는 스키 타러 가느라

1월1일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네요.^^

 

 

인터넷에서 캡처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남편에게

오스트리아 고속도로에 대해 궁금한 점을 오늘 물어봤네요.

 

시아버지가 당신의 아들, 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시는 건

“1년짜리 고속도로 통행증”

 

거의 90유로에 해당하는 가격입니다.

 

아빠가 고속도로 통행증을 주시는데,

남편이 사는 고속도로 통행증이 또 있습니다.

 

이것도 1년짜리로  60유로 정도하죠.

 

평소에 관심이 없었는데

갑자기 생각난 김에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남편, 아빠가 선물로 주시는 것이 고속도로 통행증이잖아. 그치?”

“응.”

“그럼 남편이 또 사는 건 뭐야? 그것도 통행증 아니야?”

“맞아.”

“왜 통행증이 2개야?”

“아빠가 주시는 건 오스트리아의 모든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고,
내가 사는 건 추가로 돈을 내야하는 유로 도로용이야.”

“그런데 왜 유리창에 붙어있는 통행증은 하나야?”

“유로도로용 통행증은 톨게이트 통과할 때

비디오가 내 번호판을 읽어.”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가끔 중간에

돈을 내야하는 톨게이트가 등장하는데..

 

남편은 전자식 톨게이트로 진입하면

컴퓨터가 번호판을 읽고 게이트를 열죠.

 

(위 사진을 참조하시라^^)

 

 

 

올해는 눈이 많이 오는 가 했었는데,

눈 대신 비가 오는 날이 더 많은 요즘.

 

스키를 타러 가는데도

비가 오는 아주 따뜻한 날이었는데...

 

역시나 스키지역에 들어서니 눈이 쌓여있습니다.

 

고속도로는 눈이 쌓이면 인공적으로

소금을 뿌려서 눈을 녹이지만, 숲에는 불가.

 

그래서 숲으로 들어서면 스노체인을 끼워야 합니다.

 

 

 

여기가 바로 노르딕스키 센터.

 

노르딕스키는 보통 스키에 비해서 꽤 저렴합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알파인 스키는

하루에 50유로가 든다면 노르딕 스키는 5유로가 들죠.

 

남편이 5유로짜리 하루권 2장을

기계에서 뽑았습니다.

 

넓고 넓은 스키장을 달리다보면

중간에 가끔 티켓 검사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번에 찾은 스키장의 지도입니다.

 

노르딕스키라고 해도 난이도가 있습니다.

 

그저 길을 따라서 가는 참 쉬운데,

높낮이가 있으면 난이도가 올라가죠.

 

우리부부가 이용하는 코스는 파란색(쉬운 코스죠)

 

우리가 달리는 길의 마지막에 난이도 고급도 있지만,

내리막이라 중심만 잡으면 안전합니다.

 

 

 

스키센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우리는 지금 센터 쪽으로 가는 길입니다.

 

이곳은 봄, 가을에 시부모님이 버섯이나

블루베리/크랜베리를 따러 오십니다.

 

오스트리아의 산에도 버섯도 있고,

베리류들도 꽤 있습니다.

 

 

 

노르딕스키 센터에서 티켓을 사고는

이제 출발합니다.

 

Start 출발점에 서고 보니

2019년을 출발하는 기분도 듭니다.

 

올 한해도 시작을 잘해야죠.

 

라인이 2개라고 부부가 나란히 가면 곤란합니다.

하나는 상행성 하나는 하행선이죠.

 

우리 부부는 앞뒤로 서서

상행선을 따라 걷습니다.

 

나란히 걷는 건 좋은데 남편이 앞에서나

뒤에서나 마눌은 많이 불편합니다.^^

 

마눌이 앞장서면 남편이 뒤따라오면서

잔소리를 하시고..

 

남편이 앞서가면 남편의 덩치 때문에

앞의 풍경이 안 보입니다.^^;

 

남편이 앞서가면 마눌은 사진도 찍고

천천히 즐기면서 걷느라 뒤에서 많이 쳐지니..

 

그걸 방지하려도 남편은 마눌 뒤에

바짝 붙어 오는걸 선호하죠.

 

 

 

열심히 걷나 했던 남편이 갑자기

스키를 벗어던졌습니다.

 

오늘 가지고 온 드론으로 사진을 찍겠다고 말이죠.

 

그래서 드론을 하늘에 올려놓고

 

동서남북으로 돌려가면서 풍경사진을 찍으려고

남편은 준비하느라 부산하고!

 

마눌을 그 뒤에 서서 남편을 기다리는데...

 

 

 

앞쪽에서 노르딕스키를 타시던 할배가

눈 속에 파묻히듯이 넘어지셨습니다.

 

할배의 일행으로 보이는 아주머니는

앞만 보고 그냥 쭉 가시고..

 

눈 속에 파묻힌 할배는

혼자 일어나시기 힘든 상황.

 

드론 준비하는라 바쁜 남편한테

마눌이 얼른 외쳤습니다.

 

“남편, 저기 할배 넘어지셨다. 빨리 가봐.”

 

남편은 얼떨결에 할배한테 뛰어갔습니다.

 

위 사진은 할배를 일으키는 남편의 모습입니다.

 

앞서가던 할배의 일행도 할배가 넘어진걸

알고 되돌아오고 있네요.

 

 

 

스키를 타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넘어진 할배에게 관심은 보였지만

 

스키를 벗고 도와주지않아서

남편 혼자 할배를 일으키는 수고를 했습니다.

 

이때 마눌은 완전 뿌듯했습니다.

 

역시나 새해 첫날부터 남편이

착한 일을 했다고 말이죠.

 

다른 사람은 도와주려는 척만 했지만

얼른 뛰어가서 도와준 남편!

 

멋있어!!!

 

넘어지신 할배는 곧 90살을 바라보고 있는

연세라고 되돌아온 할배의 일행이 말합니다.

 

가벼운 낙상에도 골절이 쉽게 되는

노령의 할배는 스포츠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할배를 도와드리고 고맙다는 인사도 잘 듣고

할배도 할배의 일행도 잘 갔는데..

 

마눌이 생각 못한 것이 있습니다.

 

“내 남편 허리아파서 운동 다니고 있는디...”

 

남편이 할배를 일으키는 과정에서

무리가 간 모양입니다.

 

그 후 남편은 스키를 타는

내내 허리가 아픈 기색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남편은 새해 첫날 착한 일을 하면서

허리에 무리가 가는 부상을 당했습니다.

 

이걸 잘했다고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넘어지신 할배를 모른척 했다면

최소한 남편의 허리에는 무리가 안 갔을 텐데 싶기도 하고...^^;

 

이 날 마눌도 참 많이 넘어졌습니다.

 

이 날은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어서

중심을 여러 번 잃었습니다.

 

남편이 뒤에 보이는 산이 멋있다고

마눌보고 가서 서라고 했는데..

 

남편이 가라는 지점으로 가다가

또 중심을 잃어서 철퍼덕.

 

다시 일어나느라 허공에 다리를 쳐들고 또 허부적.

 

노르딕스키는 중심을 앞에 두면 넘어지지 않는데..

 

오늘은 너무 앞으로 둬서

앞으로도 두 번 고꾸라졌죠.

 

그러면서 가지고 있던 스키 스틱에 부딪힌 것인지..

마눌의 무릎은 퍼렇게 멍이 들었습니다.^^;

 

 

 

남편은 허리가 불편한 상태로,

마눌은 무릎이 불편한 상태로 돌아오는 길.

 

새해 첫 날을 스포츠로

시작한건 참 잘한 거 같은데...

 

남편은 남을 돕다가 허리부상을.

마눌은 바람에 중심을 잃어 무릎부상.

 

마눌은 “올해 아홉수라 조심해야 하는 건 아닌가?” 했었는데..

새해첫날 부부가 이렇게 액땜을 한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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