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요양원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은 이런저런 이벤트가 많이 있습니다.

 

(위문) 공연, 축제, 파티, 나들이 등등.

계절별로 다양합니다.

 

축제 같은 경우는 요양원내에서 진행을 하죠.

여름에는 바비큐 파티가 있었고, 10월에는 (맥주와 소시지가 있는) 옥토버 페스트.

 

크리스마스쯤에는 또 크리스마스 파티가 있고, 그 외 생일을 맞이한 어르신들과 그들이 가족들만 참가하는 생일파티들도 있습니다.

 

위문 공연 같은 경우는..

작게는 요양원에 찾아오는 (무료) 공연들이 있습니다.

 

가깝게는 동네 유치원생들이 명절(크리스마스 같은)때 와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연극 공연 같은 것도 합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일종의 위문공연이죠.

 

가끔은 돈 값을 물씬 풍기는 프로 팀들도 꽤 많이 옵니다.

 

지난번에는 성악가들도 와서 조금 알려진 오페라 속 노래들과 우리나라로 치면 “뽕짝”에 해당하는 지나간 유행가들을 부르기도 하면서 어르신들이 호응을 받았었죠.

 

 

 

행사 중에 가장 큰 행사는 요양원 밖으로 떠나는 나들이가 있죠.

 

올해 나들이를 간 곳은..

짤츠캄머굿 지역의 가장 큰 호수인 “아터 쎄(호수).

 

호수가 보이는 곳의 식당에서 밥도 먹고, 호수도 즐기는 하루가 되는 거죠.

 

항상 요양원내에 갇혀있는 사람들이니 일 년에 한두 번쯤은 대절한 버스를 타고 나가서,

콧바람도 쐬고, 식당에서 식사도 하고 돌아오게 됩니다.

 

대부분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답게 걸을 때 필요한 보조기구는 기본이니.. 차를 타고 내릴 때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고, 혼자 거동을 못해서 휠체어를 타시는 분들은 나들이 내내 도움이 필요합니다.

 

혼자서 식사를 못하시는 분들도 참가하시는지라, 식사시간에는 먹여드리는 일도 해야 하죠.

그래서 나들이를 가는 날에는 요양원 근무 외에 추가로 직원들이 투입이 되죠.

 

실습생활을 시작으로 이제 거의 3년을 훌쩍 넘어 4년차를 바라보고 있는 저는 어쩌다보니 한 번도 나들이에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사실은 “어쩌다 보니“가 아닌 근무 투입이 안 되어 못가본거죠.

 

이런 나들이 같은 경우는 병동의 책임자에게 “나 가고 싶어”해야 하는 모양입니다.

그런 사람을 위주로 투입하고, 그 외는 책임자가 알아서 근무자를 투입하게 되는 거죠.

 

실습생때 나들이를 따라가는 경우도 있는데, 난 그때도 안 보내서 못 가 봤고,

정직원으로 일하는 지금도 근무 투입이 안 되서 못가 봤습니다.

 

내가 한 번도 안 해본 것이라, 한번쯤은 어르신들과 나들이를 가보고 싶었습니다.

 

위의 나들이 안내를 보시면 아래에 25유로를 내야 내야한다고 적혀있습니다.

 

모든 참가자들이 내는 것이 아니라..

요양원의 거주하고 계시는 어른신들은 무료입니다.

 

단 ,요양원 옆의 건물에 사시는 어르신들은 25유로를 추가로 내야합니다.

 

보이시죠?

Betreubares Wohnen 베트로이바레스 보넨.

 

 

 

한국에는 없는 개념인지라 잠깐 소개를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은 대부분 옆에 부속건물을 달고 있습니다.

요양원 바로 옆에 들어서는데 일종의 아파트 같은 건물이지요.

 

이것이 바로 “Betreubares Wohnen 베트로이바레스 보넨"

 

Betreubares(보살핌/간병이 있는) Wohnen(살다)

대충 이런 의미로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은 100% 보살핌을 받게 되지만..

요양원은 한정된 인원의 한계가 있는지라, 차선책이 필요하죠.

 

그 차선책이 바로 이 “Betreubares Wohnen 베트로이바레스 보넨"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보살핌이 가능한 집“이죠.

 

혼자서 살기는 무리가 있는 어르신들은 자신의 집을 떠나서 이 건물로 들어오죠.

 

이 건물에 살게 되면 필요에 따라서 “방문요양”을 하는 요양보호사가 찾아오는 서비스를 받기도 하지만, 여전히 혼자서 생활을 하죠.

 

자신의 연금도 스스로 관리하면서 사는 독자적인 삶입니다.

 

단, 문제가 있을 때 집안에 있는 “호출”단추를 누르면 이것이 요양원에 연결이 되있는지라,

요양원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가 찾아갑니다.

도움이 급하게 필요할 때는 바로 받을수 있죠.

 

“베트로이에바레스 보넨“은 요양원으로 들어오는 징검다리 같은 곳입니다.

자신의 집 - 베트로이바레스 보넨 - 요양원.

 

이 건물에서 살다가 더 이상 혼자 생활 하는 것이 힘들고,

요양원에 자리가 나는 경우네 요양원 입주가 가능해지는 거죠.

 

요양원에 입주를 하면 이래저래 한 달에 3,000유로가 들어가는데,

이 금액이 웬만큼 재산이 있는 경우라도 내기 부담스러운 금액입니다.

 

한 달에 세후 금액이 1800유로만 되도 고수입자라고 말하는 이곳인데..

한 달에 그 2배에 달한 요양원비를 대기는 부담이 되죠.

 

그래서 요양원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두 종류입니다.

 

돈이 아주 많아서 스스로 지불이 요양원비 지불이 가능하신 분들이나,

아예 돈이 없어서 나라(사회보험)의 도움이 받는 사람들이죠.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미리 자식들에게 (적어도 5년 전에) 집 같은 재산을 넘긴지라,

소유의 재산이 없는 영세민이라 부담없이 요양원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오늘은 “베트로이바레스 보넨”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하려는 것이 아니었는디..^^;

 

또 삼천포로 가고 있다는..

 

요양원 어르신들을 모시고 가는 나들이를 나도 한번쯤 참가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동료에게 하니 그 동료가 깜짝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보면서 한마디 합니다.

 

“그런 소리는 절대 하지마.”

“왜?”

“내가 갔다가 학을 떼었잖아. 다시는 안갈꺼야.”

 

이 동료는 180cm는 훌쩍넘고, 합기도까지 하고 덩치고 산만한 아저씩입니다.

그런 아저씨가 얼마나 힘들었길레 다시는 안 간다고 하는 것인지..

 

“나는 같이 나들이 가면 재미 있을 거 같았는데..”

“재미? 100kg넘는 N부인이 5분에 한 번씩 화장실 간다고 해서 내가 미치는 줄 알았어.”

 

동료도 100kg이 거의 다되는 거구임에도 100kg할매를 화장실에 모시고 가는건 힘들었나봅니다. 5분에 한번씩이었다면 식탁과 화장실을 계속 반복했다는 이야기니 말이죠.^^;

 

요양원이야 휠체어가 쉽게 화장실에 들어가는 구조이고, 또 벽에 잡고 일어날 수 있는 손잡이도 여러개 있는지라, 화장실에 가도 보조하는 것이 별로 힘들지 않은데..

 

밖에 나가면 이런 편의시설은 거의 없는 경우가 많죠. 화장실에 휠체어가 들어갔다고 해도 잡고 일어날 손잡이가 없으면 직원이 잡고 일으켜야 하고.

 

또 다들 점심을 먹고 있는지라, 직원도 먹으면서 옆에 어르신을 먹여드리는데..

뜬금없이 “나 화장실 갈꺼야!” 하시는 어르신.

 

밥 먹다가 이 어르신 모시고 화장실에 가야하죠.

 

그 어르신이 큰일이라도 보시면 그 냄새 다 맡아가면서 그 옆에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는 뒷동네를 닦아드린 후에 다시 식탁으로 모시고 와야 하죠.

 

밥 먹다가 배설물 냄새를 진하게 맡고와서 다시 밥먹는 건 사실 쉽지않죠.

 

밥맛은 다 떨어진 상태에 어른신들이 돌아가면서 화장실 가겠다고 손을 번쩍 들어대면..

하루종일 수많은 어르신들 화장실만 모셔드리면서 하루를 보내게 되는거죠.

 

그 동료가 나들이 근무가 얼마나 힘든지 나에게 적나라하게 이야기를 했지만..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남이 “맛없다”해도 내가 직접 먹어봐야 그 “맛없음”의 깊이를 알게되고,

해외에 사는 사람들이 말하는 “힘든 삶” 도 내가 직접 나와서 살면서 겪어봐야 그 “힘듬”을 뼈저리게 온몸으로 느끼죠.

 

동료가 말하는 “힘듬”은 잘 이해했지만, 그럼에도 나도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나도 가서 경험을 해본 다음에야 “그 힘듬”을 깊이를 이해할테니 말이죠.

 

아직 따라가보지 않은 어르신들의 나들이여서,

아직까지도 저는 이 나들이가 “재미 있을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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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0.2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