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951-친해지는데 가장 긴 시간이 걸린 독일 아가씨

by 프라우지니 2018. 3. 11.
반응형

 

뉴질랜드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

 

남자인 남편은 남자보다는 여자랑 더 빨리 친해지고, 여자인 마눌은 여자보다는 남자들이랑 먼저 친해지는지라 남편이 마눌을 통해서 소개받은 남자들이 꽤 있습니다.

 

아무리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해도 보통 한 이틀 지나면 말을 트게 되고 있는 동안 친하게 지내는데.. 이상하게도 이 아가씨만은 친해지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백패커 안의 다른 동양출신 아가씨들이랑은 지나치면서 인사도 하고,

무지하게 친한 척 하는 그녀인데, 유난히 내 앞에서만은 찬바람이 쌩~ 붑니다.

 

상대방이 이렇게 나오면 나도 호의적일수가 없죠.

나도 덩달아서 그녀랑 마주칠 때마다 그녀가 안 보이는 듯이 행동했습니다.

 

이때쯤 내가 그녀에게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인지..

아님 유난히 나에게 적대적인 그녀를 똑같이 대하면서 내 마음이 불편했던 것인지..

 

이 당시 그녀에 대한 내 마음이 일기장에도 남아있습니다.

 

“내 성격이 별난 걸까? 왜 딸 뻘밖에 안 되는 독일아가씨를 그리 싫어하는 것인지..

그 아이도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보이니 사람의 감정이 상대적인 거겠지?“

 

우리나라에서야 20대 후반쯤에 결혼을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유럽에서는 20대 초반에 아이를 낳는 경우도 꽤 있는지라 이렇게 따지면 정말 내 딸 뻘 되는 나이죠.

 

 

 

서로 말은 하지 않아도 같은 공간에서 지내다 보니..

그녀의 정보는 여기저기서 주어 듣게 됩니다.

 

독일에 남친이 있다는 이야기를 분명히 들었었는데..

그녀는 백패커에 온 영국남자랑 눈이 맞았습니다.

 

같이 3박4일 어딘가 여행을 갔다 오는가 싶었더니만,

백패커 안에서도 서로 껴안고 있고, 뽀뽀를 하면서 애정표현을 보여줍니다.

 

“남자친구 있다며?”

 

원래 마음에 안 드는 그녀였지만, 그녀의 행동도 조금 깨기는 했습니다.

 

서양인이라고 해서 전부 이렇게 개방적인 건 아닌디..

하긴 젊은 세대를 기성세대인 내가 이해 할 수는 없죠.^^;

 

 

 

여행자들은 빠져나간 한가한 시간에 백패커에서 시간을 보내는 거주민들.

 

한동안 친하게(?) 지내던 영국인이 떠났어도 그녀 주위에는 항상 남자들이 넘쳐났습니다.

 

그녀는 여자보다는 남자랑 더 쉽게 친해지는 타입인듯 보였고,

금발에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는지라 남자들이 그녀 주위에 모여들기도 했죠.

 

우리부부만큼이나 꽤 오래 백패커에 머물렀던 그녀는 남편과는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하는 듯이 보였지만, 유난히 나에게는 까칠하게 대하는지라 꽤 오랫동안 서로 소 닭 보듯 했었습니다.

 



서로 소 닭보듯이 쳐다보던 그녀가 떠난다고 짐을 쌀 때는 내 속이 다 후련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녀도 백패커의 마당에 작은 텐트를 치고 하루에 10불짜리 캠핑을 했었습니다.

 

며칠 후에 돌아온 그녀가 혼자서 “통가리로 노던서킷” 을 다녀왔는데.. 돈 아끼려고 산장에 딸린 캠핑장에서 잔 것이 아니고 걷다가 그냥 길 위에 텐트를 치고 잤다는 말에는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아끼는 것도 좋지만 혹시나 화산폭발이라도 있게 되면 산장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피난정보가 가는지라 중간에 아무렇게나 캠핑을 하는 사람들은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데..

 

서로 봐도 모른척하는 사이였는데...

내가 그녀에게 말을 걸어야 할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남편이 생일이 다가오니 케이크는 구워야 하는데..

그녀가 손쉽게 구워대던 “바나나케잌”이 딱인거 같았습니다.

 

내가 아쉬우니 일단 말을 걸어야지요.

 

그녀가 독일인인건 나도 알고, 그녀 또한 내가 남편이랑 독일어로 대화를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우리는 영어로 대화를 텄습니다.^^;

 

서로 대화는 하지 않았지만, 같은 공간에 살고 있는지라 서로 이름은 알고 있는 사이였습니다.

 

“C, 네가 만드는 바나나케잌 레시피 좀 가르쳐줄래?”

“알았어. 내가 적어줄게!”

 

서로 볼 때마다 안면 깔 때는 상당히 그녀가 차갑다고 느꼈는데..

내 질문에 흔쾌히 대답을 해주는 그녀에게 따뜻함이 묻어나는 듯 합니다.

 

그녀도 나처럼 상대방이 차갑게 대하니 그렇게 차가웠던 걸까요?

그렇게 그녀와 대화를 시작해서 나중에는 페이스북 주소까지 주고받는 사이가 됐죠.

 

나보다 더 작은(155cm정도?) 그녀가 “모델”로도 활동을 한다고 해서 도대체 어떤 모델인가 했었는데..


 


그녀의 페이스북에서 캡처

 

예쁘장한 얼굴위주로 활동하는 아마추어 모델로 활동하는지라,

가끔 페이스북에 예쁜 그녀가 올라옵니다.

 



그녀의 페이스북에서 캡처

 

뉴질랜드 길 위에서 만났고, 지금은 가까운 옆 나라에서 살고 있지만,

대화를 트기는 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별로 친하지 않는 사이인지라,

 

가끔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서로의 사진에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이입니다.

그녀는 여전히 내가 가까이 하기에는 조금 먼 상대인 모양입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