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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941-우리가 만난 호주인 래리의 사업이야기

by 프라우지니 2018.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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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인 래리를 우리는 투랑기의 백패커에서 만났습니다.

 

그도 우리처럼 캠퍼밴 여행자이면서 홀리데이파크보다 조금 더 저렴한 백패커에서 캠핑을 했던지라 같은 공간에 주차를 했었죠.

 

보통의 시작처럼 여자인 내가 남자인 래리와 먼저 친해졌습니다.

 

여행지의 숙소나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여자인 저는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친해지기 쉽고, 남자들 또한 남자에게보다는 여자에게 더 친절을 베풀죠,

 

제 남편도 다른 여자에게 더 친절해지는지라 남편은 여자랑 더 친해지는 거 같습니다.

 

 

 

주방에서 만나고, 우리 캠핑구역에서도 만나면서 래리에게 먼저 관심을 보인 것은 접니다.

 

우리같이 캠핑카를 자체제작해서 혼자 여행중인데..

그가 가지고 있는 캠핑카가 제가 바라던 스타일 이였거든요.

 

거기에 접을 수 있는 자전거까지 가지고 다니는지라,

기동력도 갖추고 있는 나름 멋진 여행입니다.

 

래리를 먼저 알게 된 남편의 옆구리를 찔렀습니다.

 

“남편, 저기 구석에 캠핑카, 호주인 래리인데, 가서 캠핑카 컨닝좀 해봐.”

“왜?”

“혼자 만들었다고 하는데, 당신이 만든 거 보다 훨 전문적으로 만들었어.”

“내꺼가 어때서?”

“화장실도 없고, 주방도 없잖아..”

“그거야 차안에서 하면 냄새 나니까....”

 

 

 

남편의 반응은 시큰둥 시큰둥했지만 여행자들끼리 만나면 여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법이니..

남편 손을 끌고서 래리의 차쪽으로 갔습니다.

 

같은 자체제작 캠핑카이니 서로의 차에 대한 정보도 묻고, 디자인도 보고, 어떻게 설치하는지도 볼 수 있는 기회죠. 그리고 자신이 직접 만든 캠핑카에 관심을 보이면 신나서 떠들어대는 것이 남자죠.^^

 

호주에서 카약가이드로 일하고 있는 래리는 나름 자유롭게 사는 영혼이고, 아무래도 캠핑은 우리보다 더 경험이 풍부한지라 캠핑카를 설계하는 노하우도 있는 거 같았습니다.

 

 

 

래리의 캠핑카는 (저렴한) 렌터카 회사에서 빌리는 렌터카의 디자인을 닮아있었습니다.

 

 

 

낮에는 거실처럼 사용이 가능하고 저녁에는 펴서 침대로 만들 수 있는 스타일로,

열면 수납이 가능한 각각의 상자 뚜껑위에 저런 스타일의 쿠션은 어디서 사는 것인지..

 

낮에는 등을 기대는 용도로 사용하는 쿠션은 저녁에는 바닥에 깔면 되는 거죠.

 

래리도 우리처럼 뉴질랜드의 지인의 집에서 필요한 제작도구(기계등)를 빌려 캠핑카를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뉴질랜드 여행을 마치는 지점에 캠핑카를 팔려고 일단 차에 광고를 써 붙이고 다니는데..

 

가격이 맞으면 팔고, 아니면 다시 지인의 집에 몇 달 주차 해 놨다가 다시 뉴질랜드에 오면 사용할 예정인지라 굳이 저렴하게 차를 팔 생각은 없는 듯이 보였습니다.

 

 

 

우리처럼 2년씩이나 길 위에 사는 여정이 아닌지라 수납공간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나름 썩 훌륭한 시설입니다.

 

래리는 차 아래에 두께가 얇은 탱크까지 장착해서 생활오수까지 수납 할 수 있는지라 “Self-contained 셀프컨테인드” 검사에 합격해서 파란 스티커까지 받은 차였죠.

 

"셀프켄테인드"는 1인당 정해진 리터의 깨끗한 물/생활오수를 담을 수 있는 물탱크가 차에 장착되어있어야 하고, 화장실 또한 있어야 하는데.. 래리는 검사 당시에만 휴대용 변기를 들여놨던 것인지.. 우리에게 보여 줄 때 휴대용 변기는 없었습니다.

 

이 차만 있으면 우리가 쫓겨났던 여러 캠핑 장소에서 무료 캠핑이 가능합니다.

돈도 엄청 절약할 수 있는 차인 거죠.^^

 

래리가 차 안을 이것저것 설명해주면서 해줬던 비장의 기구 하나.

의자 아래서 꺼내 보여주는 까만 플라스틱 통.

 

차 안에서 샤워가 가능하다면서 플라스틱 통 안에 들어있는 원통형의 원단을 차 천장에 걸면,

그 안에서 샤워가 가능하다고 자랑을 했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호수나 강이 보이면 몸만 들어가면 되니 굳이 차안에 까지 들어가서 샤워할 필요가 없는데..하긴 그렇게 되면 샤워젤이나 삼푸를 사용하면 안 되죠.

 

이때는 그냥 흘러들은 그의 발명품이었는데..

래리는 몇 년의 시간에 걸쳐서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켰고..

 

마침내는 상품을 만들어서 세상에 내놨습니다.

 

 

그러다가 몇 달 중국에 머무는 듯이 보였습니다.

 

공장 몇 군데를 다니면서 연구를 하고 물건을 만들고 하는 페이스북 포스팅을 하는가 했더니만..

드디어 우리에게 처음 보여줬었던 그 컨셉의 샤워박스가 탄생했습니다.

 

래리는 웹사이트도 가지고 있는 회사의 사장이 되었습니다.^^

https://evershower.com

 

 

파란 타월을 들고있는 모델은 우리가 만났던 래리입니다.

 

래리가 우리에게 처음 보여줬던 그 컨셉이 맞습니다.

 

아래는 까만 플라스틱 통, 그 위로로는 원통형의 원단.

이것이 발전해서 위에서 걸 수만 있었던 원통형의 원단이던 것이 텐트 형으로 탄생했습니다.

 

우리에게 보여줬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따뜻한 물도 데워 쓸 수 있는 발전형입니다.

 

결코 저렴하지 않는 가격이고, 우리는 살 일이 없는 물건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봤던 처음의 그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서 하나의 물건으로 탄생시켜 사업가로 변신한 래리의 사업은 번창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돈도 많이 벌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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