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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의 똥고집과 두바이 기념셔츠

by 프라우지니 2018.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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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자신이 여행한 곳의 기념셔츠를 사는 곳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남편이 평소에 입는 옷들은 다 관광지 기념셔츠입니다.

호주, 사모아, 피지, 폴리네시아, 필리핀 등등등.

 

집에서 입는 일상복은 다 이런 류의 셔츠죠.

 

남편뿐 아니라 거리에서 봐도 관광지 기념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촌스럽다고 잘 안 입는 것이 관광지에서 사온 기념셔츠인데,

백인들은 “나 여기도 갔다 왔다~”하는 식으로 잘 입고 다니는 거 같습니다.

 

이번에 두바이 여행에서도 남편은 잊지 않고 기념셔츠를 챙겼습니다.

사실은 자신이 산 것이 아니고 마눌이 기념셔츠를 살 때 한 개 얻어 입은 거죠.^^



3박 4일 동안 두바이에 머물면서 기념품을 제대로 보지 않은지라,

출국 전 날 늦으막히 들어간 슈퍼마켓 까르푸에서 급하게 기념셔츠를 봤습니다.

 

단돈 15디람(4500원)짜리인지라 품질은 그냥 그런 셔츠들입니다.

그나마 색도 다양, 디자인도 다양해서 선택의 폭은 조금 있었습니다.

 

 

 

그 외 40디람짜리 폴로셔츠도 있기는 했는데, 면이 너무 허접하고 디자인이 유치찬란한지라..

그냥 15디람짜리 무난한 면과 무난한 디자인으로 골랐습니다.

 

두바이에서 머무는 동안 15디람짜리 하얀 기념셔츠를 입고 다녔던 마눌인지라,

셔츠 사이즈를 고를 때 남편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남편, 내가 입고 다녔던 셔츠가 M이였어. 당신은 XL은 사야 할 거야.“

“내 사이즈는 L인데?”

“나도 오스트리아에서는 S입거든. 그런데 여기서는 M입었어.”

“나는 L인데..”

“사이즈는 세계 공통이 아니라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니 우기면 안돼.”

“난 L 살껀데.”
“L 사면 나중에 못 입으니 그냥 XL로 사!”
“....”

 

저는 유럽에서는 S나 SS를 입습니다.

하지만 동남아에 오면 M 심하면 L을 입기도 합니다.

 

나라마다 기본적인 체형이 다르니 사이즈가 이리 달라지는 거죠.

 

별로 마음에 드는 주문은 아니지만 마눌이 XL을 사라니 남편이 좋아하는 파란색에서 XL을 고르는데, L도 있고, XXL도 있는데, XL은 안 보이니 L을 집어 드는 남편.

 

다른 색의 셔츠로 XL와 XXL을 비교 해 보니 크기 차이가 얼마 안 납니다.

 

“그냥 XXL을 사. XL과 비교해도 별로 안 크네!”
“난 L 살 거야.”

“그럼 쫄티로 입어야 돼. 그냥 XXL로 사!”

 

마눌의 말은 죽으라고 안 듣는 남편.

 

자기주장대로 L을 샀습니다.

 

 

 

마눌이 쫄티 된다고 누누이 주의를 줬음에도 샀던 L사이즈 셔츠.

그나마도 한번 세탁을 하니 더 작아졌습니다.

 

웬만한 남자라면 자신이 샀다고 해도 몸에 달라붙는 쫄티는 안 입을 텐데..

 

이렇게 자신의 배를 다 들어 내놓고 다니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은 것인지..

남편은 자신이 고집 부려서 산 쫄티를 입고 집안을 활보합니다.

 

“내가 뭐라고 했어? L은 작아서 안 된다고 했잖아."
“....”

“제발 마눌 말 좀 새겨들어.”

“...”

 

오늘도 마눌은 잔소리인지 푸념인지 모를 이야기를 하고,

그런다고 바뀔 것 같지 않은 남편의 똥고집 같은 똥배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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