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라츠에 살 때 가끔 가는 식당이 하나 있었습니다.

때로는 사람들과 때로는 혼자 가기도 했었죠.

 

제가 그라츠에 도착했던 초기에 다녔던 한인교회.

 

그곳에서 만난 청년 교인들이 그라츠에 도착해서 아직 시내 지리도 어두운 아낙인 저를 데리고 이 식당을 갔었습니다. 다들 주머니 사정이 뻔 한지라, 내가 먹은 건 내가 내려고 했었는데, 나를 데리고 갔다고 밥까지 사주는 한국인심을 제대로 보여줬었죠.

 

그렇게 알게 된 이 식당.

남편에게 물어보니 남편도 대학을 다닐 때 많이 갔었던 식당이었다고 합니다.

 

주머니 사정이 가난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식당은 날로 발전해서 그라츠 시내 곳곳에 몇 개의 지점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가격 또한 나름 저렴한지라 한 끼를 배부르게 먹어도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은 곳이죠.

 

우리가 그라츠를 떠나면서 이 식당을 더 이상 다닐 수는 없었습니다.

이 식당은 린츠에는 없었거든요.

 

린츠에서 이렇게 저렴하고 푸짐한 식당은 없는지라 그러려니..하고 살았었는데..

우리 동네 쇼핑몰이 증축을 하면서 새로운 가게들이 새로이 선보였는데..

그중에 우리가 알던 그 식당이 있었습니다.

 

처음 쇼핑몰에 새로 생기는 가게들의 간판에서 이 가게이름을 발견하고,

제가 제일 먼저 한일은 남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남편, 남편, 쇼핑몰에 3 goldenekugeln 드라이골데네쿠켈른이 들어와~”

 

남편은 근무 중에 마눌의 뜬금없는 전화에 많이 당황했지 싶습니다.

아무리 반가워도 그렇게 근무 중인 남편에게 이 말을 하려고 전화를 하다니..^^;

 

 

그라츠에만 여러 지점을 가지고 있던 식당이 이제는 전국적으로 지점을 내고 있는 모양입니다.

 

가격도 저렴한지라 저렴하게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인지라,

학생들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모양입니다.

 

 

 

이곳의 대표메뉴는 슈니츨입니다.

 

우리가 먹는 돈까스와 비슷하기는 하지만 고기를 두드려 상당히 얇은 것이 특징이고,

돈까스 소스 같은 것은 없이 레몬을 뿌려서 먹습니다.

 

넓은 슈니츨에 샐러드가 곁들여서 나오는 메뉴가 돼지고기 슈니츨은 6.90유로.

칠면조 슈니츨은 7.30유로입니다.

 

원래 슈니츨은 송아지고기로 만들어야 하지만, 요즘은 송아지 고기보다는 원가가 싼 돼지고기나 칠면조 고기로 만든 것이 더 잘 팔리는 슈니츨입니다.

 

 

 

그 외 오스트리아 대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Schweinbraten 슈바인브라턴(돼지고기구이).

 

보통 식당에서 이 메뉴를 먹으려면 10유로는 훨 더 줘야하지만..

이곳에서 파는 가격은 8.50유로.

 

돼지고기를 통째로 구은 후에 썰어서 나오는 고기조각과 사우어크라우트 그리고 마른 빵을 둥글려서 경단처럼 만든 크뇌들도 사이드 메뉴로 나옵니다.

 

쉽게 말하면 슈니츨은 아이들용, 돼지고기구이는 아빠용입니다.^^

 

 

 

시아버지도 이곳에 가면 매번 아빠 메뉴인 슈바인브라턴을 주문하십니다.

 

사실 어느 식당엘 가도 대부분의 슈바인브라턴은 자기네가 직접 구워서 썰어서 나오는지라,

제일 푸짐하고 먹을만하다고 할 수 있는 메뉴죠.

 

식당마다 다르지만 한국인의 입맛에는 아주 많이 짭짤한지라,

빵 같은 것을 추가해서 곁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쇼핑몰에 들어온 이 식당은 항상 사람들이 북적거립니다.

 

린츠 사람들도 저렴한 가격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이곳의 매력에 사람들이 빠진 것인지..

이곳에서 한 끼를 먹으려면 테이블이 빌 때까지 잠시 기다려야 기회가 주어집니다.

 

다행이 이곳은 “예약제”가 아닌지라 아무 때나 빈자리가 나면 앉을 수 있죠.^^

 

 

 

저희식구도 이곳을 가끔 이용합니다.

남편과 둘 일 때도 있고, 시부모님을 모시고 갈 때도 있습니다.

 

음식 값은 나름 저렴한 편인데 항상 음료를 시켜야 하는지라 1인당 10유로는 쪼매 넘습니다.

아무리 저렴하다고 해도 4인 가족이면 팁까지 포함해서 45유로 이상은 지출이 되죠.

 

부모님을 모시고 가면 밥값은 아들이 내야한다고 생각하는 며느리인지라 항상 영수증을 책임지고 있습니다만, 시어머니는 아들이 사주는 음식을 매번 얻어먹기 부담스러운지 가끔은 주방에서 직접 슈니츨을 만드십니다.

 

아들이 사준 한 끼에 답례하는 어머니만의 방식으로 말이죠.

이글을 쓰다 보니 시부모님을 모시고 외식한지가 꽤 된 거 같습니다.

 

조만간 이곳을 한 번 더 방문해야 할 거 같습니다.

 

집에서 걸어가면 5분 거리에 있는 쇼핑몰이기는 하지만,

외식하는 기분은 제대로 느낄 수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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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 1. 21. 00:30
  • Favicon of https://likewind.net BlogIcon 바람처럼~ 2018.01.21 04:17 신고 ADDR EDIT/DEL REPLY

    아! 저는 저걸 독일에서 먹은 적이 있어요. 독일 남쪽에 있는 울름(Ulm)에서요. ^^

  • Favicon of https://gildedgingerbread.tistory.com BlogIcon 맛있는진저브레드 2018.01.21 06:00 신고 ADDR EDIT/DEL REPLY

    맛있겠네요. 예전에 독일, 오스트리아에 여행 갔을 때가 생각나네요. ^^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21 06:52 신고 EDIT/DEL

      돈까스는 소스랑 같이 먹는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지라 처음에는 정말 목이 메이는듯 했는데.. 먹다보니 이제는 잘 먹습니다.^^

  • Favicon of https://praguelove.tistory.com BlogIcon 프라하밀루유 2018.01.21 07:42 신고 ADDR EDIT/DEL REPLY

    저 돈가스를 체코에서는 řízek (리젝)이라고 불러요. 10유로 안되는 가격이니 오스트리아 외식 물가치고 저렴한편인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22 03:48 신고 EDIT/DEL

      체코물가가 서유럽과 거의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한 수준이죠. 예전처럼 "동유럽은 서유럽 물가의 반가격이다." 생각하면 큰코다치죠.^^;

  • Favicon of https://164regina.tistory.com BlogIcon 욜로리아 2018.01.21 08:29 신고 ADDR EDIT/DEL REPLY

    정말정말 반가우셨겠어요~~~^^정말 좋아하는 식당이 근처에생긴다는거 넘 기쁘더라구요~~맛있는 식사하시러 또 하러가시겠네요~~^^

  • Favicon of https://yes-today.tistory.com BlogIcon 예스투데이 2018.01.21 08:55 신고 ADDR EDIT/DEL REPLY

    다른 나라의 개성있는 생활방식이나 음식 이야기는 언제봐도 흥미로워요~ 재미있는 글 잘 읽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22 03:50 신고 EDIT/DEL

      "익숙해짐"이라는것이 무서워서 처음에는 "이걸 왜 돈주고 사먹냐고?" 하는데, 어느순간 내가 그 음식을 주문하고 있더라구요. 먹으면서 맛도 익숙해지는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s://woobro.tistory.com BlogIcon 우브로 2018.01.23 02:39 신고 ADDR EDIT/DEL REPLY

    전단지? 속 여자분이 꼭 터미네이터에 나왔던 배우와 닮은 듯해요.
    너무 좋으셨겠어요. 전 다니던 곳 가보니 문을 닫아서 아쉬웠던 적이 있거든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23 04:00 신고 EDIT/DEL

      이 레스토랑에서 3주 일하고 짤린 헝가리출신 아낙의 말을 빌리면 이 식당 사장의 딸이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물려받아서 사장이 됐을지도 모르겠네요.^^

  • BlogIcon 지니미니 2018.01.23 13:42 ADDR EDIT/DEL REPLY

    컨츄리코돈 메뉴를 엄청 좋아해서 즐겨갔던 곳인데 얼마 전 유통기한 지난 케찹과 킨더메뉴에 딸려나온 유통기한 지난 초코렛이 나온 후론 가기가 망설여지더군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1.23 23:06 신고 EDIT/DEL

      식당에서 모르고 그러는 경우도 있지만, 알고도 그런 경우가 있는지라.. 소비자가 잘 살펴야 하는것이 제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