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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멀리 있어도 계속 들리는 남편의 잔소리

by 프라우지니 2018.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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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는 항상 잔소리를 해대던 남편.

 

원래 잔소리 라는 것이

내가 듣기 싫은 소리는 다 포함하죠.

 

설령 그것이 나를 위한다손 치더라고 말이죠.

 

왓츠앱으로 남편과 사진에 문자를 주고 받는 건 좋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있었습니다.

 

마눌은 왓츠앱을 문자와 사진을

보내는 용도로 사용하는데..

 

남편은 마눌은 전혀 사용을

안 하는 왓츠앱 음성메세지를 사용합니다.

 

말인즉, 멀리 있는 남편의 잔소리를

매일 듣게 됐다는 이야기죠.

 

 

 

음식 사진을 보내면

"많이는 먹지 마라”고 잔소리.

 

“찍어 보낸 사진의 바닥에 더러워

보인다고 청소하라”고 잔소리.

 

사실 바닥은 보이지 않는 사진이구먼..

 

“요양원에 근무하러 가는 날은

요양원 도착해서 근무하기 전에

문자를 보내는 거 잊지 마라.”고 잔소리.

 

요양원에는 인터넷이 없어서

일반 메시지로 보내려면 가격도 비싸구먼.

 

“근무 안하는 날은 하루 1시간 자전거 타는 거

잊지 말고 인증샷 찍어서 보내라”고 잔소리.

 

밖에 눈이 오는 사진을 찍어서 보내면..

 

“요양원 근무 갈 때 자전거는 절대 안 되니

걸어가던가 전차를 타고 가면

나중에 자기가 돈을 주겠다”고 잔소리.

 

근무가 없는 날은 조금 늦게 잔다고 하니..

 

“근무가 있든 없던 잠은

일찍 자 버릇하라”고 잔소리.

 

늦어도 자정쯤에 자려고 마눌과는 달리

언제나 TV를 켜놓는 쪽은 남편이었건만..

 

그래서 마눌을 잔소리 여마왕으로

만들었던 것은 잊어버린 것인지..

 

 

 

매일 매일 남편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좋기는 한데..

 

멀리 있는 남편의 잔소리를 듣는 것은

사실 조금 거시기 합니다.

 

남편이 은근히 게으른 타입인지

문자보다는 음성메시지를 선호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남편은 뭐든지 다 음성메시지로 보내죠.

 

하긴 문자로 잔소리를 보내려면 더디기는 하죠.

말로 한 번에 쏘는 것이 잔소리의 특징인데 말이죠.

 

저는 요즘 매일 남편의 잔소리를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감합니다.

 

자전거를 탔다고 인증샷을 보내면

“잘했다”고 바로 음성을 쏴주시고,

 

아침에 근무 가느라 일찍 일어나서

연락도 없이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면

 

“오늘은 왜 연락이 없냐? 걱정이 되니

바로 답변을 하라”고 잔소리.

 

“오늘 근무 10시간 하고 왔다”고 문자를 보내면

 

“고생했으니 자전거 20분 타고는

목욕하고 일찍 자라.”고 또 걱정 어린 잔소리.

 

그놈의 자전거는 근무를 하나

안 하나 매일 타라고 잔소리를 합니다.

 

 

 

남편이 잔소리를 하는 것은

혼자 있는 마눌을 걱정하는 목소리이고,

 

마눌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은

남편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전 날 짜증나게 하고,

날 감동하게 하는 남편의 잔소리를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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