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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간만에 시부모님께 해 드린 요리, 수제버거

by 프라우지니 2017.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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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주 오랜만에 시부모님께 요리를 해 드렸습니다.^^

 

원래 “무계획이 계획“인 마눌이라

며칠 전부터 작정을 했던 것은 아니구요.

 

슈퍼에 갔는데 세일하는 고기가 있길레 한 팩 집어 들었죠.

 

“간 고기가 1kg에 4유로면 싼디?

온가족 햄버거나 해 먹어 볼까?”

 

간 고기가 1kg이니

일단 1인당 200g으로 잡았습니다.

 

200g이면 얼마나 뚱뚱한 패티가 될지 모르고 말이죠.^^;

 

금요일 오후에 장보면서 간 고기를 사서

돌아와서는 시부모님께 딱 한마디 했습니다.

 

 

 

“엄마, 아빠 내일 점심은 제가 버거랑 감자 해 드릴께요.”

 

원래 요리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며느리이지만, 가끔 하는 음식도 한식이고!

 

외국 음식 별로 안 좋아하시는 시부모님이셔서

음식을 잘 갖다드리지 않습니다.

 

안 드시는데 자꾸 갖다 드리는 것도

예의가 아닌 거 같아서 말이죠.

 

한식도 아니고, 시부모님도 아시는

“버거&프라이“는 무난한 메뉴이고,

 

싸다고 집어온 간 고기로 하기에는

딱 맞는 선택인거죠.^^

 

그렇게 점심을 하겠다고 한 토요일.

 

원래 주말근무가 없으면 부부가

늘어지게 자야하는 날인데..

 

저는 버거를 위해서 일찍 일어나야했습니다.^^;

 

점심을 준비하는데, 시작시간은 아침 8시.

시작할 때는 “조금 이른 것이 아닌가?"했었는데..

 

점심을 갖다 드리겠다고 한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끝이나서  시간은 딱 맞았던거 같네요.

 

한식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간 고기로 만드는 패티에는

소금, 후추가 아닌 불고기 양념으로 했습니다.

 

 

 

아시죠?

간장, 설탕, 마늘, 다진 파, 후추, 참기름, 깨소금.

 

일반 불고기양념보다는 조금 떠 짜게 합니다.

서양인들은 짭짤한 것이 선호하니!

 

1 kg으로 5개의 패티를 만들어서

슬슬 프라이팬에 굽고,

 

냉동감자는 한시간전부터

오븐에 넣었습니다.

 

양파도 건강에 좋다고 하니 듬뿍 썰어서

 

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약한 불에 볶았습니다.

 

버거 안에 은근하게

오랜 시간 조린 양파를 듬뿍 넣고,

 

바비큐 소스를 살짝 뿌리면 색다른 맛이거든요.

 

며칠 전 남편에게 해 줬던 버거에는

치즈가 녹아내리지 않았다고 궁시렁거려서..

 

오븐에 패티속을 익힌 후에

다시 치즈를 올려서 진하게 녹아내렸습니다.

 

 

 

8시에 시작한 요리는 약속한 12시보다

15분이 빠른 시간에 접시 2개를 시부모님께 날랐습니다.

 

버거의 빵은 일반 햄버거 빵이 아닌 Semmel 셈멜로 했습니다.

반을 갈라서 프라이팬에 구워 바삭하게 준비했습니다.

 

패티가 200g이다 보니

도저히 손으로 잡아서 먹기는 불가능한 높이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햄버거스테이크로 할걸!”

 

“아직 감자구이는 조금 덜 바삭한 거 같은디..”

 

두 접시를 나르면서도 혼자서 궁시렁 궁시렁~

 

얼른 시부모님의 주방에 점시 2개를 내려놓고는

두 분이 어디 계신가 보니..

 

시어머니 전용의 TV방에 웬일로 나란히 앉아 계십니다.

 

원래 시어머니는 1층 TV방에,

시아버지는 2층 TV방에서 하루를 보내시는데..

 

며느리가 해다 준다는 점심은 아직 시간 전인데..

나란히 앉아서 기다리셨던 모양입니다.

 

시어머니도 시아버지도 간만에 며느리가 한다는

점심을 기대하셨던 모양입니다.

 

 

 

특히나 시어머니는 “요리를 안 해도 되는 날”이라

더 좋으셨던 모양입니다.

 

여자들에게는 하루쯤 “주방에서 벗어나는 날”

필요하니 말이죠.

 

햄버거는 손으로 잡고 먹을 수 있는 크기가 아닌지라,

칼과 포크로 스테이크 먹듯이 드셨다고 합니다.

 

며느리가 날라준 버거는 너무 커서

두 분이 점심과 저녁 두 끼로 드셨다고 합니다.

 

손 큰 며느리가 하는 요리는 항상 크고,

한 끼에 먹지 못하는 양이라고 하시지만..

 

그렇다고 며느리가 시부모님께 가끔 해 드리는

요리의 양을 줄어들 거 같지는 않습니다.

 

저는 한 끼는 “거나하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간형이고,

 

내가 대접하는 한 끼가

 “먹고 나서 돌아서면 배고픈”

양이면 곤란하니 말이죠.^^

 

오늘 갑작스런 점심대접을 해 드린 며느리는.. 

 

앞으로 또 뭔가 세일하는 물품을 발견하면

계획 없이 또 시부모님께 드릴 한 끼를 해드리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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