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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여행 이야기/필리핀 이야기

남편이 처음 먹어본 한국식 장어구이

by 프라우지니 2017.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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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한국인 마눌을 만나서 먹어본 한식은 꽤 됩니다.

 

한국에 왔을 때는 자정이 다된 시간에 한국 가이드 책을 보다가 감자탕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내가 이거 먹어 본거야?하길레 새벽에 갔던 감자탕 집에서 처음 먹는 매콤한 감자탕을 얼마나 잘 먹던지..

 

처음 만난 제부가 감자탕을 먹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언니의 한마디.

 

“입맛은 한국인이네.”

 

내가 한국음식을 하면 온 집안에 냄새 진동한다고 난리 법석을 떨면서도.

그 냄새나는 것을 갖다 주면 또 먹기는 합니다.

 

남편이 특히나 싫어하는 냄새가 멸치 넣어서 끓이는 된장찌개.

멸치냄새도 싫어하는데, 여기에 된장까지.^^;

 

하도 궁시렁대길레 내가 끓인 된장찌개는 절대 안 먹을 줄 알았었는데..

 

“한 수저만 먹어볼래?” 하면서 내민 된장찌개를 한 수저 먹어보더니만..

내 손에 있던 된장찌개 그릇을 슬그머니 가지고 갔습니다.^^

 

그래놓고 나중에 농담처럼 한다는 말이..

 

"지금 내 뱃속에 작은 고기들이(멸치) 헤엄치고 있어."

 

쌈도 우리가 먹는 식으로 싸 먹지는 않지만...

자기식으로 싸서 먹고!

 

마눌이 싸주는 쌈은 모이 받아먹는 아기 새가 되어서 입을 쩍쩍 벌려대죠.

더 달라고 말이죠.^^

 

 

 

따가이따이에 장어구이를 잘하는 식당에 갔습니다.

 

살아있는 장어를 본적은 있지만, 밥상 위에 올라온 장어는 본적이 없는 남편인지라,

기름기가 엄청나게 많은 장어가 얼마나 깔끔하게 변신이 가능한지 볼 수 있는 기회이니 말이죠.

 

남편이 본 장어는 뉴질랜드의 강에서였고, 보통 팔뚝만한 굵기였던지라 잡아도 어떻게 처리할지가 더 곤란스러운 크기였죠.

 

하지만 한번 장어 맛을 보면 다음에 장어를 잡아 오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장어가 나오기 전, 주방에서 사장님이 장어를 1차로 굽는 동안에는 양해를 구하고 주방에 들어가서 사장님이 1차로 살짝 굽는 장어구이 옆에서 구경도 하고 이런저런 질문을 하면서 친분(?)을 만든 남편.

 

이곳에 자주 오는 한국 사람은 절대 모르는 식당 사장님의 영어이름까지 알아왔습니다.^^;

 

한국 사람은 “사장님”이라고 하지 따로 이름을 묻지는 않는데..

남편은 우리와는 사고방식이 다른 외국인지라 다 “친구”가 가능하니,

(사장님) 호칭이 아닌 이름이 필요했던 거죠.

 

주방에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 돌아온 남편이 아는 척 하면서 했던 말.

 

“여기 장어는 자연산이래.”

 

이 동네에서 판매하는 것은 다 양식 산이고, 양식 장어를 조리하게 편하게 처리해서 납품하는 업자가 있다는 것을 대부분의 한인들은 알고 있다고 하던데.. ^^;

 

 

 

남편은 상추와 깻잎을 함께 싸서 먹는 우리와는 다르게 자기가 좋아하는 깻잎으로만 싸서 먹습니다. 거기에 생강 채를 올리고, 쌈장을 올리고..

 

젓가락 대신에 포크와 열손가락을 이용해서 어설프게 먹기는 하지만 일단 잘 먹습니다.

 

나름 입맛 까다로운 남편인데 이곳의 장어는 입맛에 잘 맞는 모양입니다.

 

 

 

4명이서 잘 먹고 지불한 돈은 5,150페소.

 

1인당 500g이라고 하니 4인이면 2kg이겠지만,

머리 떼고, 뼈 떼고, 껍질 떼면 그보다는 적겠고..

 

한국에 있는 장어식당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는 가격이지만..

필리핀 현지에 있는 한국식당 치고는 꽤 가격이 있는 곳입니다.

 

특히나 내가 사랑하는 쌈밥집에서 최고급 차돌박이 쌈밥을 먹어도..

4인분이면 2,000페소면 충분한데 말이죠.

 

이 식당을 나서면서 “또 올래?”하니 고개를 끄덕이는 남편.

바쁘게 다니고, 다른 걸 먹으러 다니느라 두 번째는 기회는 없었습니다.

 

아무리 외식이라고 해도 이곳은 정말 “고가”에 속하는지라..

그냥 한번 다녀왔다는 것으로 만족했던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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