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05- 뜻밖의 초대

by 프라우지니 2017. 3. 23.
반응형

 

저희부부가 아히파라 홀리데이 파크에서 머문 지 31일째 되는 날.

 

이곳에서 저희와 3주를 지냈던 프랑스 커플 앨리와 칼이 마지막 날이라고 했습니다.

 

앨리와 칼은 세계여행중인 커플로..

전체적인 기간은 7달 정도에, 경비는 10,000유로(지금은 한 12,000,000원정도 되나요?)

 

프랑스에서 러시아를 거쳐서 중국, 아시아를 여행하는데 3달이 걸렸고,

경비는 5,000유로가 들었다고 했습니다.

 

이곳에서 3주 동안 일해주면서 머문지라 숙박은 공짜였고, 이제 여기서 아래로 내려가면 남섬은 2주 동안 뒤늦게 들어오는 친구들이랑 렌터카로 여행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남미로 날아가서 나머지 여행을 하고는 다시 프랑스로 들어간다고 말이죠.

 

칼과 앨리가 3주 동안 일을 잘해주고 떠날 때가 되어서 송별회를 해 주는 건지 모르겠지만..

저녁에 홀리데이파크 주인장인 샌디가 몇몇을 저녁에 초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까지 초대받게 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우리는 이곳에 일해주고 무료로 머무는 직원도 아니고,

더군다나 샌디랑은 제대로 몇 마디 해 보지도 못한지라 친하지도 않아서 말이죠.

 

아시겠지만 초대라고 해서 빈손으로 가는 건 아니죠.

바비큐 파티니 각자 구워 먹을 만한 것을 챙겨서 모이는 것이었습니다.

 

모이는 사람도 떠나는 칼과 앨리, 그리고 떠난 자리를 메우게 될 독일커플 알렉스, 코라.

그리고 우리부부와 주인장인 샌디.

 

이 당시에 홀리데이 파크에서 머물면서 일하는 직원들이 몇 있었는데,

초대는 이렇게 단출하게만 받았습니다.

 

 

 

 

사실 저녁초대라고 해도 저녁 9시가 넘은 시간인지라..

 

저희부부는 이미 6시에 가볍게 저녁을 먹은 상태에 바비큐 파티에는 직접 만든 빵이랑, 간 고기로 햄버거용 패티를 준비했습니다. 패티는 바로 구워서 빵에 끼워서 먹을 수 있게 말이죠.

 

앨리와 칼, 그리고 알렉스와 코라는 슈퍼에서 사온 소시지를 준비했습니다.

불판 위에 올리기만 하면 되니 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사온 아이템이죠.

 

 

 

 

사실 샌디는 우리 모두를 초대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우리가 각자 구워먹을 것을 가지고 갔음에도 샌드는 닭 가슴살 구이에 시저샐러드를 접시에 예쁘게 세팅해서 각자의 앞에 놓았습니다.

 

나름 예쁘게 꾸몄고 샐러드드레싱도 뿌려서 나온지라 물었습니다.

 

“샌디, 이 드레싱 네가 직접 만든 거야?”

 

내 말에 샌디 얼굴이 붉어지더니만 한마디 합니다.

 

“아니, 산거야.”

 

사실 샌디도 요리를 잘 못하는데, 나름 준비한 거 같았습니다.

그동안 일 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새로 오는 사람을 환영한다는 의미로 말이죠.

 

(그런데 우리는 왜 초대가 된겨?)

 

샌디와 얼굴을 마주한 것이 처음인데 샌디가 저에게 말을 했습니다.

 

“너는 최고의 요리사야.”

“엥? 네가 언제 내 요리를 먹었어?”

“네가 울 엄마한테 거의 매일 음식해서 갖다 주잖아.”

“그걸 네가 먹었어?”

“당근이지.”

“너도 먹는 줄 알았다면 조금 더 드릴 껄 그랬네..”

 

아마도 그동안 내가 갖다 준 음식이 고맙다는 인사로 우리부부를 초대한 듯 합니다.

 

그날 자정까지 모여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중에 서핑가게에서 무료 숙식으로 머무는 대신에 하루에 한 두 시간 일한다는 프랑스 청년 2명도 합세했습니다. 농담처럼 앨리가 말을 했습니다.

 

“샌디 얼굴 붉어지는 것 좀 봐라. 샌디가 재 좋아하나봐!”

 

하면서 서핑가게에서 뒤늦게 온 청년중 한명을 가리킵니다.

서로 대충 의미를 알 듯 한 웃음으로 은근슬쩍 마무리를 했습니다.

 

이번에 샌디에 대해서 조금 알 수 있었습니다.

수줍음을 심하게 타는데 역시 술이 조금 들어가니 말이 술술 나오는 듯 했습니다.

농담까지 해가면서 말이죠.

 

2005년도, 20대 중반에 아히파라 홀리데이파크를 샀다고 해서 저희를 놀래켰습니다.

 

“너 원래 부자야? 뭘 해서 돈을 벌어서 이 큰 걸 샀누?”

 

2005년도에는 얼마나 쌌는지 모르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는 크기인디..

 

어릴 때 이미 돈을 벌러 외국을 다녔다는 샌디가 어떤 직업 이였는지는 들었는데 까먹었습니다.

돈을 버는 능력도, 사업을 운영하는 능력도 뛰어난 청년인 것은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알았습니다.

 

지금까지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다 우프로 온줄 알았는데,

“Helpx 헬프엑스“라는 프로그램으로 와서 지낸다는 사실도 말이죠.

 

지금까지 몰랐던 프로그램인지라 자세하게 물어봤습니다.

아직 한국 사람에게 안 알려진 것이면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에 말이죠.^^

 

이렇게 저는 샌디와 저녁을 먹으면서 얼굴을 보고 안면을 텄습니다.

 

그다음에도 자주 얼굴을 보지는 못했지만 말이죠.^^;

 

 

눌러주신 공감이 저를 춤추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