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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재미없는 스포츠를 보게 만드는 힘

by 프라우지니 2017.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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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남편들이 그렇듯이 제 남편도 스포츠를 좋아합니다.

 

실제로 본인이 하는 것은 테니스지만, TV중계로 나오는 스포츠는 골고루 다 봅니다.

특히 겨울에는 “스키점프“를 목숨 걸고 봅니다.

 

“스키 점프”라는 스키종목의 스포츠를 아시나요?

 

오래전에 영화로도 나왔었죠. “국가대표”라는!

 

하계 올릭픽이 강한 한국에 비해서 오스트리아는 동계올림픽이 강한 나라입니다.

오스트리아는 스키점프 종목에서는 세계대회에서도 상위권입니다.

 

일찍 시작해도 10대 후반에 시작하는 한국과는 달리, 오스트리아는 이미 4살 때 스키점프를 시작하니 20살짜리라고 해도 이미 16년 경력이 있는 선수인지라, 그들의 기량은 세계 최고급입니다.

 

세계대회에 가서 금메달을 많이 따는 종목이니 당연히 겨울에는 모든 오스트리아 아저씨들이 보는 종목이지 싶습니다. 남편도 시아버지도 “채널 고정”하고 보시거든요.

 

 

하지만 저는 정치와 스포츠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아낙입니다.

 

남편과 나란히 앉아서 재미없는 스포츠를 보느니 그냥 주방에 혼자 앉아서 유튜브에서 내가 알아듣는 언어(한국어)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죠.^^

 

그렇게 스포츠는 남의 나라 일이라고 생각하는 제가 남편이 채널을 돌리겠다는 걸 말려가면서 본 스포츠가 있습니다. 제가 왜 그랬는지 궁금하신 분들께만 알려드립니다.^^

 

 

 

방에 들어가니 남편이 스포츠를 보고 있기는 한데, 스키점프가 아니라 다른 종목입니다.

 

언제부터 남편이 이 종목에도 관심이 있었나? 싶었지만 그냥 지나쳤었습니다.

이 종목은 한국이 참가했을 가능성도 희박한 종목이니 말이죠.

 

 

 

다음에서 캡처했습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치면 바이애슬론이 어떤 스포츠인지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방을 나가려는 순간 내 눈에 믿을 수 없는 장면이 들어왔습니다.

 

저기 총을 쏘는 선수들의 나라 국기들이 화면에 나열되는데...

 

한국은 당연히 참가하지 않았겠다..생각했었는데,

분명히 태극기가 저 화면에 나왔습니다.

 

그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궁^^; 비인기 종목은 응원 해 주는 사람도 없는데....”

 

그 순간 태극기가 사라졌습니다.

 

그때부터 내가 본 것이 정말 태극기인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TV 앞에 앉았습니다.

 

비인기 종목임에도 세계 선수들과 나란히 달리는 한국 선수가 있다면 응원 해 줘야 하니 말이죠.

 

 

 

 

선수들은 열심히 달리고, 달리는 선수들의 국적이 화면에 나오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우리나라 국기는 안 보입니다.

 

 

 

엎드려서 총을 쏘던 선수들이 트랙을 몇 바퀴 도나 싶더니만,

이제는 총을 서서 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한국선수는 안 보입니다.

 

일본 국기는 가끔 보이는데, 아까 봤던 태극기는 왜 안 보이는 것인지..^^;

 

이제는 남편도 채널을 돌리겠다고 해서 리모컨까지 뺏어가면서 집중해서 봤습니다.

 

30분을 기다려도 화면에 태극기도 안 보이고, 중계방송을 하는 사람도 “한국”이야기는 없습니다.

이쯤 되니 남편이 한마디 합니다.

 

“중계방송은 항상 선두그룹(오스트리도 여기에)을 위주로 하니 뒤쪽에 쳐진 그룹은 안 나올 거야.”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잘 모르는 아낙은 태극기를 보겠다는 마음을 포기하지 못하고 TV 앞에서 한동안 서성였습니다.

 

내 눈에 태극기가 보이고, 한국선수가 보이면 응원 해 주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아무도 이 경기를 안 보고 있겠지..하시겠지만,

이 경기를 보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비 인기종목이라 협찬도 부실하고, 때로는 자비로 출전비를 충당할 때도 있겠지만,

그래도 태극기를 달고 나라를 대표하고 있는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세계대회에 나가서 메달을 따서 나라를 빛내주는 인기종목의 선수들도 있지만, 나라에서 알아주지 않는 종목임에도 자신의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하는 당신이 달고 있는 태극기가 자랑스럽습니다.

 

외국에서 개최하는 스포츠 경기에 출전한 한국선수를 보면 전 뿌듯합니다. 설령 메달을 따지 못하고 하위그룹에 머물러도 그들의 태극기가 화면에 나오면 전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비인기 종목임에도 당신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줘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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