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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한국에는 알려지지 않는 오스트리아 요양원 스캔들

by 프라우지니 2016.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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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유럽이라고, 한국보다 더 복지시설이 잘 되어 있다고 해서 요양원내의 학대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보다 더 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이곳 또한 사람이 사는 곳이니 말이죠.

 

한국에도 가끔씩 요양원 스캔들이 등장합니다. 모든 요양원들이 다 그런 것도 아닌데, 요양원 스캔들이 한번 뜨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든” 요양원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지라..

 

이맘때는 요양원에 관계된 사람들이 더 행동조심을 하게 되죠.

 

이 포스팅을 준비하기 전에 검색창에 “국제뉴스 오스트리아 요양원 스캔들”을 쳐봤는데 아무것도 뜨지 않았습니다.

 

한국에는 알려지지 않는 모양입니다.

오스트리아는 물론 독일의 뉴스에도 자주 등장했던 뉴스였는데 말이죠.^^;

 

 

무료신문 "Heute 호이테(오늘)"에서 캡쳐

 

아침 등굣길에 읽었던 짧은 토막기사로 났던 “요양원 스캔들”

 

“한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가 환자의 눈에 알코올을 문지르고, 입에 대변을 넣고, 헤어스프레이를 입에 뿌렸다. 이 일이 알려지면서 요양보호사 4명이 즉시 해고를 당했다.”

 

아니 어떤 벌을 받으려고 이런 짓을...

그것도 자기 몸 가누기 어려우신 어르신들께 말이죠.

 

후진국도 아닌 선진국에서,

복지국가라고 알려진 오스트리아에서...

 

우째 이런 일이...

하긴, 같은 반 학생들에게 그들이 실습하는 요양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가끔 듣습니다.

 

 

기사에 난 요양원은 저희반 학생중 하나가 다니는 요양원과같은 계열입니다.

아침에 어르신이 조금만 더 자게 해 달라고 두손을 싹싹빌면서 울어도 절대 안봐주는..

 

 

제가 근무하는 환경과는 조금 다른지라 가끔씩은 “내가 운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우리 요양원에는 아침 8시가 되면 모든 어르신들을 다 깨운다. 한 어르신은 제발 잠 좀 더 자게 해달라고 울면서 두 손으로 싹싹 비는데도 매일 아침 얄짤없이 다 일어나서 씻어야해”

“왜 그래? 더 주무시게 나뒀다가 나중에 씻겨드리면 되잖아.”

“그럼 추가로 일을 해야 한다나? 그래서 씻길 때 한 번에 다 씻거야 한다고 절대 더 못 주무시게 해.”

“그건 조금 심했다. 우리는 더 자겠다고 하시는 분들은 그냥 주무시게 나두고, 잠이 정말 많으신 분들은 침대에서 앉혀서 아침 먹여드리고 더 주무시게 두는디..”

 

한 직원은 “추가로 일하기 싫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지만, 그 별거 아닌 이유가 한 어르신께는 “죽을 만큼 고통스러울 수도 있는 일”일수도 있다는 걸 그 직원은 잘 모르는 듯 합니다.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요양원에서 벌어졌을까?

다른 사람들은 뭐하면서 그걸 방심했을까?”

 

하지만 생각 해 보니 위의 상황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였습니다.

 

요양보호사가 요양원생(어르신들)을 씻겨드릴 때는 욕실에 단 둘만이 남습니다.

가끔씩 어르신이 너무 무거울 경우는 다른 요양보호사와 둘이 가기도 하지만 말이죠.

 

우리 요양원도 그렇지만, 모든 요양보호사가 다 내 부모님을 모시듯이 어르신들을 모시지 않습니다. (다행이 저는 좋은 스승을 만나서 처음부터 제대로 잘 배웠습니다.^^)

 

그저 “일”이니 하는 것이고, 왠만하면 쉽게 쉽게 그 시간을 때우는 것이 중요하죠.

 

어르신의 기저귀가 젖어있으면 어른 새 걸로 갈아드려야 피부가 짓무르는 걸 방지하는데,

자기가 귀찮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냥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르신이 일(큰거?)을 보셨다면 뒷동네를 닦아드리고 새로 기저귀를 갈아드려야 하는데,

궁디를 닦지 않고 그냥 얼른 새 기저귀를 갖다 대고 마무리합니다.

 

“자신이 어르신이라면?“ 이라는 생각을 한번쯤 해보고 일을 하는 것인지...^^;

 

제가 이런 현장을 보고, 신고 아닌 신고를 한 적이 있었죠.^^;

 

 

그리고 모든 어르신들이 다 요양보호사에게 “감사하다”는 행동 또는 표현을 하지는 않습니다.

기껏 씻겨드렸더니만, 요양보호사가 실수를 조금 했다는 이유로 모욕을 주기도 합니다.

 

 

“blöde Kuh 블뢰데 쿠 (멍청한 소)“-여자한테 많이하는 욕

 

“멍청이”

 

 “느려터진 X"

 

 

우리 요양원에도 이런 어르신이 한 분 계십니다.

 

자기 몸 중에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은 !

말하고 먹는 것만 가능하죠.

 

물론 음식도 먹여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자기 상황이 이런데, 요양보호사가 조금 늦게 오거나, 자기 맘에 안 들면 대뜸 모욕적인 말을 합니다.

 

그리고 시킬 일도 없으면서 계속해서 호출 벨을 눌러 대서 정말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갈 시간을 방해하기 일쑤이고 말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대변을 입에 넣고, 알코올을 눈에 문지르는 일은 있으면 안 되는 거죠.

원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정상인보다 더 성격이 별나고 힘들기는 하지만 말이죠.^^;

 

우리 요양원에 저를 좋아해주시는 어르신들이 몇 분 계십니다.

제가 그 방에 들어가면 활짝 웃으시면서 반겨주시죠!^^

 

그분들을 씻겨드리거나 혹은 약간의 보조를 하면서 저는 항상 교육 아닌 교육을 시킵니다.

 

“어르신, 모든 요양보호사가 다 같지 않으니까, 당신이 필요하신 것은 직접 말씀을 하셔야 해죠.

 

가슴에 바르는 향유(숨쉬기 힘든 환자가 숨쉬기 원활하게 민트향이 나는 로션(?)을 바름)도 어르신의 "간병시 해야 할 일“ ”에는 하루 2번 발라야한다고 쓰여 있지만..

 

모든 요양보호사가 기록에 있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니, 요양보호사가 까먹고 안하면 어르신이 먼저 말씀하셔야 해요.”

“다 당신(저죠!^^)같이 친절한 것이 아니어서...”

“그래도 어르신은 고객이니 당당하게 말씀하실 권리가 있어요.”

“그래도 우리는 말 못해.”

 

그렇습니다.

 

요양보호사가 몸을 씻겨드리면서 조금 거칠게 다룬다고 해도, 어르신에게 해 드려야 하는 일중에 몇 가지를 빠뜨렸다고 해도, 혹은 폭언을 했다고 해도 어르신들은 대놓고 말을 못하십니다.

 

그 직원의 상사에게라도 말이 전해지면 담당직원이 해코지를 할지도 모르니 말이죠.^^;

어르신들은 그냥 입을 다무시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십니다.

 

그러니 다른 직원보다 조금 더 친절하고, (어르신이 느끼시기에) 당신을 정말 생각 해 준다고 생각하는 직원을 기다리시죠.^^

 

(그렇다고 제가 정말 친절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그저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서 그분들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할뿐이죠.^^)

 

유럽의 요양원이라고 해서, 복지가 훌륭하다고 해서, 고가를 지불하는 요양원이라고 해서 이곳의 어르신들이 훌륭한 서비스나 친절을 받지는 못하십니다.

(사실 서비스나, 친절보다 작은 관심이 필요하시죠.^^)

 

직원들의 항변도 있습니다.

 

스캔들이 난 이 요양원에 대한 나중에 난 기사를 보니 직원 한명이 44명의 어르신을 돌봐야했다고 합니다. 물론 한가한 낮 시간이라고 해도 혼자서 44명의 어르신을 돌보는 건 불가능합니다.

 

오늘 제가 근무했던 1층의 경우, 19명의 어르신을 3명(직원2명, 실습생1명)이 전부 돌봐 드려야 했습니다. 아침에 어르신들을 씻겨드리고, 목욕하시는 어르신 3~4분 목욕시켜드려야 하는데...

 

아침식사가 끝나는 8시경부터 11시 30분까지 모든 어르신들을 씻겨드리고 옷 갈아입혀 드린 후에 점심을 먹게 될 테이블의 정해진 자리에 모셔다 놔야합니다.

보통 한분에 30분 정도가 소요되죠.

 

그래서 오전시간은 정말이지 정신없이 지나가게 되죠.^^

 

우리 요양원은 그렇습니다. 먼저 일을 끝낸 직원이 아직 일을 끝내지 못한 직원들 도와주고,

목욕을 시켜드려야 하는데 오전시간이 너무 빠듯하면 그냥 오후 넉넉한 시간으로 돌려서 해드립니다.

 

시간이 없다고 해서 어르신 씻겨드리는 일을 대충~ 하지는 않습니다. 매일 어르신의 피부를 확인 또 확인해야 혹시 더 나빠질지도 모를 증상들을 막을 수 있으니 말이죠.

 

가끔씩은 억지도 부리시고, 밥 안 먹겠다고 트집도 잡으시지만..

그분들은 힘없고 자식들한테도 의지 못해 버림받듯이 오시게 된 요양원입니다.

 

“불쌍하다”생각하면 한없이 불쌍한 분들이시죠.

 

어르신이 “내 가족” 이라는 생각이 조금 버겁다면.. “내가 지금 이 어르신이라면”이라는 입장만 조금 달리한다면, 어르신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할텐데..

 

나중에 집에 가서 두발 쭉 뻗고 자기 위해서라도 이왕에 하는 일 제대로 하는 것이 좋을 텐데..

 

사람들은 다 내 맘 같지 않은 거 같습니다.^^;

 

기사에 났던 요양보호사들 4명은 “즉각 해고” 됐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요양원에 취직이 불가능하게 완전히 “자격증 박탈”을 해야 했던 것이 아닌가 혼자서 생각 해 봤습니다.

 

한 번의 실수인데 너무 잔인하지 않냐구요?

 

사람의 입에 대변을 넣는 것이, 눈에 알코올을 붇는 것이, 사람의 입에 스프레이를 뿌리는 것이..

 

더군다나 제대로 자기 방어를 못하는 상대에게 해놓고 용서를 빈다고...

그것이 용서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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