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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선물보다 더 반가운 것, 전기방석

by 프라우지니 2017.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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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이 외국에서 살면서 가장 그리운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온돌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녁에 따뜻한 잠자리가 아닌 차가운 침대 속으로 몸을 들이밀 때가 가장 힘들죠.^^;

 

그렇다고 한국서 전기장판이나 매트를 가지고 오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우선 무게도 무게이거니와, 어떻게 구겨서 가방 안에 넣을 수도 없는 크기이니 말이죠.

 

그래서 제가 한국에 간 김에 가져온 물건은 이것입니다.^^

 

 

 

전기방석 3인용짜리입니다.

싱글매트보다는 길이도 짧고, 무게도 가볍고 트렁크 안에 넣어도 별로 무게도 안 나가고!

 

마침 1개 가격에 2개를 살 수 있는 세일 기간이였던지라 얼른 2개를 구입해서 오스트리아에 들어올 때 잘 넣어서 가지고 왔습니다.^^

 

그렇게 한 개만 계속 잘 사용했죠.

 

나머지 한 개는 포장 잘해서 잘 넣어놨었는데..

작년 봄쯤에 시누이랑 이야기하다가 전기방석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시누이는 고딩때 가라테를 시작으로, 가라테 하다가 부상을 당한후로 갈아탄 운동이 검도!

검도를 취미로 하는데 투자하는 시간과 정력은 거의 본업수준입니다.

 

현재는 검도 2단으로 매주 훈련을 가고,

다른 나라에서 있는 국제대회도 팀을 이뤄서 참가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운동을 하는지라 부상도 많아서 어깨 쪽이 아프다고 하길레 내가 가지고 있는 전기방석 이야기를 했습니다. 마침 시누이도 어깨에 찜질하는 제품을 하나 살까? 한다고 하길레 내가 가지고 있는 전기방석을 한 번 써보라고 줬습니다.

 

외국 사람들에게는 전기 매트 같은 것은 조금 생소한 제품인지라, 허리 통증이 있는 시어머니께 드릴까?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냥 생각으로 하고 말았었는데..

 

시누이가 자기가 일단 써본다고 하니 그럼 먼저 써보고,

나중에 엄마한테 권해보자! 로 결론을 봤었죠.

 

 

 

그리고 여름, 가을 지나고 겨울이 오면서 차가운 침대에 들어가기 싫은 계절.

 

몇 년째 잘 써왔던 내 전기방석이 말썽을 부립니다.

왜 그런가 싶어서 뜯어보니 중간에 전선하나가 떨어져있습니다.

 

떨어진 것만 연결하면 될 거 같은데, 남편은 안 해 준다고 하고...

나 또한 어디서 이걸 수리해야하는지 모르고...^^;

 

덕분에 저는 매일 차가운 침대로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봄에 전기방석을 가져간 시누이는 “일단 써본다.”고 했었는데...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됐는데 다시 가져올 기별은 없고.^^;

 

오죽했음 내가 혹시 말실수를 했나? 하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시누이, 이거 나는 하나 있으니 니가 원하면 가져가서 써!”

 

혹시라도 이렇게 말했다면 내가 줘버렸으니 다시는 못 보는 거죠.^^;

 

그렇다고 시누이한테 “내 전기방석 고장 났으니 니꺼 가져와!”할 수도 없고!

말 못하고 끙끙거리니, 남편이 시누이한테" 내가 이야기 해 줄까?“ 합니다.

 

그렇다고 “그래!” 할 수도 없고...^^;

벙어리 냉가슴만 앓았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에 집에 온 시누이가 크리스마스 선물이랑 함께 가져온 것은..

내가 그리도 기다리던 내 전기방석!

 

필요해도 다시 돌려달라고 말 못했던 전기방석!

 

“앗싸~ 이제는 따뜻한 침대로 들어갈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을 할 때쯤 시누이가 “엄마도 한 번 써보라고 드리자!“고 했습니다.

 

하. 지. 만.

지금은 이 제품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것은 나 인 것을..

 

“시누이, 내가 쓰던 거 고장 났는데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면서 전선이 끊어진 제품을 보여주니, 남편과 같은 반응입니다.

전선만 연결하면 되는 것을 왜 합선이 돼서 불이 날꺼라는 염려를 하는 것인지..

 

전선이 끊어진 전기방석은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시 연결하면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거 같아서 말이죠.

 

그리고 시누이가 가져온 전기방석은 크리스마스 선물보다 훨씬 더 반가웠습니다.

내가 준 물건 다시 돌려받는 것이 이리 고맙고, 기쁜 일인지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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