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요양원에 실습을 나가는 시간이 됐습니다.
크리스마스 전부터 간호조무사 시험이 있었던 1월 10일까지는 긴 휴가동안 집에서 열공모드로 있었고, 간호조무사 시험도 잘 봤으니 이제는 다시 출근하는 요양원.
우리 집에서 실습 요양원까지는 자전거로는 10여분. 걸어가면 30분 조금 더 걸립니다.
전차를 타면 4정거장이면 되는데 요금이 쪼매 셉니다.
린츠시내에서는 4 정거장 까지는 1.10유로면 되는데, 우리 집에서 요양원은 린츠 시외로 빠지는지라, 1.10유로가 아닌 2.20유로를 내야하는데..
단 4 정거장에 이 요금을 내기는 조금 아깝습니다.^^;
내가 집에 있던 크리스마스쯤에도 안 오던 눈이 크리스마스가 지나고는 미친듯이 내립니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자전거타고 출근하려면 눈이 오면 안되는디...^^;
저의 거주지 주방 창문에서 보이는 마당 풍경입니다.
요양원 출근 시기가 다가오는데 계속 눈이 내리니 짠순이 마눌이 자전거타고 위험한 눈길을 달릴까봐 남편이 두어 번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전차타고 가, 내가 돈 줄께!”
출근날 아침 밖을 살짝 내다보니 눈 대신에 비가 오는지라 날씨가 풀린 줄 알았습니다.
잠결에 새벽출근을 하는 마눌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남편에게는 날씨가 풀린 거 같다고..
기분 좋게 자전거를 끌고 나오기는 했는데..
온도가 내려가니 비가 내리면서 얼어버린지라 빙판입니다.^^;
자전거를 살살 타고가면서 브레이크를 살짝 아주 살짝 잡았더니만,
자전거가 빙판위에 쭉 미끄러지면서 콰당~
빙판길에서는 절대 자전거 브레이크를 잡지 말라고 했지만..
저는 초보인지라 자전거브레이크 안 잡고 설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행이 집근처였던지라 얼른 자전거를 끌고 집으로 갔습니다.
자전거를 집에 두고서 출근시간이 임박한지라 전차로 출근을 했었죠.
그날 저녁, 마눌은 남편의 궁시렁거림을 들어야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새로운 것을 배울 때 머리로 배우는데, 어떤 사람은 코로 배우고...”
어쩌고저쩌고 등 뒤에서 궁시렁, 궁시렁.
“뭐라고? 어쩌라고?”
“어떤 사람은 머리로 배우는 것을 어떤 사람은 코로 배운다고!”
“코가 깨진 다음에 배운다는 말이지.”
“나 코 안 깨졌는데?”
“다행이지. 차들이 다니는 도로에서 넘어졌어봐. 그럼 사고 났어.”
남편 딴에는 마눌이 걱정되서 하는 말인데, 말은 항상 삐딱하게 합니다.
마눌또한 푼돈 아끼려다 큰 코 다칠 뻔했으니 다음번에는 고분고분하게 들어야겠습니다.
자전거로 넘어지고 한 이틀 동안 한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쪼매 아팠습니다.
넘어지면서 평소에 안 쓰던 근육들이 놀랐던 모양입니다.
다행이 살짝 넘어져서 별로 큰 피해는 없었지만,
속도 있게 달리다가 넘어졌다면 피해가 컸지 싶습니다.
앞으로는 푼돈 때문에 사고를 유발하는 일은 안 하기로 했습니다.
다시는 남편이 “코로 배우는..”운운하지 않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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