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

아들과 며느리의 입장차이

by 프라우지니 2016. 10. 10.
반응형

 

부지런하신 시아버지가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마당에 이런저런 야채를 심으시는 덕에,

이때는 마당에서 나오는 야채로 충분히 식탁이 차려질 정도입니다.

 

 

 

상추도 여러 종류로 심으시는데, 이른 여름에 먹는 종류를 먼저 심으셔서 추수를 하신 후에,

다시 가을, 겨울에 먹는 상추를 심으시고,

시시때때로 작은 빨간 무(래디션)도 심으셔서 자급자족하십니다.

 

이른 봄에 심으셨던 상추도 제때에 따먹지 않았더니만 이렇게 대궁만 계속 올라가서 상추꽃까지 피는 상태가 되었죠.

 

저는 잎만 떼어서 먹어도 되겠다 싶었는데..

부지런하신 시아버지가 다 뽑아버리시는 바람에 저에게 잔소리를 들으셨습니다.

 

“아빠, 여기 있는 상추는 왜 다 뽑아버리셨어요?

잎만 따서 먹어도 한동안 먹을 수 있었는디..”

“잎이 세서 못 먹어.”

 

밭주인인 아빠가 그렇게 말씀하시니 할 말이 없는 거죠.^^;

 

그냥 열심히 따다가 상추쌈이나 많이 먹을걸..

하는 뒤늦은 후회를 했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왔던 오이씨는 거의 10년이 다 되가니 이제는 약간 돌연변이가 된 상태입니다.

 

한국에서 가져왔던 오이씨는 길이 30cm정도의 날씬한 그런 크기였는데..

지금은 길이는 10cm에 굵기는 내 손목 굵기로 정말로 짜리몽땅 난장이입니다.^^;

 


 

 


토마토도 종류와 크기, 색도 다양하게 심으십니다.

 

그래서 토마토가 나는 철에는 너무 익어서 버려야하는 것들도 많이 생깁니다.

제때 따지 못해서 말이죠.

 

시아버지가 마당에 심어서 넘쳐나는 야채들도 다 때가 되어야 넘쳐나는 것이고..

 

 

 

토마토가 하나씩 익어갈 때는 시부모님이 드시게 그냥 두어야 하는데,

남편인 토마토가 익기시작하면 벌써 추수를 시작합니다.

 

마눌이 슈퍼에서 사온 토마토를 발견한 남편이 딴지를 걸어 왔습니다.

 

“마당에도 토마토가 있는데 이건 왜 사온거야?”

“마당에서 나는 건 일단 시부모님이 드시고 우리는 많이 익으면 그때는 따 먹으면 되잖아.”

 

토마토가 익기 시작하기는 했지만, 시부모님이 드실 정도인지라 우리가 먹을 것은 슈퍼에서 사왔더니만. 마눌이 사다놓은 토마토를 냉장고에서 찾은 남편이 또 장난을 치십니다.

 

 

 

내가 사다놓은 토마토를 잘 보이는 곳에 두고는..

빠른 시일에 빨리 먹어치우지 않으면 토마토 1kg의 값인 1.50유로를 저보고 내라고 합니다.^^;

 

마당에도 토마토가 있는데 슈퍼에서 사온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입니다.

 

일단 부모님이 충분히 드신 다음에 우리가 따서 먹는 것이 옳다고 하는 마눌의 주장에 남편이 태끌거는 한마디.

 

“부모님한테 물어봤어?”

“이 사람아~ 물어보면 부모님이 따먹으라고 하시지.

하지만 아빠가 가꾸신 토마토인데 일단 부모님이 충분히 드시고 우리는 남는 걸 먹어야지.”

 

저는 두 분이 시시때때로 주시는 야채만 받습니다.

 

“알아서 따 가라”고 하시지만, 따서 안 되는 것들도 있어서 말이죠.

 

내년에 다시 심으실 잘생긴 야채들의 씨를 받으시는데, 제가 아무거나 따다가 시아버지가 씨로 점찍어놓은 것들을 딸 수도 있는지라, 이런 실수를 안 하기 위해서 말이죠.^^

 

이것이 어쩌면 아들과 며느리의 입장차이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들은 부모님이 가꾸신 것은 아무거나 갖다 먹으라고 하니 그냥 갖다먹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며느리는 갖다 먹으라고 하셔도 일단 두 분이 드실 것이 넉넉한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죠.

 

아닌가요?  아들과 며느리라기보다는 서로 알아듣는 귀가 달라서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기고 합니다.

 

“뭐래?” 하시는 분들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577

외국인들의 말귀

 

다시 생각 해 보니 상대방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다기 보다는..

사람에 대한 배려 같기도 한 거 같습니다.

 

아무리 “따다가 먹으라” 고 해도 야채를 심은 사람이 일단 넉넉하게 먹을 만큼의 수량이 나온 뒤에 따 먹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요~ 예의인거 같아서 말이죠.

 

마당에서 나는 유기농 야채가 몸에 좋다는 이유로..

슈퍼에서 안 사니 돈도 절약된다는 이유로..

 

시부모님이 정성으로 심어놓은걸 야금야금 따다 먹기보다는.. 정말로 야채가 넉넉할 때까지 우리는 슈퍼에서 사다 먹으면서 기다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이 틀린 것인지도..

하지만 전 제 생각을 바꿀 마음은 없습니다.

 

눌러주신 공감이 저를 춤추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