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나는 할 말도 못하는 실습생,

by 프라우지니 2016. 9. 30.
반응형

 

학교가 방학 중인 2달 동안 저도 방학 이였음 좋겠지만...

저는 그 기간 동안 실습요양원에 일하러 가야하는 풀타임 정규직원이였습니다.

 

이때는 직원들의 평가를 받는 기간은 아니지만, 제 직업교육이 끝나는 날까지 내 뒤에 달려있는 “실습생”이란 딱지가 있으니 직원들은 제가 혹시나 실수 하는 것을 뒷담화로 하시겠죠.^^

 

그리고 모든 직원들이 다 저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전 직업교육이 끝난 후에 제 실습요양원에서 근무할 계획이 없으므로..

 

날 싫어하는 티를 내는 인간이나, 나보다 더 칠칠맞게(추접하게) 일하면서도 실습생인 나의 근무태도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도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말하죠.

 

“너나 자알~ 하세요!”

 

알고 보면 정말 짤려야 하는 직원들이 수두룩하거든요.^^

짤려야 할 직원이 궁금하신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조금 한가해진 오후 시간에 직원 몇몇이 어르신들을 모시고 정원에 나가 앉아있었습니다.

 

“맛보기 실습”을 온 이란아낙도 다른 직원들과 함께 어르신들 사이에 함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옆에 앉으신 어르신의 볼을 양쪽으로 쭉~잡아당깁니다.

그 어르신이 귀엽게 생기시긴 하셨지만, 낼 모래 90 이신 어르신인디...

 

옆에 앉은 내가 놀란지라 얼른 그녀를 말렸습니다.

 

“아니, 왜 어르신 볼을 그렇게 당겨요. 절대 그러면 안 돼요.”

“이 어르신, 어제 제가 보살펴들었었거든요. 그래서..”

“전 그 어르신 1년 반째 보살펴드리지만 그러지 않아요.”

“귀엽게 생겼잖아요.”

“어르신이 소리도 귀엽게 지르시고, 얼굴도 작아서 귀엽지만 그렇다고 3살 아이 다루듯이 그렇게 하면 안 되죠.”

“아..네~”

“그리고 혹시나 직업교육을 시작하게 되면 이 요양원을 슈탐하임(실습요양원)으로 하게 될텐데.. 지금부터 조심 해 놓는 것이 좋지요.

 

그리고 다른 직원들은 이미 이곳에 오래 근무해서 어르신들을 “Du(너)“로 칭 하지만, 실습생들은 모든 어르신들을 ”Du (너)“가 아닌”Sie (당신)“으로 칭하세요.”

 

뭐 이런 정도의 아주 짧은 정보만 줬습니다.

 

실습생들은 기존의 직원들과 함께 근무를 하고, 그녀 또한 그날 같이 근무하는 직원이 있었지만, 그녀와 멀리 떨어져 앉은지라 그녀의 행동을 못 봤고, 제가 본지라 주의를 줬었는데...

 

저 또한 요양원 근무가 1년 반이고, 앞으로 6개월이면 직업교육이 끝나는 상황이지만,

아직은 실습생인지라 제가 그녀에게 한 행동이 옳은지는 사실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근무를 가장 많이 한 A에게 물어봤습니다.

A는 내가 마음 편히 일하고, 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원 중에 한명이거든요.

 

“맛보기 실습 온 이란아낙이 ”M부인 볼따구를 마구 당겨서“ 내가 그러지 말라고 주의를 줬는데..생각 해 보니 나도 실습생이라.. 내가 한 행동이 괜찮은지 모르겠어?“

 

질문이야 이렇게 했지만, 나또한 이곳에서 근무한 세월이 있고, 거주하시는 모든 어르신들을 다 아는지라 당연히 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A의 대답은 달랐습니다.

 

“네가 실습생이라... 다른 실습생한테 주의를 주는 것보다는 그 실습생을 관리하는 직원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좋을 뻔 했어.”

“그렇게 따지면 난 실습생인데, 기존의 직원한테 ”네가 관리하는 실습생이 이런 행동을 했으니 주의를 줘!“ 하는 것도 조금 웃기잖아.”

“그렇긴 하지.”

“그럼 잘못된 행동을 봐도 말을 하지 말아야 할까?”
“아무래도 네가 실습생이니 말을 안하는 것이 더 좋을 거 같기는 해.”

“뭐시여? 그럼 뭘 봐도 내가 실습생이니 일을 다무는 것이 최선이라는 이야기여?”

“....”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성격이 일본인 같은지라,

앞에서는 싫은 소리 안하고 뒤에서 뒷담화로 다 풀어 제치는 성격이지만..

 

그렇다고 몰라서 하는 행동들을 그저 입 다물고 보고 있으라는 이야기인지..

 

나는 직원도 못되는 실습생이지만, 내가 모시는 어르신을 단 며칠 일하러 온 (맛보기) 실습생이 어린아이 다루듯이 하는 행동은 참기가 어렵습니다.

 

내가 실습생이라는 이유로 내가 모시는 어르신들이 어떤 대우를 받아도 그냥 보고 있으라는 건 조금 아닌 거 같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같은 행동을 봐도 A가 말하는 것처럼 입을 다물지는.

 

앞으로도 남(직원들)이 나에게 뭐라고 해도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건 말을 할 예정입니다.

몰라서 하는 행동은 처음 그 행동을 했을 때 누군가 바로 지적을 해 줘야 하는 거죠.

 

그리고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들이 아무리 제 정신도 아니시고, 대화조차 안 통하는 분들이라고 해도, 3살 아이 취급 받을만한 분들은 절대 아니십니다.

 

그분들이 살아오신 그 세월만으로도 존경받아 마땅한 분들이니 말이죠.

 

 

눌러주신 공감이 저를 춤추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