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의 MT는 비엔나로 간다고 정해졌는데, 전에 비엔나에 갈 때 기차표를 9유로 주고 샀던 것이 있었고, MT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비엔나행 기차표 가격을 인터넷으로 학인 했던 터라 우리 반 총무에게 알려줬습니다.
“총무, OEBB 외베베 에는 비엔나행 기차표가 9유로인데...”
“아~ 거기 표는 매 기차에 한정된 수량만 있어서 우리 반 전원이 다 함께 갈수는 없어.”
“그래? 그럼 시간대를 나눠서 출발하는 방법도 있잖아.”
총무가 더 저렴하다는 그 날 (6월 2일) 비엔나행 기차표 가격은 14,90유로입니다.
“Westbahn 베스트반” 은 예약 필요 없이 아무 때나 시간에 맞춰서 기차역에 나가면 탈 수 있는지라, 우리 반 사람들은 그걸 타고 비엔나에 간다고 합니다.
아니, 9유로면 갈수 있는 비엔나를 6유로나 더 주고 가는 건 낭비인디..
같이 가려고 6유로씩이나 더 낸다? 그건 조금 아닌 거 같습니다.
더군다나 풀타임으로 공부만 하는 사람들에게는 비엔나 MT 경비(왕복 차비, 숙박비, 박물관 등등 기본적으로 100유로에 식비(먹고 마시는)는 별도= 대충 200유로 선을 생각)도 만만치 않는데,
6유로는 작지 않는 금액이구먼..
참 이해가 안가는 방식입니다.
저는 6유로 아끼는 차원에서 인터넷으로 9유로짜리 기차표를 예약했습니다.
우리 반 사람이랑 같이 간다고 해도 그렇게 친한 사람도 없으니 붙어 앉아서 이야기할 상대도 없고, 경비도 아끼는 차원에서 말이죠.
첫날 행사(?)는 오후 3시에 피임&임신 중절 박물관 방문이라니..
그때까지 혼자서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사려고 했던 물건들도 사고, 먹고 싶었던 것들도 먹고!
혹시나 저렴한 기차표로 비엔나에 갈 사람이 있을까 싶어서 우리 반 전원이 쓰는 왓츠앱에 내가 산 기차표 가격을 올리고, 예약할 사람은 알아서 예약하고 기차표를 사라는 친절한 안내를 날렸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저처럼 9유로짜리 티켓을 알아보지는 않더라구요.
아마도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특성상 단체에서 튀는 행동은 피하나 봅니다.
인도 아낙은 열심히 저에게 문자를 보내 왔더랬습니다.
“왜 더 저렴한 티켓이 있는데 6유로나 더 주고 그걸 사야하는지 모르겠어.”
하지만 그녀도 뒤에서 불평만 했을 뿐,
결국은 6유로 더 주고 우리 반 사람들이랑 같은 기차를 탔습니다.
불평을 했음 그냥 저렴한 티켓을 사던가, 아님 불평을 하지 말지,
불평을 해 놓고는 할 용기는 없어서 따라 가는 건 참 이해가 안 되는 행동입니다.
6월 2일 아침, 오전 7시 30분 전 혼자 비엔나행 기차를 탔습니다.
우리 반 사람들은 아침 9시 기차를 타고 비엔나에 온다고 했지만, 그 사람들이 언제 오는 건 중요한 것이 아니죠. 우리는 오후 3시에 박물관에서 만나면 될 뿐이니..
전 인도아낙처럼 우리 반 사람들의 눈치나 보면서 마음에 안 드는데 앞에서는 맞추고 뒤에서는 뒷담화 하는 성격이 아닌지라, 함께 해야 하는 곳과 장소에만 합석하는 선에서 이번 MT를 갑니다.
(전 마음에 안 들면 그냥 대놓고 이야기합니다. 뒤에서 이야기 하는 건 비겁한 거죠.)
12명이 모여서 이동하는 건 좋은데, 그 중에 매너 없는 행동을 해서 다른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함께 모여서 인생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이야기를 듣는 건 내 시간을 버리는 것이라 싫고, 목소리 큰 인간이 그룹을 좌지우지하는 결정을 하는 것도 싫고!!
저는 이래저래 혼자가 편합니다.
일단은 날 무시하는 사람도 없고.^^
가고 싶을 때 가고, 가고 싶을 데 가고, 먹고 싶은 거 먹고!
저는 널찍한 기차 안에서 좌석을 골라 앉는 재미를 만끽했습니다.
사실 ‘Oebb외베베’가 오스트리아 대표 기차입니다.
외베베의 가격이 비싸서 “Westbahn 베스트반”이 저렴한 가격으로 등장한 회사거든요.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베스트반’으로 몰리니, 외베베가 저렴한 상품들을 많이 내놓는데,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인지.. 일단 기차에 빈자리는 많아서 저는 좋습니다.^^
저는 이렇게 비엔나에 갔습니다.
혼자서 널찍한 기차 안에서 폼 잡으면서 말이죠.
계획도 자기네 맘대로, 가는 방법도 자기네 맘대로 정했지만,
전 그 안에서 제 방식을 찾았습니다.
꼭 함께 해야 하는 자리라면 함께 하겠지만,
그렇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저만의 시간을 즐길 예정입니다.
눌러주신 공감이 저를 춤추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오스트리아 >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타까운 자동탈락 (6) | 2016.11.06 |
---|---|
갑자기 연기된 시험 (12) | 2016.10.24 |
나는 할 말도 못하는 실습생, (12) | 2016.09.30 |
절대 쉽지 않는 직업교육, 요양보호사 (4) | 2016.09.29 |
신나는 마지막 학기, 카리타스 요양보호사 학교 (6) | 2016.09.08 |
니네 맘대로 정하는 MT, 비엔나 (4) | 2016.08.30 |
우리학교 축제날, 카리타스 축제, (4) | 2016.08.29 |
선생님의 비밀격려 (7) | 2016.08.26 |
기분 나쁜 대우, 알리스 (8) | 2016.08.19 |
존경하고픈 카리타스 직업학교 선생님 (10) | 2016.07.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