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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니네 맘대로 정하는 MT, 비엔나

by 프라우지니 2016.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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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우리 반 사람들과 1년 반이나 함께 지내고 있지만..

참 친하게 지내고 싶어도 싶지 않는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뭐든지 사람의 의견을 듣는 둥 마는 둥 자기들 마음대로 결정을 하죠.

 

이번에 우리 반 MT장소를 정하는 것도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봐야했건만..

우리 반 반장(30대 초반 오스트리아 아낙)과 총무(20대 초반의 오스트리아 총각)는 “비엔나”로 가기로 했다고 우리에게 통보합니다.

 

“그런게 어디 있어? 의견을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베? 다른 반은 보니 ”프라하“로 갔던데..

비엔나는 너무 식상하지 않남? 다들 한두 번은 기본적으로 가본 곳일 텐데..“

“프라하는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체코는 여기보다 물가도 싸잖아.

기차 왕복가격이 조금 나오겠지만, 다른 것은 다 쌀 거 같은데..”

“경비도 생각하고 시간도 고려해서 가까운 비엔나로 가기로 했어.”

“비엔나에 가면 뭘 할 건데?”

“첫날은 XX 박물관 갔다가 저녁에는 Prater 프라터(비엔나 한복판에 있는 놀이공원) 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 먹으러, 둘째 날은 맥주회사 견학 ”

 

 

 

 

도대체 무슨 박물관이냐고 묻는 나에게 우리 반 총무가 보내준 박물관 웹사이트.

 

피임, 임신중절 박물관

 

“띠융~ 왠 피임(임신중절) 박물관에 왠 맥주회사.

난 더 이상 피임도 필요 없고, 술도 안 마시는데..”

 

우리 반 사람들이랑 뭉쳐 다니는 것도 싫고, 간다는 곳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하나둘 “난 안가!”로 나서고, 저 또한 “나도 안 가!”로 대답을 하니 13명중에 반이나 빠진 상태입니다.

 

이렇게 되면 비엔나 MT가 무산됩니다.

 

“그냥 이틀 동안 린츠를 구경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곳에 산다고 해서 구석구석을 아는 것도 아니고.. 도나우 강에 유람선을 타는 것도 좋고, 린츠에도 박물관 많잖아.”

 

내 말에는 아무도 댓구를 하지 않습니다.

발음이 어색하다고 안 들리는 척 하는 것인지..^^;

 

나마져 안간다고 하니 괜히 선생님은 발끈하셔서 한마디 하셨습니다.

 

“이날 비엔나에 안 가는 사람은 슈탐하임(실습요양원)에 일하러 가세요.

학교를 안 오면 일을 해야죠!”

 

말도 아주 매몰차게 왜 하필 날 쳐다보면 하시는 것인지..

난 갈 수 있는데, 안 간다고 해서 그러시는 것인지...^^;

 

그렇다고 요양원에 풀타임으로 이틀 동안 일하기는 싫은디...^^;

가기 싫지만 가야하는 상황입니다. 남들 노는데 일하러 가기는 싫거든요.^^;

 

안 간다고 했던 우리 반 사람들의 이유도 다양했었습니다.

 

풀타임으로 공부만 하는 20대 초반의 오스트리아 아가씨들 둘은 경비를 이유로 못 간다고 하니..

학교 측에서 여행경비의 어느 정도를 부담 해 주겠다는 선에서 해결이 됐고!

 

저 같이 그냥 “가기 싫어서 안 간다“ 고 했던 사람들도 ”일 하느니 가지“로 합류!

크로아티아 아낙은 초지일관 “안 가”

 

보스니아 아가씨는 처음에는 입 다물고 가만히 있더니만 막판에 “돈이 없어서 안 간다” 고 살짝 빠졌습니다. 어차피 그냥 병원실습도 빨리 끝내야 하니 그냥 이틀 동안 일을 하겠다고 말이죠.

 

우리 반 사람들이 병원실습을 하는 기간은 제각각인지라 전 이미 오래전에 끝난 병원실습인데,

지금 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9월에 끝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일단 비엔나에 함께 가기로 했는데, 저는 온통 못마땅한 거 투성이였습니다.

 

왜 많고 많은 박물관 중에 “피임과 임신중절 박물관”인 것이고..(입장료 12유로)

(우리 반의 젊은이들에게는 흥미 있는 곳이겠지만, 저 같은 중년 아낙들에게는 관심 밖인 곳이죠.)

 

 

 

 

Ottakringer 오타크링거 맥주가 비엔나를 대표하는 맥주인건 알겠는데..

왜 맥주회사는 견학을 하겠다는 것인지..(견학비 9유로)

(우리 반의 젊은이들은 맥주를 잘 마시니 가볼만한 곳이겠지만..나는 술도 안 마시는데..)

 

모든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고 다수결 원칙에 따랐으면 좋았으련만..

사람들의 의견 같은 건 왕 무시하고 반장과 총무가 머리를 맞대고 자기네 입맛대로 골랐습니다.

 

비엔나로 정한 것도, 거기서 가고자 하는 곳도 자기네(우리 반 임원) 맘대로 정한 거죠.

 

우리 반 사람들은 단체로 기차를 타고 간다는데, 저는 있다면 저렴한 차표를 사서 갈 것이고..

첫날 저녁 백패커에서 잔다는데, 저는 비엔나에 살고 있는 시누이집에서 머물 것이고..

 

뭐 이렇게 대충 이렇게 우리 반 사람들이랑 일단 비엔나를 갑니다.

 

사람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들어보고 다수결을 따랐더라면 좋았을 것을..

왜 우리 반 사람들은 외국인이라고 이리 무시를 해대는 것인지...

참 아쉬운 것이 많은 비엔나 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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